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증가…피해 보장하는 보험 수요도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아동학대 증가…피해 보장하는 보험 수요도 ‘↑’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2.11.17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험업계도 발맞춰 관련 상품 출시
개별 가입 보험…보장 한계는 숙제
시민·전문가 “정부지원 필요” 강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국내 아동학대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아동학대 발생시 피해 보장이나 변호사 선임비를 지원하는 보험이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아동학대 유형별 사례 현황 그래프. ⓒ국가통계포털

아동학대 관련 피해를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보험사들이 아동학대와 관련한 보장을 담은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와 시민들은 개별 가입보다는 정부 차원의 지원 또는 보험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시사오늘>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11월19일)’을 앞두고 아동학대 관련 보험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고, 앞으로의 보험 방향성을 살펴봤다.

보건복지부가 8월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2021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의심사례 건수는 2017년 3만 923건에서 2021년 5만 2083건으로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아동학대 행위자 유형을 살펴보면 유치원 교직원, 초중고교 직원, 학원 및 교습소 등 가정 외 보육기관에 속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2017년 3096명, 2018년 3636명, 2019년 4623명으로 증가했다. 다만 2020년은 2612명으로 급감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가정 외 보육기관 등 운영이 제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후, 사회 전체가 코로나19 사태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거리두기도 완화된 2021년엔 3206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최근에도 아동학대 의심 사건이 발생해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도 화성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원장이 생후 9개월 원아의 얼굴에 베개를 덮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학생 30여 명에게 단체 체벌을 가한 교사가 자치단체에 신고되기도 했다.

이처럼 아동학대 사건이 불거지면서 이를 염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다. 이순하(65)씨는 “사회가 변하면서 이런 사건이 많이 생겨나는 것 같다”며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강현욱(47)씨 역시 “안타깝게 생각한다. 취약 지역의 아동은 이를 보호해줄 수 있는 보험 같은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와 관련한 보험에 이미 들었거나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40대 여성 A씨는 아동학대가 걱정돼 직접 찾아보고 H사의 태아보험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30대 여성 B씨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들을 유치원에 맡기게 되는데, 항상 마음이 조마조마해서 관련 보험 상품을 찾아보려고 했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역시 이러한 우려에 발맞춰 관련 보험 상품을 개발했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아동학대피해(친족제외)를 보장하는 ‘하나 슬기로운 자녀생활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보험은 후유장해, 민사소송을 제기했을 때의 변호사 선임비 등을 보장해준다.

AXA손해보험도 ‘(무)AXA더좋은자녀보험’ 상품을 통해 가정 외에서의 피해에 관해 보장해주고 있다. 특약을 살펴보면 학교 및 유아원 생활 중 발생한 상해후유장해와 학원 등에서 제3자에 의해 물리적 폭력행위를 당함으로써 신체에 피해 입은 경우를 보장해준다. 직접적으로 아동학대 언급은 없지만 관련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이나 삼성화재, KB손해보험 역시 특약을 통해 후유장해, 변호사 선임비 등을 보장해주고 있다.

아울러, 관련 업계에선 아동학대와 관련해 특약 형식으로 보장하는 보험이 출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리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의 막말을 고발하는 초등학생의 진술서. ⓒ연합뉴스

이 가운데, 아동학대 피해보장 보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사회가 변화하며 직장 문화 등에서 변화가 많이 생겨났지만, 아동을 양육하는 문화에서는 변화가 더디다”면서 보험의 경우, 개인이 개별적으로 가입하기보다는 정부와 부모가 함께 하는 국가 차원의 보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집 교사로 1년 정도 근무했던 박지영(28)씨도 “(관련) 보험이 있다면 가입할 생각을 하겠지만, 개인 혼자 부담하는 것보다는 정부와 유치원·어린이집이 같이 비용을 부담하는 보험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타인의 신발 신어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