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운 현대차·기아, ‘달러’ 때문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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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운 현대차·기아, ‘달러’ 때문에 웃었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10.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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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사상 최대 매출 기록…리콜 비용 반영 탓에 영업이익은 일제히 주춤
리스크 털고 환율효과 지속 기대감…4분기 그랜저·고수익 모델 판매로 반등 정조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반도체 수급 완화에 따른 판매 증가, 강달러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역대급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주춤했지만, 미국 등에서 발생한 조 단위 품질 비용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는 체력을 입증해냈다. 자동차 시장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4분기 실적이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달러에 사상 최대 매출 올린 현대차…영업익 감소에도 체력 입증


현대차 영업이익 증감요인 분석표 ⓒ 현대차 실적발표 자료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 증감요인 분석표 ⓒ 현대차 실적발표 자료

현대차는 지난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37조705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매출은 직전 2분기에 기록했던 35조9999억 원을 경신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수준이다. 반도체 수급난이 한풀 꺾이면서 완성차 판매량(102만5008대)이 전년 동기 대비 14.0% 늘어난 데다, 강달러에 따른 환율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다. 해당 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보다 15.6% 상승한 1338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수출·해외 판매 집중 노선을 택한 현대차의 전략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3분기 해외 판매량은 15.9%(11만8414대) 급증한 86만2569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량은 16만2439대, 증가폭이 5.0%(7692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해외 물량 밀어주기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다만,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한 1조5518억 원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우리나라와 미국 등에서 불거진 리콜 사태로 1조3602억 원에 달하는 세타2 GDI 엔진 관련 품질 비용 처리가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막대한 충당금 여파에도 견조한 실적을 내보인 셈이어서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도 환율 효과 덕을 제법 봤다. 4700억 원 상당의 환율 효과가 없었더라면 감소 폭은 더 커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물량 증가에 따른 6000억 원 상당의 플러스 요인, 4000억 원이 넘는 제품 믹스 개선 요인 등을 통해 리콜 여파를 효과적으로 막은 것으로 보인다.

품질 비용을 제외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9120억 원, 영업이익률은 7.7% 수준까지 오른다.

때문에 오는 4분기의 경우엔 3조 원이 넘는 역대급 이익 달성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황 개선세에 품질 비용 리스크까지 털어낸 만큼,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다. 

윤태식 현대차 IR팀장은 "3분기 말 기준 국내 미출고 차량만 총 75만대 수준"이라며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과 함께 4분기 유럽 내 아이오닉6 출시, 국내 7세대 그랜저 출시 등에 힘입어 판매량이 지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원가 절감·환율 효과로 품질 비용 파고 견뎌…실적 본격 반등하나


기아 3분기 영업이익 증감요인 분석표 ⓒ 기아 실적발표 자료
기아 3분기 영업이익 증감요인 분석표 ⓒ 기아 실적발표 자료

기아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환율 효과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6% 오른 23조1616억 원을 기록한 것이다. 분기 사상 최대치다. 

이는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판매 증가와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우호적 환율 영향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외 판매 확대를 통한 환차익 효과를 누린 눈치다. 국내에서 6.2% 증가한 13만2768대, 해외에서 10.7% 증가한 61만9336대를 판매했다. 

영업이익 측면에선 현대차에 크게 뒤쳐졌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을 초과한 리콜 비용 반영 탓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기아의 영업이익은 42.1% 급감한 7682억 원에 그쳤다.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익이 1조 원을 밑돌았다.

기아가 지난 3분기 반영한 품질 비용은 1조5440억 원 수준이다. 매출 원가율이 전년 대비 개선되고, 가격 인상과 인센티브 절감 등 호재가 있었음에도 이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7600억 원 가량의 환율 효과,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지 않았더라면 영업이익은 80억 원에 그칠 뻔했다.

이와 관련,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자동차 산업은 수출 위주로 돌아가는 데다 판매 대금을 곧바로 달러로 받는 만큼, 강달러 기조에서는 표정 관리가 어려워진다"며 "경기 침체다 뭐다 하며 기업들이 어렵다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경우엔 환율 효과가 지속 누리며 기록적인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아는 품질 비용을 떼어놓고 보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3000억 원을 상회,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4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이유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상황 개선과 연계해 공급을 최대한 늘림으로써 높은 대기 수요를 빠르게 해소하고, 친환경차와 고수익 RV 모델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강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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