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마지막 세단 ‘말리부’의 아쉬운 퇴장…그리고 새로운 시작 [옛날신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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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마지막 세단 ‘말리부’의 아쉬운 퇴장…그리고 새로운 시작 [옛날신문보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10.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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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11년 역사 속 철수설 힘겨운 시간까지…SUV 신차 ‘집중과 선택’ 재기 다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2016년 출시된 올 뉴 말리부의 모습. ⓒ 한국지엠
2016년 출시된 올 뉴 말리부의 모습. ⓒ 한국지엠

한국지엠의 마지막 세단 모델인 말리부가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토스카 후속 모델로 2011년 국내에 선보여진지 11년 만이다. 아쉬운 이별 속 말리부가 국내 자동차 시장과 한국지엠 브랜드에 남긴 족적을 되짚어봤다.

 

북미 주력 모델 국내서 생산·판매키로…8세대 모델 국내 첫 발


국내 중형차 시장이 가열되고 있다.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 르노삼성 SM5로 삼분된 시장에 한국GM의 야심작인 쉐보레 말리부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중략) 한국GM은 말리부의 국내 시장 안착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1964년 데뷔해서 지금까지 세계에서 850만대 이상 팔린 저력이 바탕이다. 

2011년 10월 11일자 〈경인일보〉 중형세단 시장 4파전 시대 오나

말리부는 2011년 10월 사전예약 돌입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냈다. 토스카를 단종하는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말리부 8세대 모델을 국내 부평공장에서 생산·판매하게 된 것으로, 국내 일감 확보와 생산역량 입증 측면에서 그 의미를 더했다. 이는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히는 중형 세단 시장에 진입해 회사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기회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중형 세단 말리부는 한국지엠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였지만 기대와 달리 2011년 11월 1554대에서 12월에는 1333대로 감소했으며, 비수기와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지엠은 1월에 말리부를 957대를 판매하여 신차 출시 후 3개월 만에 1000대 미만으로 하락,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했으며, 경쟁 모델인 현대·기아차 쏘나타와 K5, 르노삼성의 SM5 판매에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2012년 2월 2일자 〈조선비즈〉 한국GM 말리부, 중형차 시장에서 신차 효과 못봐

다만 기대가 지나치게 컸던 탓일까. 말리부는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이어갔고, 한창 신차효과를 누려야 할 3개월 차엔 월 판매량이 1000대 밑으로 떨어지기까지 했다. 그나마 회사 전체적으론 내수 점유율을 2011년 연간 9.6%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며, 내수 최대 실적(14만705대)을 쓰기까지 해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었다.

중형 세단 시장내 ‘말리부 디젤’바람이 거세다. 독일산 2.0ℓ엔진을 갖춘 덕에 세단으로 눈을 돌린 수요층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마크 코모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은 19일 열린 말리부 디젤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말리부디젤의 초기 반응이 아주 좋다”면서 “3월 한달 동안 연간 판매 목표치에 해당하는 물량을 모두 소화하는 사전계약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2014년 3월 19일자 〈스포츠경향〉 ‘말리부 디젤’ 바람 거세다…“보름 만에 연간 판매 목표치 달성”

연 1만 대가 조금 넘는 판매량을 이어가던 말리부는 2014년 디젤 모델 투입을 발판삼아 판매량을 2만 대에 근접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말리부는 당해 12월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새롭게 쓰기도 했다. 국내 출시 이후 3년 만에 월 판매량이 2480대 수준까지 오르는 등 인기가 본격화됐다. 이에 힘입어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량도 2013년 연간 15만 대를 처음 넘어선 데 이어, 1년 만인 2014년엔 15만4381대를 기록하는 등 최고치를 경신했다. 

 

짧았던 전성기와 이어진 부진…한국지엠 내수 등락과 궤 같이 해


한국GM이 쉐보레 신형 말리부 출시로 국내 중형 세단 시장을 평정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중략) 스튜어트 노리스 한국GM 디자인센터 전무는 "말리부의 전장은 그랜저보다 길고, 차체는 낮고 날렵하게 구현됐다"며 "과감하고 독특한 라인, 첨단기술이 접목된 디자인이 한국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략) 한국GM은 르노삼성 SM6를 비롯해 현대차 쏘나타, 기아차 K5 등 3개 차종을 경쟁 모델로 뽑으면서도 구체적인 목표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2310만 원부터 시작하는 공격적인 가격대에 경쟁력을 자신했다.

2016년 4월 27일자 〈머니투데이〉 '그랜저보다 긴 신형 말리부'.."쏘나타·K5·SM6 넘을 것"

말리부의 진짜 전성기는 2016년 찾아왔다. 9세대 모델 출시를 통한 상품성 제고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 투입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신차효과 특수를 누리며 당해에만 3만6658대를 팔아치웠다. 말리부의 역사는 한국지엠의 역사기도 했다. 한국지엠 역시 연간 18만275대의 최다 판매고를 올리며 쾌재를 불렀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린 제임스 김 전 한국지엠 사장을 향한 불신의 눈초리도 취임한 지 1년도 안 돼 한 방에 역전됐다.

한국지엠이 2일 발표한 2018년 연간 판매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쉐보레 차량은 9만3317대다. 2017년 13만2377대에 비해 29.5% 떨어진 실적으로, 2002년 법인이 세워진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실적 10만대를 넘지 못했다. 경차 브랜드 스파크는 3만9868대가 팔려 전년보다 15.6% 적었다. 2017년 3만3325대였던 중형 승용차 말리부는 1만7052대가 팔려 반토막이 났다. 레저차량 트랙스도 1만6549대에서 1만2787대로 22.7% 줄었다.

2019년 1월 3일자 〈인천일보〉 한국지엠 10만대도 못 판 건 처음

이듬해인 2017년(연간 판매량 3만3325대)까지 이어졌던 말리부 신차효과는 2018년 들어 급격히 식었다. 직전년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철수설 이슈 때문이다. 2018년 2월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뒤숭숭한 시간을 보내는 과정에서 전 차종의 판매량이 반토막 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이때 말리부 아래 차급인 크루즈가 단종을 맞는다. 말리부도 당해 판매량이 1만7052대 수준으로까지 떨어지며 위기감을 노출했다. 같은 해 11월 말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투입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불안한 경영 행보로 말미암아 빛을 보지 못했다. 당해 한국지엠의 내수 실적도 9만3317대까지 떨어지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쉐보레 경차 스파크는 오는 8월 내 단종을 맞이할 예정이다. 스파크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의 차세대 CUV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도 단종을 앞두고 있다. 두 제품은 인천 부평 2공장이 생산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 공장은 오는 11월 폐쇄 예정이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 1공장은 수출 호재로 유지한다.

2022년 7월 12일자 〈오토타임즈〉 한국지엠, 스파크·트랙스·말리부 단종 수순

더 뉴 말리부를 소개하고 있는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모습. ⓒ 한국지엠
2018년 11월 말리부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말리부'를 소개하고 있는 카허카젬 전 한국지엠 사장의 모습. ⓒ 한국지엠

급기야 말리부는 2020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1만 대 밑(6548대)으로 떨어졌다. 소비 수요가 세단에서 대부분 SUV로 넘어기면서, 시장 상황 자체가 녹록지 않았다. 같은해 한국지엠 준대형 세단 임팔라가 단종되면서, 졸지에 플래그십 세단 자리에 올랐다. 한국지엠에선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SUV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연간 2만887대 판매)가 부상했지만, 하락세의 내수 실적을 메꾸긴 역부족이었다. 말리부는 결국 2021년 연간 판매량이 3107대에 그칠 정도로 존재감을 잃었고, 힘을 잃은 세단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놓게 되기에 이른다. 올해는 9월까지 단 1284대를 팔았고, 11월 부평 2공장이 문을 닫으며 단종을 맞게 됐다.

업계는 한국지엠이 수출 물량 확대 전략에 집중해 온 만큼,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은 모델들을 과감히 포기하고 차세대 모델 육성에 집중하는 '집중과 선택'에 본격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8년 연속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기존 인기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내년 출시될 차세대 CUV 중심의 '투톱 라인' 형성에 더욱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세단 선택 폭이 크게 줄어드는 점은 아쉽지만, 메이커 입장에선 수요가 몰리는, 친환경차 전환에 용이한 SUV 차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물량이 큰 신차가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면 국내 일감이 증가하는 등 자동차 시장에 더 유의미한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 한국지엠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 한국지엠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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