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 통큰 투자’ 롯데,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공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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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기 통큰 투자’ 롯데,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공략 가능할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11.0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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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오카도와 맞손…2032년 매출 5조 원 목표
시장 성장 가능성 높지만 투자 따른 부담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영국 오카도 자동화 물류센터(CFC: Customer Fulfillment Center) ⓒ롯데쇼핑

롯데그룹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 1조 원을 쏟아붓는다. 영국 오카도와 손잡고 물류 자동화를 도입하는 등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이 선점한 시장을 얼마나 빠르게 파고드는지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지난 1일 롯데쇼핑은  영국 기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e-Grocery) 관련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롯데쇼핑은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과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Ocado Smart Platform)을 도입하고,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영국에서 매장 없는 온라인 슈퍼마켓 업체로 시작한 오카도는 온라인 배송 자동화 시스템 개발을 통해 약 20년 만에 글로벌 온라인 유통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특히 최근에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요예측부터 자동화 물류센터에서의 피킹과 패킹, 배송과 배차에 이르는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OSP는 자동화 물류센터(CFC: Customer Fulfillment Center)와 자체 개발한 로봇, AI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유통업체들이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미국의 크로거(Kroger), 캐나다의 소베이(Sobeys), 호주의 콜스(Coles) 등 대형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당 솔루션을 도입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롯데쇼핑은 오카도와 함께 오는 2025년 첫 번째 CFC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6개의 CFC를 오픈할 계획이다. 오는 2032년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매출 5조 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개인의 구매 이력과 성향에 기반한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한 별도의 플랫폼도 론칭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오카도의 OSP 도입과 운영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한다. 롯데쇼핑은 CFC 부지와 건축 비용, OSP 이용 수수료 등을 지불하며, 오카도는 CFC 내 자동화 풀필먼트를 위한 로봇, 그리드 등의 하드웨어와 운영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유지 보수도 지속적으로 담당한다.

앞서 롯데는 계열사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론칭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도 신세계에 패배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커머스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오카도와 협업으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특히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만큼 롯데 입장에서도 포기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그로서리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로, 공산품(40% 이상)에 비해 낮고, 반복 구매가 나타나는 상품군인 만큼 시장은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기준 국내 그로서리 시장은 약 135조 원 규모다. 

일각에선 롯데의 대규모 투자에 긴장하면서도 시장 특성상 후발주자의 어려움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현재 이 시장에는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 업체들이 일찌감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러 이커머스 업체들이 이미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롯데의 투자는 늦은 감이 있다”면서 “늦은 만큼 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더 막대한 규모의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단기적으로는 투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의 이번 온라인 식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리오프닝으로 오프라인이 반등하는 시기”라며 “오프라인 반등 시점에 투자로 인해 온라인 적자를 줄이지 못하는 점은 단기적인 관점에서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3년 온라인 시장 성장률은 8.8%, 식품 시장은 14.5%를 예상한다”며 “롯데쇼핑의 낮은 온라인 점유율(1~2% 추정)을 고려 시 공격적인 투자는 단기적으로 온라인 적자를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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