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는 왜 AI에 빠졌나…두 마리 토끼 잡는 ‘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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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는 왜 AI에 빠졌나…두 마리 토끼 잡는 ‘블루오션’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11.01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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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초거대AI 접목한 '에이닷'과 AI반도체 '사피온' 강조
KT, 지니TV에 AI 고도화…유선전화 결합한 'AI통화비서' 출시
LG유플러스, 스포츠로 B2C 시장 공략…LG그룹 측면 지원까지
'5G·6G 기술 보유한 우리가 적임자'…시장 점유율 변동할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신사업에 빠졌다. 다만 내세우는 강점은 모두 다르다. ⓒ시사오늘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신사업에 빠졌다. 내세우는 강점은 모두 다르다. ⓒ시사오늘

국내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신사업에 빠졌다. 3사는 최근 AI 전문 브랜드를 출범시키고 탈(脫)통신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업체별로 내세운 강점은 다르다. SK텔레콤은 초거대 AI와 AI반도체를, KT는 업계 1위인 IPTV·유선전화 기반 서비스를, LG유플러스는 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를 강조하면서 차별화를 꾀하는 상황이다. 

 

조직 개편한 SK텔레콤…B2C는 에이닷, B2B는 사피온


1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최근 본업인 통신업 외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AI를 낙점하고, 관련 기술과 상용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조직도 올해 AI 중심으로 개편했다. R&D 조직인 T3K 산하 조직을 △미래 R&D △비전 R&D △데이터 R&D로 구성하고, 각 사업군에 AI를 접목한 것이다. 

SK텔레콤이 몰두하고 있는 분야는 ‘초거대 AI’와 AI반도체다. 두 사업은 각각 AI 브랜드 ‘에이닷’과 미국 기반 독립법인 ‘사피온’으로 대표된다. 

에이닷은 자연어 처리와 감정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양방향 소통형 플랫폼으로, 초거대 AI 기술이 적용됐다. 음성이나 텍스트로 궁금한 점을 물으면 맥락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대답해주는 게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에이닷을 고도화하기 위해 최근 국내 AI 기업 ‘코난테크놀로지’에 224억 원(20.77%)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SK텔레콤의 AI 사업을 이끄는 나머지 한 축은 회사가 직접 개발한 AI반도체 팹리스(설계 전문) ‘사피온’(SAPEON)이다. 사피온은 회사가 출시하는 AI반도체 시리즈의 이름이기도 하다. 사피온은 데이터센터용 AI 프로세서로, 대규모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수행하는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다. 최근엔 미국에 본사를 둔 자회사로 독립, 증시 상장까지 노리고 있다.  

 

AI원팀 이끄는 KT…900만 IPTV, 280만 유선전화 고객 노려


KT는 2021년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KT’로의 변신을 강조한 구현모 대표의 지휘 아래 AI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구 대표 취임 후 KT는 AI 산학연 협력체 ‘AI원팀’을 출범시키는 등 AI 신사업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엔 국내 AI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에도 300억 원 투자를 단행했다. 

KT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IPTV와 유선전화를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가 특징이다. KT의 IPTV 가입자는 900만 명 이상이다. 셋톱박스를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우위에 설 수 있는 셈이다. 

이를 노려 최근 IPTV 브랜드 ‘올레tv’를 13년 만에 ‘지니TV’로 바꾸기도 했다. 지니TV 셋톱박스에 제공하는 자사 AI 브랜드 ‘기가지니’도 고도화 작업을 마쳤다. 

또한 KT는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선전화에 AI 기능을 결합한 B2C(소상공인) 상품 ‘AI통화비서’도 출시했다. AI통화비서는 AI가 매장의 예약 스케줄과 정책을 확인하고 시간·인원 등을 파악해 예약 확정까지 한 번에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KT 유선전화를 사용하는 고객 중 소상공인 수는 280만 명인데, 이들에게 AI통화비서를 집중 홍보해 매출을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후발주자 LG유플러스…스포츠 노리고 LG그룹 지원 받고


LG유플러스는 특히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B2C 시장을 노릴 예정이다. ⓒLGU+
LG유플러스는 특히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B2C 시장을 노릴 예정이다. ⓒLGU+

LG유플러스는 3사 중 가장 늦게 AI 브랜드 ‘익시’(ixi)를 출범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후발주자지만 △AI 스포츠 승부예측 △AI 고객센터(AICC) △소상공인 콜봇 서비스 ‘우리가게 AI’ △U+tv 콘텐츠 추천 등 자체 개발한 AI 기술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B2C 시장을 노릴 예정이다. 이달 출시된 LG유플러스의 신규 서비스 ‘AI 스포츠 승부예측’은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경기 결과와 스코어를 AI 기술로 분석해 제공한다. 이를 통해 스포츠 커뮤니티 플랫폼 ‘스포키’(SPORKI) 가입자를 충분히 늘리면, 향후 광고 매출 등 부가 수익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 차원에서 AI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LG그룹의 ‘LG AI연구원’은 지난해 초거대 AI 개발에 1억 달러(약 1127억 원)를 투자, 현존하는 언어 모델(GPT-3)이 보유한 1750억 개 파라미터의 3배를 넘어선 6000억 개 파라미터를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기존 서비스에 접목하면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늘려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신3사, AI에 집중하는 이유…'통신업과 비교하면 블루오션'


업계에서는 통신사야말로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AI가 적용된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일상에서 구현할 수 있는 핵심 요건이 5G·6G 등 ‘저지연 이동통신’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먹거리인 동시에 기존 통신 사업과 융합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9435억 원에서 올해 1조1212억 원까지 증가한다. 특히 오는 2025년엔 1조9074억 원까지 커지는 등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이 전망된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는 AI를 통해 고착화된 현재 경쟁 구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시장은 이미 성숙도가 높기 때문에 가입자 점유율이 크게 변동하기 어렵다. 반면 AI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며 “AICC(AI콜센터)로 B2B 수익을 창출하고, 친숙한 플랫폼으로 B2C 접점을 만들면 매출 반응이 올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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