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역대급 불황, 中문제 고통스러워”…해결책은 금융위기급 ‘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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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역대급 불황, 中문제 고통스러워”…해결책은 금융위기급 ‘절약’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10.26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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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역대급 메모리 불황 왔다…영업익 60% 감소
"물가·금리 상승에 메모리 수요 감소…고객사 재고 쌓였다"
내년 투자, 절반 이상 줄인다…"EUV 공정 전환 지연 예정"
美中 반도체 갈등에 얻어 맞는 SK…"제약 조건 고통스럽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SK하이닉스가 전례 없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에 직면했다. 이에 투자를 최소화하고 생산량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결정했지만, 설상가상으로 ‘차이나 리스크’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IR
SK하이닉스가 전례 없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에 직면했다. 이에 투자를 최소화하고 생산량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결정했지만, 설상가상으로 ‘차이나 리스크’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IR

“일반적으로 3분기는 계절적인 성수기로 시황이 개선되는 시기다. 그럼에도 올해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메모리) 수요가 약세를 보이는 심각한 시장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전례 없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악화에 직면했다. 메모리 주요 공급처인 PC·스마트폰 등을 생산하는 IT 제조 기업들의 출하량이 대폭 감소하면서다. 심지어 4분기 전망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자, SK하이닉스는 투자를 최소화하고 생산량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기로 결정했다. 설상가상으로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된 ‘차이나 리스크’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영업익 반토막 ‘어닝 쇼크’, 왜?…“물가·금리 상승 여파”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0조9829억 원, 영업이익 1조6556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7%, 영업이익은 60.3% 감소한 수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60.5%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5%, 순이익률은 10%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한참 밑도는 ‘어닝 쇼크’다. 앞서 발표된 증권가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영업이익 2조1569억 원이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고객사의 수요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들이 가격 협상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3분기는 높은 물가 상승과 큰 폭의 금리 상승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면서 고객사의 메모리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했다”며 “PC·스마트폰 등 컨슈머(소비자향) 제품의 수요 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서버도 고객들이 재고조정 우선 방침으로 구매 수요가 감소했다”고 인정했다. 

이 같은 ‘실적 반토막’에 SK하이닉스가 내놓은 해결책은 ‘허리띠 졸라매기’다. 내년도 시설투자(캐팩스) 규모를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의 생산량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통해 시장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노 사장은 “오는 2023년 투자는 올해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8~2009년의 캐팩스 절감률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며 “올해 말 재고 규모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캐파를 최소화하고 공정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수익성이 낮은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도 축소하고, 미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품 믹스와 장비 재배치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분기 업황도 부진?…일각서 “차이나 리스크가 온다”


노 사장은 “내년 투자는 올해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8~2009년의 캐팩스 절감률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며 “올해 말 재고 규모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캐파를 최소화하고 공정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IR
노 사장은 “내년 투자는 올해 대비 50% 이상 감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8~2009년의 캐팩스 절감률에 버금가는 수준”이라며 “올해 말 재고 규모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캐파를 최소화하고 공정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IR

문제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SK하이닉스의 성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회사가 예측한 올해 수요 성장률은 D램 한 자릿수 초중반, 낸드 한 자릿수 수준이다. 이는 전례 없이 낮은 수요 성장률로, 4분기 D램·낸드 출하량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최근 미국 정부가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발표하면서, 중국에서 생산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년간 유예는 받았지만,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져 운영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해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여러 가지 지역 정치적 이슈들이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현재 중국 오퍼레이션(공장)을 갖고 있는 당사 입장에서 그런 이슈들로부터 오는 여러 가지 제약 조건들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1년 유예 조치를 1년씩 연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확실치는 않은 상황”이라고 수긍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탈(脫)중국’ 가능성도 점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SK하이닉스는 일축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는 것은 중장기 텀으로 보면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보여지나, 단기적으로는 지금 현재 생산 거점에 대해 큰 변화를 주는 것은 그렇게 쉬운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는 DDR5와 HBM3 등 생산 효율성이 높은 신제품 위주로 판매를 확대해 이번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노 사장은 “DDR5는 서버의 경우에 내년도에 연간 전체적으로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내년 말로 가면 30% 이상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당사는 적극적으로 DDR5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또한 HBM이 연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DDR5, LPDDR5와 HBM3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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