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국 설움 한국전쟁과 김정은 도발 [역사로 보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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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 설움 한국전쟁과 김정은 도발 [역사로 보는 정치]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2.11.13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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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한미동맹 맹신하면 안 된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명철 기자]

휴전협상 당시 사용했던 책상 문화재청
휴전협정 조인식에 사용했던 책상 ⓒ문화재청

약소국은 서럽다. 냉엄한 국제 질서에서 힘이 없으면 항상 무시당한다. 그게 현실이다. 냉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낳은 사생아다. 미국과 소련은 강대국 간 전쟁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체험했다. 굳이 선수끼리 싸울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리인을 내세우면 됐다.

첫 번째 희생양이 한국이다. 마침 30대 철부지 독재자 김일성이 전쟁을 못 일으켜서 안달복걸이다. 스탈린은 철부지를 달래며 때를 기다렸다. 미국과 서방이 모르게 핵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에 침투한 클라우스 푹스와 같은 독일계 공산주의 과학자 스파이들 덕분에 1949년 8월 핵실험에 성공했다.

스탈린은 한국전을 결심했다. 미국과 대등한 핵을 보유했고, 막대한 재래식 무기와 백전노장의 병력을 보유한 소련군을 믿었다. 반면 미국은 나홀로 핵보유국이라는 착각에 빠져 재래식 무기를 감축했고, 세계 최강의 미군을 거의 무장해제시켰다. 특히 일본에 주둔한 미군은 게이샤 치맛폭 포로가 돼 흥청망청 유흥을 즐기기에 바빴다. 한국전 초기 북한군에 참패한 미24사단이 이를 증명한다.

스탈린은 노련한 전략가였다. 전쟁에 애걸복걸하던 김일성을 모스크바로 초청해 한껏 부추기며 전쟁을 허락했다. 중국 마오쩌둥에게도 전쟁 협조를 지시했다. 마오는 못마땅했다. 대륙 통일을 목전에 뒀지만, 신생국으로서 할 일이 태산처럼 쌓였기 떄문이다. 허나 어찌 하겠는가? 스탈린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김일성은 의기양양했다. 소련과 중국의 허락도 받았는데 마침 미군도 철수했다. 마침내 1950년 6월25일 38도선에 포성이 울렸다.

초반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순식간에 낙동강까지 진격했다. 부산 함락이 눈 앞에 왔다. 하지만 맥아더를 미처 생각지 못했다. 중국 대륙 공산화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맥아더 장군은 인천상륙작전으로 한순간에 전세 역전에 성공했다. 김일성은 만주로 줄행랑을 쳤다. 오죽했으면 자신의 승용차 소련제 지스(ZIS) 리무진을 내팽개칠 정도로 급박한 야반도주였다.

마오가 나섰다. 압록강과 두만강에 미군이 존재하는 꼴을 볼 수 없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마오뿐만 아니라 한족 왕조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조일 7년 전쟁떄도 명이 무리한 파병을 감행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었다.

또다시 전세가 역전됐다. 무장 게릴라였던 중국군이 세계 최강 미군을 초토화시켰다. 국군은 지리멸렬하며 패했다. 서울이 다시 적 치하에 넘어갔다. 핵공격을 주장하던 맥아더는 전격 해임됐다. 다행히 또 한명의 전쟁영웅 리지웨이 장군이 전황을 급수습해 38도선 일대에서 지리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미국은 한국전이 장기화되자 부담이 커졌다. 영국 등 맹방의 반대로 확전은 할 수 없었다. 전쟁영웅 아이젠하워도 종전을 공약으로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제는 한반도에서 신속히 손을 터는 출구전략이 절실했다. 중국과 지겹고도 역겨운 휴전 협상을 2년 넘게 진행했다. 민주주의 국가 한반도 통일이 무산되는 순간이었다.

휴전 협상 중 전장에서는 무의미한 희생자만 늘어났다. 희대의 악마 김일성과 스탈린, 마오쩌둥이 만든 지옥의 희생자들이었다. 미국과 소련 등 강대국들은 이 더럽고 추한 전쟁에서 하루빨리 탈출하고 싶었다. 한민족이 죽어가는 게 중요치 않았다. 자신들의 이익이 더 보장될 수 있는 조건 충족이 최우선 순위였다. 전쟁은 교착 상태에 더욱 빠져 들어갔다.

노회한 정치가 이승만 대통령이 이를 간파했다. 북진통일과 반공포로 석방으로 미국을 뒤집어 놓았다. 한 마디로 환장할 지경이었다. 미국 입장에선 노친네의 망령기가 넘치는 몽니였지만, 한민족에게는 신의 한수였다. 결국 미국은 한미상호조약을 체결하며 휴전할 수 있었다. 이승만이 미국을 믿지 않고 슬기롭고 현명하게 다룰 줄 알았던 덕분이었다.

ⓒ제20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한미동맹 맹신해서는 안 돼ⓒ제20대통령실

미국이 러시아와 비밀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자 미국이 푸틴과 평화협정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과의 협상 불가를 천명했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이익보다는 실질적인 대주주인 미국의 이익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이번 전쟁은 사실상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이다. 미국 무기를 가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와 싸우고 있다. 한국전 당시 우리 국군처럼 말이다. 경제 위기에 빠진 미국이 막대한 전쟁비용을 무한정 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러 협상에 의해 결말이 날 공산이 크다. 약소국의 숙명이다.

한반도도 불안하다. 북한 독재자 김정은이 미사일 도발을 즐기고 있다. 대북 강경책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무력시위치고는 지나칠 정도다. 휴전 이후 최초로 NLL이남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고,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도 쐈다. 북한 김일성 왕조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이다.

한미동맹이 굳건하다. 아직까지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미국은 한반도 안정이 필요하다. 일본 방위를 위해선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은 한국보다는 일본이 더 중요하고 친하다는 진실이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약소국의 숙명을 깨닫지 않으면 구한말 망국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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