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한·아시아나항공 통합 발표 후 항공사 예금 급증 [국정감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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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대한·아시아나항공 통합 발표 후 항공사 예금 급증 [국정감사 2022]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10.14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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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산은에 4조 예치
박재호 의원 “산은, 슈퍼갑 위치…법망 피한 꺾기 영업 안 돼”
산은 관계자 “구속성 예금 아냐…각 항공사 내부적 의사결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항공사 4곳이 산은에 예치한 예금규모 분기별 현황. ⓒ박재호 의원실

산업은행이 항공사들로부터 4조원 대의 예금을 유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꺾기 영업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방침 발표 이후 특수관계자이자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갑’의 위치에 있는 산업은행에 항공사의 예금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은행업에서 꺾기 영업이란, 대출을 미끼로 예금을 유치하는 행위를 말한다. 금융감독당국은 꺾기 영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1조9671억원, 아시아나항공 1조9163억원, 에어부산 71억원, 에어서울 101억원 등 4조원 이상의 예금이 산업은행에 예치됐다.

이들 항공사의 산은 예금액은 2020년 11월 정부가 산은을 통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방침을 발표한 이후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0년 2분기 3309억원이던 대한항공의 산은 예금은 2021년 1분기 1조7494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2020년 3분기 3924억원이던 예금이 2021년 1분기에 1조 1303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통합 방침이 발표되기 전까지 산은에 예금이 없었으나 통합 움직임이 본격화된 2021년 3분기부터 퇴직연금 등을 산은에 예치했다. 

산은의 경우 가장 많은 예금을 유치한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사외이사 추천권도 갖고 있다.

박재호 의원은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산은이 ‘슈퍼갑’의 입장에서 어려운 기업을 대상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꺾기’ 영업행태를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경기침체와 자금압박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산은 관계자는 “해당 건들은 구속성 예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 항공사의 내부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여유자금 운영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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