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무시한 갑신정변과 카카오 추락 [역사로 보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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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무시한 갑신정변과 카카오 추락 [역사로 보는 경제]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10.23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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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조롱거리가 된 천둥벌거숭이 졸부 IT강국 민낯 드러난 참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김옥균의 유허 사진제공=문화재청
김옥균의 유허 사진제공=문화재청

백업은 최고의 예방약이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진짜 위기는 위기를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위기관리 실패가 대표적이다. 위기를 위기로 생각하지 않기에 무시하다가 막상 사태가 확대되면 그때서야 마지못해 나선다. 버스는 이미 떠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응’했다는 데 만족한다. 이런 위기 방지를 위해 ‘백업’을 준비한다.

원래 ‘백업(back up)’은 야구 용어다. 수비자의 실책에 대비해 그 뒤에 다른 수비자가 대비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잘못된 조작 때문에 데이터나 정보 파일이 손상되는 것에 대비해 똑같은 파일을 여분으로 디스켓 따위에 복사해 두는 일로 잘 알려져 있다.

백업 부재는 위기관리 실패다. 이는 무사안일주의가 낳은 참사다. 흔히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긍정 마인드를 강조하지만 이게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냥 지나가기만 기다리는 마음에 ‘백업’을 무시하다가 재앙을 더 키운다. 

갑신정변을 보자. 급진개화파는 백업이 없었다. 3일 천하로 끝난 가장 큰 원인이다. 김옥균과 천둥벌거숭이들은 청프 전쟁으로 한반도를 떠난 청군의 부재를 너무 믿었다. 순진하게도 일본의 후원을 믿고, 무작정 온건개화파 제거에만 집중했다. 

민비가 임오군란을 극복하면서 노회한 권력의 화신이 됐다는 팩트도 간과했다. 이들에 의해 제거된 온건개화파 대다수가 민비 측근들이었다. 이들에 의해 경우궁으로 강제 유폐된 민비는 이를 좌시하지 않고 고종에게 창덕궁 회궁을 끈질기게 요구해 이를 관철시켰다. 사당에 불과한 협소한 경우궁보다는 넓은 창덕궁이 김옥균 일당의 감시를 피하고, 청군 반격이 용이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김옥균과 일당들은 정변을 일으키면 세상이 뒤집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14개조 정강을 발표할 때까지는 천하가 자신들의 손아귀에 들어 왔다는 환상에 빠졌다. 또한 개혁에 목마른 백성들이 쌍수들어 환영할 것으로 착각했다. 허수아비 고종도 원래 한심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줄 알았다. 백업따위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상은 김옥균 일당을 인정하지 않았다. 뒷배 일본이 배신했다. 한반도 주둔 청군이 한양으로 진군했다. 청과의 전쟁을 두려워한 일본은 군대를 창덕궁에서 철수시켰다. 일본군 철수는 악몽 그 자체였다. 한반도를 떠났던 청군도 즉각 복귀했다. 증강된 청군이 창덕궁에 진입하자 대학살극이 펼쳐졌다. 일본이 버린 급진개화파는 손 쉬운 먹잇감이었다.

백성들도 일본과 붙어먹은 김옥균 일당을 향해 돌을 던졌다. 일본은 김옥균의 실체를 확인하고 망명도 허용하지 않을 듯했지만 우여곡절 속에 일본으로 보냈다. 조선에 남은 김옥균 일당은 처절한 죽음을 맞이했다.  

오죽했으면 정변 초기에 참여하려다 포기한 윤치호와 윤웅렬은 정변 다음날에도 “무식해 이치를 모르고, 무지해 시세에 어두운 것”이라며 이들의 비극적인 최후를 예견했다. 백업없이 무모하게 권력쟁취에만 몰두한 천둥벌거숭이의 최후는 비참했다.

일본의 배신과 민비와 청군의 반격에 대한 ‘백업’이 없었던 갑신정변은 예고된 참사였다. 이들 덕분에 조선 백성은 희대의 악녀 민비의 학정에 더욱 시달리게 됐고, 청의 예속화는 더욱 심화됐다.

사진출처=카카오 홈페이지
136개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 제국이 데이터 백업이 없었다는 사실은 경악 그 자체 사진출처=카카오 홈페이지

카카오 먹통 사태가 대한민국을 혼란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일상이 중단된 국민은 분노했다. 플랫폼 대제국 카카오가 기껏 데이터센터 화재 한 건으로 무력해지는 모습에 망연자실했다. IT 최강국 한국의 위상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외양과 실적만 즐기던 졸부의 민낯은 전 세계의 조롱거리가 됐다.

136개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 제국이 데이터 백업이 없었다는 사실은 경악 그 자체다. 급성장 신화를 창조하던 플랫폼 제국 카카오의 추락에 백업 작전 없이 무모하게 권력에 도전한 갑신정변의 주역들이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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