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쓰레기종량제 언제 도입됐나 [정진호의 정책史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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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쓰레기종량제 언제 도입됐나 [정진호의 정책史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2.11.04 22: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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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배출량 줄이기 위해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도입…전국 차원 실시는 세계 최초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쓰레기종량제는 쓰레기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1995년 도입됐다. ⓒ시사오늘 김유종
쓰레기종량제는 쓰레기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1995년 도입됐다. ⓒ시사오늘 김유종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종이·플라스틱·병·캔 등은 분류해서 재활용장에. 아마 이 ‘상식’을 모르는 분들은 없으실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이런 인식이 자리 잡은 지는 채 3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30년 전만 해도 일반쓰레기와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쓰레기를 봉지나 박스에 담아 거리에 던져두던 것이 상식으로 통했습니다. 재활용은 되지 않았고, 길거리엔 음식물쓰레기 악취가 진동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런 생활 방식이 바뀐 건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이었습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부를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급격히 산업화가 진행됐는데요. 그만큼 사람들은 일자리가 많은 도시로 몰려들었습니다. 자연히 도시의 인구밀도는 높아졌습니다. 쓰레기 배출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쓰레기를 매립할 곳은 마땅치 않았고, 도시 미관도 망가졌습니다. 환경오염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러자 김영삼 정부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폐기물 처리 수수료는 주택의 크기나 재산 세액에 따라 정액제 형태로 납부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국민들은 굳이 쓰레기를 줄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1회용품은 무분별하게 사용됐고, 종이·플라스틱·병·캔 등의 재활용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때 제시된 아이디어가 쓰레기 종량제였습니다.

쓰레기매축지 이전에 따른 수송비 및 위생처리비 증가로 서울지역의 쓰레기수거료가 오는 3월부터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생활환경위원회가 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서울시 일반폐기물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 토론회’에서 김의재 서울시청소사업본부장은 “수송비 및 위생처리비 등의 대폭 상승으로 쓰레기수거료를 대폭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현행 쓰레기수거료 제도는 시직영지역의 경우 수거료만의 재정자급률이 18%에 그치는 등 주민 부담이 너무 낮아 쓰레기 감량을 저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에 수거료를 대폭 올릴 방침이며 쓰레기발생량에 따라 수거료율에 차등을 두는 종량제의 도입 등 수거료체계의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박준우 상명여대 교수도 “쓰레기매축장의 이전으로 수송거리가 평균 41km나 늘어남에 따라 수송비가 시직영지역의 경우 연간 343억 원, 민간대행지역은 168억 원이 증가해 이를 반영할 경우 일반주택의 쓰레기수거료를 각각 107.1%(시직영)와 36.5%(대행)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략)
박 교수는 이의 해결책으로 △배출량에 따라 수거요율을 달리하는 종량제의 도입 △대형쓰레기의 별도 수수료 징수 △분리수거장려금제 도입 △수거료의 31~75% 인상과 위생처리수수료 별도 징수방안 도입 등을 지적했다. (후략)

1993년 2월 7일 <경향신문> 쓰레기 수거료 내달 대폭 오를 듯

환경처는 즉각 이 아이디어를 실현에 옮깁니다. 1993년 11월, 환경처는 1994년 4월부터 전국 31개 시·군·구에서 쓰레기종량제를 시범 실시하고, 1995년 1월부터는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국가가 주도해 전국적으로 쓰레기종량제를 실시한 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였습니다.

내년부터 쓰레기배출량에 따라 수거료가 차등 적용되는 ‘폐기물종량제’가 전국 31개 시·군·구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쓰레기 분리수거제가 지방자치단체장 책임 하에 전국에서 실시되는 등 폐기물 수거 및 재활용정책이 전면 수정된다.
정부는 최근 청와대 주관으로 환경처 내무부 등 관계부처 실무자 회의를 열어 국토대청결운동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폐기물감량화종합대책’을 마련,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환경처는 이 방안에서 당초 2곳에서만 시범 실시키로 했던 쓰레기종량제를 제주도 4개 시·군을 비롯한 전국 31개 시·군·구에서 내년 1월부터 실시하고 95년부터 실시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후략)

1993년 11월 8일 <매일경제> 배출량따라 수거료 차등적용…폐기물종량제 내년 실시

쓰레기종량제 실시로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쓰레기종량제 실시로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쓰레기종량제 시범사업평가단에 따르면, 쓰레기종량제를 시범 실시한 지역에서는 쓰레기배출량이 40%나 줄고 재활용품은 100% 이상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바구니 활용, 분리수거 활성화 등의 문화가 정착됐다는 점이 큰 성과였습니다. 쓰레기종량제 도입이 인식 개선을 이끌어낸 겁니다.

지난 4월부터 전국 33개 시·군·구에서 시범 실시되고 있는 쓰레기종량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쓰레기 감량 및 재활용품 수거량의 급증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쓰레기종량제 시범사업평가단은 5일 최종평가보고회를 갖고 4월부터 33개 지역에서 시범 실시된 쓰레기종량제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9월에는 45개 지역으로, 10월에는 79개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종량제의 본질적 효과인 쓰레기발생량 감소가 40%에 이르고 있으며 재활용품 배출량도 100% 증가했다.
평가단은 특히 종량제 실시 이후 쓰레기 배출 형태에 변화를 가져와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상품 구입 시 포장재 제거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민들의 참여의식과 태도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종량제를 계속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제시됐다.

1994년 10월 6일 <경향신문> 쓰레기 종량제 이후 40% 감소

물론 반발도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돈 내고 버린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불법 투기는 예사였고, 집에서 쓰레기를 소각해버리거나 차를 타고 인적이 드문 농촌으로 가 몰래 쓰레기를 투기하는 사례도 빈번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당국의 정착 노력으로 쓰레기종량제는 빠른 속도로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쓰레기종량제가 실시된 뒤 김포 수도권매립지에 들어오는 쓰레기 양이 대폭 줄어들어 매립지 사용기간이 애초 25년에서 10년이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7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수도권매립지에는 하루 1만5900톤의 쓰레기가 반입돼 쓰레기종량제가 실시되기 전인 지난해 12월의 하루 평균 반입량인 2만1626톤보다 26% 줄었다는 것이다. (중략)
환경부는 이에 따라 애초 25년으로 잡았던 630만평 넓이의 수도권 매립지 사용기간도 10년이 늘어 2025년까지 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전국적으로는 종량제 실시로 쓰레기발생량이 연간 900만톤 줄어 여의도의 3분의 1 크기인 약 30만평의 매립지 조성이 필요 없게 돼 국토의 효율적 사용 및 쓰레기처리장 조성비용, 운영비 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1995년 1월 8일 <한겨레> 김포매립지 사용 10년 늘어나

쓰레기종량제 실시로 생활폐기물이 줄어들면서 김포매립지 사용기간이 2025년까지 늘어났다. ⓒ서울시 정책아카이브
쓰레기종량제 실시로 생활폐기물이 줄어들면서 김포매립지 사용기간이 2025년까지 늘어났다. ⓒ서울시 정책아카이브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1993년 474만2445톤, 1994년 445만1733톤이던 생활폐기물은 쓰레기종량제 실시 원년인 1995년 361만7360톤까지 감소했습니다. 반면 1993년 107만3100톤, 1994년 115만3035톤이던 재활용품은 1995년 150만9967톤까지 증가했습니다. 전국적으로 봐도, 제도 시행 4년째인 1998년에는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23% 줄었고 재활용품 배출량은 74% 증가했습니다. 쓰레기종량제가 생활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정착시킨 일등공신이었던 셈입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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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예찬 2022-11-08 15:14:25
좋은 기사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