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노리는 이커머스…차별화 전략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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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노리는 이커머스…차별화 전략 통할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11.08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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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경기도 김포시에 위치한 신세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 ⓒ안지예 기자

이커머스 업체들이 빠르게 재편되는 시장 속에서 저마다 생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 양강 기업을 제외한 업체들의 경우 위기감이 나날이 커지면서 인수합병(M&A)과 다양한 협업 시도가 끊이질 않고 있다. 경쟁 심화로 차별화된 콘텐츠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가운데, 추격 업체들의 사활을 건 카드가 얼마나 통할지 이목이 쏠린다.

플랫폼 고도화에 협업·인수합병까지

11번가는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직구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론칭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Amazon Global Store)는 국내에서 손쉽게 미국 아마존의 다양한 상품을 쇼핑할 수 있게 했다. 론칭 이후 한국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국내 수요에 맞는 판매 상품 구성을 확대했고, 배송 기간도 영업일 기준 평균 6~10일에서 4~8일로 단축했다.

모회사 SK텔레콤과 협업을 통한 회원 유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이커머스 서비스에 특화된 구독 상품 ‘우주패스 슬림’을 출시했다. 아마존 해외직구 무료배송 혜택과 아마존 해외직구 5000원 할인 쿠폰 1매, 11번가 SK페이 2000 포인트 등 대략 3만 원 상당의 혜택을 월 29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위메프는 플랫폼 고도화에 나섰다. 강조한 수식어는 ‘메타쇼핑’이다. ‘큐레이션’과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수집·분석하는 ‘메타데이터’ 기술을 더한 개념이다. 지난해 12월 회사 측은 “23만 개 쇼핑몰, 총 7억 개 상품에서 추출한 메타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쇼핑으로 진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때 쿠팡·티몬과 함께 3대 소셜커머스 업체로 불렸지만 존재감이 미미해졌고, 이제 메타데이터에 기반을 둔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송 위메프 대표도 플랫폼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하 대표는 기존 위메프 강점으로 여겨지던 ‘특가 큐레이션’만으로는 현재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보고, 이용자 편의를 위한 기술력 강화에 더욱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애플 본사 출신 이진호 최고기술책임자(CTO)의 합류와 김동민 최고제품책임자(CPO) 영입도 같은 맥락이다. 김 CPO는 2017년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합류해 토스증권 창립멤버이자 이사회 보드멤버로 활약했다. 토스에서는 서비스 기획자로서 초보 투자자가 주식투자에 쉽게 입문할 수 있는 서비스 전략을 마련했다.

티몬은 새 주인을 찾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업체 큐텐이 티몬을 인수했다.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이 보유한 티몬 지분 100%와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는 형태다.

당초 티몬은 ‘콘텐츠 커머스’를 정체성으로 내걸고 새로운 시도에 나섰지만, 큐텐에 인수된 이후엔 해외직구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씨와 이베이가 합작해서 세운 회사로, 국내에서는 직구몰로 잘 알려진 업체다.

후발주자인 SSG닷컴과 롯데온은 모기업의 적극적인 지원과 계열사 간 시너지가 차별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 따르면 상반기 SSG닷컴의 시장 점유율은 3.1%, 롯데온 점유율은 1.7%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SSG닷컴은 이마트가 인수한 G마켓을 비롯해 기타 신세계 오프라인 계열사들과 얼마나 시너지를 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G마켓과의 영역 정리도 그 일환이다. SSG닷컴은 오픈마켓 사업을 정리하고 프리미엄에, G마켓은 오픈마켓의 장점인 상품 구색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유료멤버십 ‘스마일클럽’에 오프라인 계열사 혜택까지 추가해 통합 효과를 내기 위한 작업도 준비 중이다. 

롯데도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롯데쇼핑은 최근 영국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온라인 그로서리 주문과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Ocado Smart Platform) 도입과 운영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악전고투 속 시행착오 언제까지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에 빠졌다. 한때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떠오르면서 가치가 급상승했지만, 엔데믹 전환과 함께 서서히 시장 성장도 둔화돼 가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반기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률은 전년 대비 10.3%로 지난해 상반기(16.1%)보다 성장률이 축소됐다. 증권가에서도 오는 2023년 온라인 시장 성장률은 8.8%로, 본격적인 한 자릿수 성장 구간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 두 업체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두 회사는 현재 각각 시장점유율 20% 내외를 기록하며 확고한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쿠팡과 네이버를 제외한 이커머스 업체들은 나머지 시장에서 ‘악전고투’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대부분 막대한 누적 적자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선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무리한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생존을 도모하는 전략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특성상 한 번 뒤처지면 몇 배의 투자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경쟁 구도가 뒤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협업과 M&A가 증가하는 양상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단기간 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승자독식이 가속화되며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아직까지 시너지를 발휘하기엔 협업 초기 단계인 경우가 많고, 시행착오를 겪는 기업들이 많아 향후 판도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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