카카오뱅크, 주가 반등 위한 플랫폼 청사진 시급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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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주가 반등 위한 플랫폼 청사진 시급 [주간필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10.15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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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자사주 매입, 미봉책에 불과
플랫폼 차별화 등 성장 동력 필요
11월2일 IR서 청사진 보여주기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카카오뱅크 주가가 1년2개월여만에 80% 이상 빠진 가운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다 장기적인 플랫폼 청사진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시사오늘(그래픽: 김유종 기자)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윤호영 대표이사가 머리를 숙이고,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주주 신뢰 회복과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장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가는 13일 종가 1만655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19일 종가 9만2000원과 비교하면 82% 가까이 주가가 빠진 것이다. 한 때 금융대장주로 불리던 카카오뱅크의 위기이자, 주주와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윤 대표는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자사주 매입과 함께 우리사주 매입 직원들을 위한 대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주가반등은커녕 추가하락을 막지도 못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카카오뱅크 주가가 전일 종가 대비 무려 9.38% 빠지며 2만 원 선마저 무너지자, 윤호영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카카오뱅크 임원들의 자자수 매입 사실이 11일 공시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 12명은 6일과 7일 총 5만685주를 매입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가 부양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대표의 메시지와 자사주 매입 사실이 반영된 11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오히려 전일 종가 대비 3% 하락한 1만7800원을 기록했다. 이어 주가는 12일 0.28%, 13일 6.75% 추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연일 경신했다.

카카오뱅크의 소통강화·책임경영 노력이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는 방증이다. 획기적이지 못한 ‘뱅크’ 사업, 성장이 정체된 ‘플랫폼’ 사업 등 미래를 위한 혁신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윤호영 대표가 카카오뱅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메시지를 보고있자면, 카카오뱅크의 비전은 밝혔지만, 여전히 뱅킹(은행업)에 치중돼 있는 듯한 모습이다.

윤 대표는 “지난 9월 말 카카오뱅크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본인 확인기관으로 지정돼 인증서비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그리고 10월 말에는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가 출시된다”며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지금까지의 리테일 뱅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800만 명의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업 뱅킹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이 기대하는 건, 기존 은행업과 차별화된 사업과 서비스, 즉 플랫폼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전이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앞서 지난 8월 발표된 카카오뱅크 2분기 실적과 관련해 플랫폼 수익을 비롯한 비이자수익 성장이 정체돼 시장 기대치에 못미쳤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초 카카오뱅크 IPO 당시 고평가 논란이 있을 때 당시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주보다 높은 성장 가능성이 있고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에 주목했다. 그러나 가장 최근 실적인 올 2분기의 경우 플랫폼 수익은 1분기 대비 14.9% 감소한 216억 원에 그쳤다. 비이자수익은 54억 원 적자(수수료 비용 포함)를 봤다. 이에 일부 증권사에서는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을 표방하지만, 본질은 은행입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익의 대부분은 이자이익에서 창출되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은 미미한 상황입니다. 향후 공격적인 성공 가정을 감안해도 상장은행 규모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장외시장에서 거론되는 카카오뱅크 주당가격은 8만2000원으로, 어이없는 수준입니다. 주당 목표가액은 2만4000원을 제시합니다”

-BNK투자증권 김신 연구원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 2021년 7월26일 보고서 일부 발췌-

카카오뱅크 IPO 당시 BNK투자증권 김신 연구원이 낸 보고서가 1년2개월 여가 흐른 최근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투자자들로부터 너무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본 보고서가 아니냐는 항의도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카카오뱅크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말해주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플랫폼을 표방한 만큼, 플랫폼 활성화 및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뱅크가 대책으로 내놓은 자사주 매입과 직원 대상 대출 지원은 너무나도 근시안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주가하락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이라기 보다는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윤호형 대표는 주주와 직원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카카오뱅크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할 때이다. 오는 11월2일 예정된 3분기 실적발표회가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청사진을 투자자들과 공유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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