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정치지도자 리더십은 개인 역량에서 나오는 것” [북악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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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정치지도자 리더십은 개인 역량에서 나오는 것” [북악포럼]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10.27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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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13)>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국민의힘)
“창의력과 관찰력 기르면 통찰력 키울 수 있어…책임감은 리더십의 기본”
“Fortuna는 운명, 개인 능력 밖…Virtus 키워, 고난 이기는 역량 갖추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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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25일 국민대 북악포럼 특강 연단에 서서 강연하고 있다.ⓒ시사오늘

서양에선 정치적 승리를 위해선 2가지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고 정의한다. 포르투나(Fortuna)와 비르투(Virtus)다. 포르투나는 행운과 불행, 즉 운이다. 이는 인간의 뜻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다. 하지만 비르투는 개인의 역량이다.

“정치 지도자에게 중요한 것은 역량이다. 비르투 문제는 곧 리더십의 문제와 직결된다.”

25일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 연단에 선 이상일 용인 특례시장은 '지도자의 리더십과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면서 이 두 요소를 언급,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관찰하고 창의적인 시각 가져야 통찰력 생겨”


이상일 시장은 강연 첫머리에서 피카소의 작품 ‘황소머리’를 화면에 띄웠다.

“혹시 본 적 있나요? 자전거 핸들과 안장을 뒤바꿔 놓은 것입니다. 피카소의 작품으로 비싼 가격에 팔렸죠. 피카소가 산책을 나간 어느 날, 우리 같았으면 지나쳤을 버려진 자전거를 들고와서 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300억 원에 판매됐죠. 피카소는 쓰레기도 위대한 가능성을 지닌 예술의 재료로 본 겁니다.”

이렇게 피카소의 사례를 통해 관찰력과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시장은 또 다른 예로 '헬렌 켈러'와 '르네'를 언급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헬렌 켈러는 어느 날 한 비장애인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 ‘숲을 지나오면서 무엇을 봤나요.’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별 거 없다’는 답이었습니다. 이를 들은 헬렌 켈러는 의아해했습니다. 눈을 사용해 관찰을 하고 사색을 거쳐 통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기 때문이죠.”

“르네 마그리트, 유명한 화가죠. 이사람은 상식을 뒤집는 발상을 했습니다. 그의 작품 ‘이미지의 배반’을 보면, 누가 봐도 파이프가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르네는 파이프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관습에 따라 파이프라고 부르지만, 르네는 화가라면 마땅히 관습적인 것을 깨야한다고 강조한 것이죠. 통념과 고정관념을 깨야 창조가 생긴다는 뜻이죠.”

이 시장은 아울러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언급했다.

“막스 베버는 정치하는 사람들, 리더는 두 가지의 윤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념윤리’와 ‘책임윤리’입니다. 신념윤리란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에 대해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정책들을 정리해 나가는 것입니다. 책임윤리는 신념윤리를 추구하면서 일을 할 때 발생하는 결과와 과정에 대한 책임감을 말합니다. 베버는 책임윤리에 비중을 더 두도록 하돼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감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저 또한 여기에 동의합니다. 해리 트루먼 미 대통령은 집무실에 ‘The Buck Stops here’라 적힌 위패를 걸어놨습니다. 영어에선 'Pass the buck'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책임을 넘긴다는 뜻이죠.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반대로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한 것이죠.”

 

지도자의 운과 역량, 그리고 리더십


ⓒ시사오늘
이상일 시장은 리더십은 개인의 역량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시사오늘

“서양 사람들은 포르투나와 비르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마키아벨리도 이야기를 많이 했죠. 포르투나는 일종의 운입니다. 비르투는 역량을 뜻합니다. 리더들은 이 두가지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이번 지선에서 저 역시 포르투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취임 당시에는 높은 지지율을 기반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었죠. 반면 지지율 20%대의 선거를 치렀을 때 제가 선거에 나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도 해봅니다. 이게 운이에요. 이번 지선에서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22곳에서 나왔어요. 각 후보들의 개인 역량도 반영됐겠지만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이 운으로 따라줬다고 생각합니다.

비르투도 매우 중요하겠죠. 운명의 여신은 변덕스럽습니다. 고난이 왔을 때 극복하고 헤쳐나가는 능력, 전적으로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마키아벨리 또한 정치인에게 비르투를 키우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마키아벨리가 냉혹한 사람이라는 생각과 달리, 현실 정치에도 맞는 말을 많이 남겼습니다. 대표적인 게 ‘백성의 미움을 사지 말라’죠. 비르투를 기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답이 정해진 문제는 아니지만, 각자 앞서 말한 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면 좋겠습니다.”

 

“리더십의 핵심은 ‘소통’과 ‘변화’”


“비르투에서 중요한 요소는 바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국민과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보잘것 없어 보이는 작은 소통이 지지 기반의 큰 기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함께 지혜를 모아서 일을 해나가는 능력도 비르투에 해당되는 것이죠.”

그는 대표적인 소통의 리더십 사례로 이순신 장군을 꼽았다.

“이순신 장군은 워낙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잘 알고 존경받고 사랑받는 영웅이지만, 그의 리더십에서 배울 게 많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임진왜란 당시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이순신과 동료들이 열심히 만들어놨던 수군 함대를 거하게 말아먹고 12척으로 명량해전에 임한 것과 관련, 우리는 배 12척으로 100척이 넘은 왜군을 물리친 것만 기억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순신 장군이 다시 복직했을 때, 바로 군함을 구하러 가지 않았습니다. 전라도를 돌아다니면서 민심을 먼저 안정시켰죠. 백성과 하나 되는 노력을 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판옥선 12척을 챙기고, 함께 싸울 병사들과 그들이 먹을 군량미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렇게 부하의 가족과 백성에 대한 배려를 염두에 둔 조치를 취한 것은 물론, 문서에 수결(싸인) 할 때도 자신의 이름이 아닌 일심(一心)이라 적으며 부하와 백성과 하나 되는 마음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집무실인 ‘제승당’에서 부하와 백성들과 소통하며 정보를 수집해 철저히 전략을 세운 것이죠.”

이 시장은 이어서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제든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겸손함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리더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오만’입니다. 수에즈 운하 모두들 알 겁니다. 수에즈 운하를 개통한 사람이 레셉스입니다. 이 사람이 수에즈 운하를 개통하면서 명성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파나마 운하를 개통할 때는 많은 희생과 세월을 거치고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간단한 상식적인 문제였는데, 너무 오만해진 나머지 그것을 보지 못한 것이죠. 수에즈는 해발 15m로 저지대에 있지만, 파나마는 해발 150m로 고저 차이가 심했습니다. 지형이 다른 겁니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했던 방식만 고집하다가 실패하고 말았죠. 8년 동안 2만 2000여 명이 희생됐으며 3억 5000만 달러가 낭비됐죠. 결국 이 파나마 운하는 갑문식 운하로 완성이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갑문식 운하는 그 당시에도 있었지만, 레셉스는 자기 방식만 고집하다가 망하게 된 것이죠.”

경영학자 피터 드로커는 ‘변화의 시대에는 어제의 것을 자꾸 되짚어 강화하는 것은 내일의 것을 약화시킨다’고 했습니다. 성공하면 성공을 즐기되 아주 잠시만 즐기고 도취되지는 말길 바랍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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