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發 브랜드 신뢰 하락 리스크…자본확충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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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發 브랜드 신뢰 하락 리스크…자본확충 ‘빨간불’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10.19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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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상증자 1600억→1000억 그쳐
내부에선 임원 대규모 교체…외부 수혈
4월부터 5개월 사이 임원 12명 그만둬
조직 안정화·고객 신뢰 회복 대책 시급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카카오페이증권 CI.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이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일부 서비스에서 발생한 장애를 정상화 시켰지만, 고객 신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19일 정치권, 증권가 등에 따르면 카카오 먹통 사태는 카카오는 물론 카카오 브랜드 전반에 걸쳐 금융서비스 신뢰 저하를 우려할 정도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앞서 단행한 유상증자에서 수십만주의 실권주가 발생한 가운데, 브랜드 신뢰 저하라는 악재까지 만나면서 향후 자본 확충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의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9월27일 보통주 187만여주, 금액으로는 1578억여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지만 카카오페이만 참여하면서 68만여주의 실권주가 발생, 자본 100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는 모회사인 카카오페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유상증자 참여 공시 다음날인 9월28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실권주 발생 공시(10월6일) 다음날인 10월7일에는 14.41% 폭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카오발(發) 먹통 사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향후 자본 확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으로 연결되는 구조상, 상대적으로 규모와 자본이 작은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계열사들의 매출 감소 영향을 우려한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상장한 자회사들의 일부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사건 등으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까지 발생한 상황”이라며 “지난 주말동안 나타난 서비스 장애와 관련 매출 감소, 보상 등으로 인하여 4분기 실적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주요 리스크로 △카카오톡 유저 이탈 가능성 존재 △카카오택시, 대리운전, 선물하기, 광고 등 각종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 △카카오게임즈, 멜론, 페이 등을 비롯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로그인하는 각종 게임과 서비스들의 매출 감소 우려 △카카오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꼽았다.

실제로, 카카오 먹통 사태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에도 장애를 발생시켰다.

특히, 알림톡 등 일부 편의 서비스에서만 장애가 발생한 카카오뱅크와 달리 카카오페이는 인증 기능 등에서도 장애가 생기면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페이 앱 내에 탑재된 카카오페이증권 주식 서비스도 역시 이용에 차질을 빚으면서 이용자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카카오페이증권 측은 지난 16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카카오페이증권에 예치된 고객의 소중한 자산에는 전혀 영향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서비스의 근간인 고객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증권은 오는 30일로 예정된 시스템 점검도 전격 취소했다. 사전에 일정을 공지한 시스템 점검을 취소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카카오 먹통 사태 뒷수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증권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밖에만 있지 않다. 앞서 카카오페이증권 임원 가운데 바로투자증권 출신들이 대거 사임하면서 내부적으로도 조직 안정화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바로투자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의 전신이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설립한 게 지금의 카카오페이증권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 8월31일자로 부동산금융본부장(전무급)과 프로젝트금융본부 이사, IB영업본부이사가 모두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이들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였다. 이 가운데 바로투자증권 출신은 1명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월31일자로 임원 6명도 모두 일신상의 사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들 가운데 바로투자증권 출신은 4명이다. 이들 모두 임기 만료예정일이 5월31일이지만 같은날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 사유가 공시됐다. 계약기간 만료가 아니라 스스로 사의를 표시했다는 의미다.

지난 4월에도 3명의 임원이 사임했는데, 2명이 바로투자증권 출신이다. 이들 역시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했다.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사임한 임원 총 12명 가운데 바로투자증권 출신은 7명에 달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바로투자증권 출신 임원의 빈자리 일부를 외부에서 수혈해 채웠다. 

이처럼 카카오페이증권은 대규모 임원 교체에 따른 조직문화 안정화를 꾀해야하는 시점에서, 카카오 브랜드 신뢰 저하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이는 고객 이탈, 자본 확충 등 향후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내외 불안요소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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