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금리 호재에 이자이익↑…비이자부문은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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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 금리 호재에 이자이익↑…비이자부문은 부진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10.26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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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KB금융 앞지르며 ‘리딩뱅크’ 차지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익 반영 1회성 요인
우리금융은 이자이익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
비은행 계열 실적 부진 우려 타사 대비 작아
하나금융, 실적↑…주주환원정책 확대 시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4대 금융그룹 CI. ⓒ시사오늘
4대 금융그룹 CI. ⓒ시사오늘

4대 금융지주의 올 3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일부 금융지주는 시장 컨센서스를 다소 하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시침체,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등으로 비은행부문의 수수료 수익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26일 각 금융그룹 IR과 증권가 리서치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은 금리 상승기가 이어지면서 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비은행부문은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환경 변동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함께 비이자이익 실적 개선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먼저 KB금융은 올 3분기 1조2713억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2.5% 감소한 것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줄어든 곳은 KB금융이 유일하다. 지난 2분기 실적에 손해보험 부동산 매각이익 등이 반영된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누적 당기순이익(지배기업지분)은 4조279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8조3392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0% 증가했다. 반면 순수수료이익은 2조6037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수수료이익 감소는 비은행부문의 실적부진 영향이다. KB증권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3037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 줄었다. 수수료수익이 줄고 상품운용손실은 커지면서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KB국민카드는 3523억, 푸르덴셜생명은 2077억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 18.7%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 1조5946억의 당기순이익을 시현, 누적 4조3154억원을 기록하면서 KB금융을 앞질렀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이다.

다만, 신한금융의 호실적 배경에는 1회성 요인인 신한투자증권(舊 신한금융투자) 사옥 매각이익(세전 4438억)이 이번 3분기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 크다. 아울러 비이자이익 부진을 견고한 이자이익으로 상쇄했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올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7조8477억으로 전년(6조6621억원) 대비 17.8% 늘었으며, 비이자이익은 2조4508억으로 전년 대비 12.9% 감소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계열사는 신한은행 2조5925억, 신한카드 5877억, 신한투자증권 5704억으로 각각 21.7%, 9.1%, 55.2% 늘었다. 반면 신한라이프는 3696억으로 전년 대비 8.0% 감소했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사옥 매각이익을 제외할 경우 당기순이익은 595억으로 줄어든다.

하나금융 역시 은행 부문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올 3분기 누적 2조8494억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그룹 이자이익은 누적 6조4872억으로 전년 동기(5조4323억)으로 19.4% 증가한 반면 수수료이익은 1조3691억으로 5.0% 감소했다.

수수료이익 감소는 하나카드, 하나증권, 하나생명 등 비은행부문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들 계열사들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하나증권 2855억, 하나카드 1656억, 하나생명 147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4%, 16.8%, 35.8% 감소했다.

우리금융은 올해부터 본격화된 금리상승기 혜택을 누리고 있는 금융지주다. 약점으로 지목되던 타 금융그룹 대비 상대적으로 빈약한 비은행부문의 포트폴리오가 오히려 득이 됐다.

우리금융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6620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어난 것으로, 증가폭만 놓고 보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자이익이 이 같은 실적 성장세를 견인했는데, 우리금융의 올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6조3480억으로 전년 대비 무려 24.7%나 늘었다. 이자이익 증가폭이 20%대를 기록한 건 우리금융 뿐이다.

4대 금융그룹의 올 3분기 실적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비은행 실적이 부진했지만,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KB금융 실적에 대해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하는 실적을 달성했지만, 어려운 금융 환경을 고려해 볼 때 양호한 실적 달성으로 평가된다”고 봤다. 다만 “3분기 누계 4조 원의 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보통주 자본비율이 12.6%로 전년 말 대비 0.86%포인트 나 하락한 점은 예의주시해야 할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신한금융 실적과 관련해서는 “신한증권 사옥 매각이익 3218억(세후)을 제외하면 전분기 대비 4.1% 감소한 1조2665억원으로 시장 기대치 대비 다소 부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사옥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 보통주 자본비율을 12.7%를 유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봤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하나금융과 관련해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실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실적 호조보다 돋보이는 건 경영진의 주주환원 의지”라고 봤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주주들 기대에 부응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배당 증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실시 등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자본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정 연구원은 “사측이 자사주 매입 의지를 밝힌 만큼, 조만간 추가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봤다.

우리금융 호실적과 관련해 메리츠증권 조아해 연구원은 “은행 중심 사업 구조 덕분에 타 시중은행과는 달리 비은행 부문 실적 부진에 노출돼 있지 않다”면서 “최근 증시 부진, 부동산PF 리스크 대두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부진 우려가 확대되고 있으나, 우리금융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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