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윳값 대폭 인상…유제품 가격 ‘줄인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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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윳값 대폭 인상…유제품 가격 ‘줄인상’ 예고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11.04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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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L당 49원 올라…흰 우유 3000원대 될까
커피·빵 가격까지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 제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4일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우유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원유값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유업계가 가격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유를 활용한 유제품과 빵, 커피 등 관련 먹거리 물가도 연쇄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는 지난 3일 열린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원유 가격을 오는 2023년부터 L당 49원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인상 폭은 지난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알려졌다.

낙농가와 유업계는 통상 매년 6월부터 원유 가격 협상을 시작해 8월부터는 새 가격을 적용하지만, 올해 낙농제도 개편이 맞물리면서 협상이 장기화됐다. 이를 감안해 올 연말까지는 L당 49원 인상분에 3원을 추가 지급되며, 오는 2023년 1월부터는 L당 49원 인상된 기본 가격이 음용유용 원유에 적용될 예정이.

원윳값 인상으로 흰 우유를 비롯해 전반적인 유제품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흰 우윳값 기준 L당 500원 안팎 가량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21원 올랐을 때 서울우유가 흰우유 1L 제품 가격을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 인상했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보다 가격이 500원 더 오를 경우 시중 흰우유 1L 가격은 3000원을 넘어서게 된다.

흰우유 가격 인상에 따른 ‘밀크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밀크플레이션은 원윳값 가상승으로 유제품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식품 가격까지 오르는 현상이다.

우선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 전문점 메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다수 커피 전문점이 올해 원가 부담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는데 향후 추가 가격 인상을 실시할 가능성도 있다. 빵·아이스크림·과자 등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장에선 이미 도미노 인상이 시작됐다.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 업체들은 올해 이미 상반기부터 발효유, 치즈 등 유제품 가격을 올렸고, 최근엔 컵커피 제품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이달 들어 매일유업은 ‘바리스타룰스’와 ‘마이카페라떼’ 등 컵커피 제품 14종에 대해 11%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고, 남양유업도 ‘프렌치카페’ 등 컵커피 11종을 대상으로 편의점용 제품에 한해 출고가를 7~12% 올렸다. 동원F&B도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덴마크 오리진’ 등 컵커피 6종 제품 가격을 이달부터 인상했으며,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도 컵커피 제품 가격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정부는 업계에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인해 유업계가 큰 폭의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이번 인상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멸균유 수입이 3만 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유업계에서 큰 폭의 가격 인상은 힘들 것으로 예측한다”며 “식품가격에 영향이 큰 흰 우유는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업체들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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