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지배구조 재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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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그룹,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지배구조 재편 ‘속도’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2.11.23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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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경영효율화 등 긍정적 효과 ‘↑’
경제시장 불안정성·상법규정 불명확은 리스크
하림 때도 비슷한 우려 나왔지만 재편에 ‘성공’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 중으로 포괄적 주식교환을 체결했다. ⓒ메리츠증권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 중으로 포괄적 주식교환을 체결했다. 일각에서 경제위기 등을 이유로 우려를 표하지만, 메리츠금융은 이번 자회사 편입 결정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메리츠금융그룹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는 메리츠증권 CI이다. ⓒ메리츠증권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추진 하는 등 성공적인 지배구조 재편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대외적 경제 여건과 제도적 미비 리스크 등이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3일 메리츠금융그룹 등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지난 21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완전 자회사 추진을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 계획을 공시했다.

포괄적 주식교환이란 자회사가 되는 회사(화재·증권)의 발행 주식 총수를 지주회사(메리츠금융그룹)로 전부 이전하고 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주주들은 지주회사가 되는 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배정받아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다.

메리츠금융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자본 재배치, 내부 임직원의 원활한 의사소통, 급변하는 경영환경 대처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레고랜드 사태, 흥국생명 사태 등 자본 시장 혼란이 큰 상황이다. 또, 고금리 추세, 시중자금 불균형, 자본시장 ‘신뢰리스크’ 등 금융 시장 불안정성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리라 전망했다. 고물가로 민간소비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는데 서비스‧공공요금을 중심으로 당분간 높은 물가 수준이 유지되리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메리츠금융그룹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증권과 화재의 당기순이익이 1조 3600억 원 정도로 안전성을 확보한 만큼 긍정적 평가가 높다. 이와 관련, 메리츠금융지주는 규제자본 요건을 충족했고 발생 가능한 반대매수 청구권을 감당할 수 있는 이익 체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화재는 금리가 오를 때 양호한 당기순이익 흐름을 보이고, 증권은 금리가 하락할 때 상대적으로 양호한 당기순이익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렇기에 경영효율이 개선돼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의 기댓값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메리츠금융지주는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이는 각 사의 최근 3개년 주주환원율 평균(지주 27.6%, 화재 39.7%, 증권 39.3%)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메리츠그룹 포괄적 주식교환 결의에 대한 한신평의 의견’ 보고서에서 지배구조 개편시, 그룹의 자본 효율화가 개선되고 수익구조 안정성이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과 관련, 상법상 주식교환과 관련해 명확한 규정이 없는 점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윤소연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의 ‘주식의 포괄적 교환의 실무상 쟁점’ 논문에 따르면 상법상 △주식교환 시 완전자회사가 되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대상회사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주식교환일까지 그 가격에 대해 합의하지 않는 경우 그 주식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대상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와 같은 주가연계사채 및 주식매수선택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이는 신속하고 효과적인 기업구조조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도 증권 업종의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포괄적 주식교환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향후 강화된 주주환원율, 경영효율이 개선되며 지주 주주도 교환비율의 불리함을 상쇄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한 자사주 처리 계획에 대해서도 김 부회장은 “자사주는 합병 전에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 소각할 예정”이라며 “3년 이상의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NS홈쇼핑이 하림지주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등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계획에 엔에스쇼핑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보고서에서 해당 포괄적 주식 교환은 상법상 주주총회의 특별 결의를 얻어야 하는 사항으로 향후 승인 안건이 부결돼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로는 해당 안건이 의결돼 올해 3월 말 NS홈쇼핑이 상장 폐지되고 같은 해 4월 조직개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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