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강렬한 ‘소형SUV’ 역사…10년의 ‘각축전’ [옛날신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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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소형SUV’ 역사…10년의 ‘각축전’ [옛날신문보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2.11.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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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국지엠 트랙스가 처음 도입…이후 르노 QM3·쌍용 티볼리가 불지펴
2017년 현대차·기아 가세로 폭발적 성장…경쟁 심화 속 고객 선택지 확대 의미
2020년 정점 찍은 후 하향세…노후화·단종 여파 속 내년 신차효과 본격 기대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소형 SUV는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첫 차 구매 고객들의 가장 중요한 기준점으로 자리잡았다. 과거 경차와 소형차가 주름잡았던 엔트리카 시장을 점령한 셈이다. 하지만 소형 SUV가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불과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간과할 수 없는 시장이 바로 소형 SUV 시장이다. 국산차 기준 10개가 넘는 모델들이 각축전을 벌였고, 연 20만 대 규모로 급성장하며 강렬한 족적을 남겼다. 이번 〈옛날신문보기〉에선 소형 SUV 내수 시장의 짧지만 강렬한 역사를 재조명하며, 그 속에서 존재감을 떨친 모델들을 되짚어봤다.

 

시작은 트랙스, 불쏘시개는 QM3·티볼리가 맡아


지난 25일 시승한 쉐보레 트랙스 1.4 가솔린 터보 모델의 모습. ⓒ 한국지엠
지난 2019년 기자가 시승한 쉐보레 트랙스 1.4 가솔린 터보 모델의 모습. ⓒ 한국지엠

국내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자동차 세상이 열렸다. 소형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소형 SUV가 국내 최초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제주도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에서 새로운 개념의 ULV(Urban Life Vehicle)신차 ‘쉐보레 트랙스(Trax)’ 신차발표회를 갖고, 25일부터 국내 판매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2013년 2월 20일자 〈매일경제〉 창조자 트랙스, 한국지엠 ‘구세주’될까

국내에 소형 SUV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곳은 한국지엠이다. 2013년 소형차 아베오의 플랫폼을 공유한 SUV '트랙스'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면서 소형 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전에도 북미 등 해외 기준에서의 '소형' SUV를 언급하긴 해왔으나, 준중형SUV인 투싼이나 중형SUV 싼타페까지 포괄하는 개념이어서 경계가 모호했던 것이 사실이다.

트랙스 출시는 당시 어려웠던 한국의 경제 상황과도 맞물려 실속있는 작은 차에 대한 니즈를 창출했다. 경기 불황과 고유가로 인해 씀씀이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차체에 작은 엔진을 단 세분화 모델들이 나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QM3는 11월까지 1만6014대가 판매돼 출시 1년 만에 해외 제작 차종 최다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QM3는 11월만 하더라도 3430대를 판매해 내수 시장을 이끌었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 측은 이달 상품성을 개선한 2015년형 QM3를 선보이며 폭발적인 인기세를 내년까지도 이어갈 계획이다.

2014년 12월 1일자 〈아주경제〉 르노삼성, ‘QM3’ 내세우더니…벌써 지난 해 판매 실적 넘었다

트랙스가 출시된 2013년 연말에는 르노코리아가 해외 모델인 르노 캡처를 'QM3'라는 이름으로 판매(출고는 이듬해 3월부터 돌입)하기 시작한다. 높은 시장 잠재력과 함께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하다는 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트랙스부터가 이미 출시 첫해부터 8064대를 판매고를 올리며, 이를 입증했다.

'수입산' 감성을 덧댄 QM3는 소위 대박을 터뜨린다. 2014년 한해 동안 당초 목표치인 8000대의 두 배가 넘는 1만8191대를 판매한 것. 물론 경쟁을 벌인 트랙스도 2014년 연간 1만 대 판매고를 넘어서며 지속 성장을 이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참전 의지를 불태우는 업체들도 추가로 나오기 시작했다.

2015년 출시한 '티볼리'의 성공 신화를 오는 3월 출시하는 '티볼리 에어'가 이어간다. 지난해 가장 핫한 자동차뉴스 중 하나는 아마도 소형 SUV 급성장일 것이다. 그 중심에 2015년 1월  출시한 '티볼리'가 있었다. (중략) 소형(B 세그먼트)SUV 시장에서 2015년 내수 4만5021대를 판매하며 No. 1브랜드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2016년 2월 23일자 〈일요서울〉 쌍용차 '티볼리' 성공 '티볼리 에어'가 잇는다

2015년 연초부터 쌍용차 '티볼리'가 가세했다. 이때부터 소형 SUV 시장 규모는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같은해 7월에는 디젤 모델과 동급 최초의 4륜구동 모델을 선보이며 고객 선택 폭을 넓혔고, 2016년에는 티볼리 롱바디(파생형)격 모델인 '티볼리 에어'까지 추가로 내놓기에 이른다. 

현대자동차·기아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이 저마다의 대표 소형 SUV 모델을 갖추며 경쟁을 본격화했다. 여성 고객 유입 활성화를 비롯한 시장 반응도 더욱 뜨거워졌다. 실례로 티볼리 판매량은 2015년 출시 첫 해만 4만5021대에 달하는 기염을 토했고, 2016년에도 5만6935대로 재차 뛰어올랐다.

 

다급해진 현대차·기아, 신차 공세로 재차 판 키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코나 출시 당시 행사 무대에 직접 올라 상품 설명을 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코나 출시 당시 행사 무대에 직접 올라 상품 설명을 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출시를 위해 본격적인 생산라인 구축에 돌입한다. 내년 상반기 선보일 현대차 소형SUV는 다양한 최첨단사양으로 무장해 쌍용차 티볼리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와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 '크레타', 중국과 유럽에 'ix25' 등 현지 전략차종 소형SUV를 판매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라인업에는 소형SUV가 없다.

2016년 12월 26일자 〈파이낸셜뉴스〉 현대차, 소형 SUV시장 내수진출 시동

소형 SUV 시장에 선보여지는 모델들이 일제히 시장 안착에 성공하다보니, 늑장을 부렸던 현대차·기아도 서둘러 관련 신차 출시 준비에 열을 올리게 된다. 그 결과물로 2017년 6월과 7월 연달아 현대차 코나, 기아 스토닉을 선보인다. 특히 코나 출시 때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당시 부회장)이 직접 무대에 오를 정도로 전폭적 힘이 실렸다. 이는 소형 SUV 시장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공략 시장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한 대목이다.

소형SUV 붐이 일면서 완성차 5개사 모두 각각의 대표 모델들을 앞세워 본격적인 경쟁 레이스에 올랐다. 2016년 10만 대 수준까지 성장한 소형 SUV 시장은 2017년 판이 더욱 커져 14만3368대에 이르렀고, 33.6%라는 경이적인 성장률까지 기록했다. 티볼리의 1위 수성전과 트랙스·QM6의 추격, 코나와 스토닉의 신차효과는 다양한 얘깃거리를 만들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SUV 차급이 세분화된다. 기존 소형 세단과 해치백을 대체하는 소형 SUV 신차가 잇달아 출시되며 기존 차종과 판매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서열 정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중략) 베뉴와 SP가 출시되면 소형 SUV만 총 6종을 보유하게 되는 현대·기아차로서는 각 차종간 서열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9년 5월 8일자 〈데일리안〉 ‘소형 밑에 소형’ 현대·기아차, 소형 SUV 세분화

소형 SUV 시장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현대차·기아의 공세는 더욱 거세진다. 우선 기존에 선보였던 친환경 전용 모델 '니로'(2016년 3월)에 더해 2018년 코나 전기차(EV) 모델인 '코나 일렉트릭'을 추가로 내놓으며 소형 SUV 시장 내 친환경 트렌드를 이끌었다. 

여기에 2019년 초에는 쏘울 풀체인지 모델을 소형 SUV로 재정의하면서 세를 불렸다. 같은 해 7월부터는 기아 셀토스와 현대차 베뉴 등 신차 2종을 공식 출시하기에 이른다. 소형 SUV 시장에만 6종의 모델을 거느리는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내부 판매 간섭 우려를 사기는 했지만,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점은 긍정적으로 비춰졌다. 물론 타사 경쟁 모델들을 견제해 시장을 장악하려는 야욕이 묻어났다.

 

성장률 둔화에도 여전히 매력적 시장으로 자리매김


사전계약을 진행 중인 2023년형 XM3의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2023년형 XM3의 모습. ⓒ 르노코리아자동차

완성차 후발주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SUV 신차 효과를 앞세워 반등에 성공했다. (중략) 르노삼성 XM3는 지난 3월 말까지 총 1만7263대의 누적계약대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트레일블레이저도 사전계약대수만 6000대를 넘긴 것으로 전해져 충분한 판매확대 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0년 4월 1일자 〈시사오늘〉 “역시나 믿을 건 신차 뿐”…코로나 악재에도 꽃길 걷는 XM3·트레일블레이저

완성차 업체들간의 소형 SUV 시장 각축전은 2019년 연간 판매 규모를 18만 대 수준(18만4274대)까지 키워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점차 시장 트렌드가 대형화, 프리미엄화 추세로 넘어가곤 있었지만, 소비 양극화에 따라 소형 SUV 수요는 여전히 건재했다. 

이에 발맞춰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도 신차 투입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기존 모델들의 노후화와 경쟁력 상실을 단숨에 회복할 수 있는 카드로 받아들여졌다. 2020년 2월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3월엔 XM3가 시장에 나왔다. 두 모델의 출시 첫 해 판매량은 트레일블레이저 2만887대, XM3가 3만4091대에 달할 정도로 큰 흥행을 이뤘다.

소형 SUV 시장은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2020년 연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20만 대 고지(21만3349대)를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도 성장세를 지속한 것은 물론, 정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다.

(중략) 기아도 쏘울과 스토닉 등을 조용히 단종했다. 시장 수요가 높은 SUV 형태 차량임에도 국내 판매가 신통치 않아서다. 두 차종은 수요가 높은 해외에서 판매를 그대로 이어간다. 쏘울은 올해 1월 생산을 완전히 종료했다. 2019년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불과 2년 만에 이례적으로 빠른 단종을 결정했다. 국내에서 단종한 스토닉도 해외에서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지만, 국내 재출시는 미정이다.

2021년 3월 30일자 〈전자신문〉 현대차·기아, 국내서 안 팔리는 車 잇달아 단종…'선택과 집중'

소형 SUV 시장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쏘울과 스토닉이 단종되는 아픔을 맛봤다. 브랜드 내 판매 간섭 영향과는 상관없이 자체 판매량이 크게 떨어져 존재감이 사라진 만큼, 수익성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이전처럼의 신차 확대 대신에 옥석 가르기가 본격화됐다. 시장이 성숙기를 맞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올해 들어서는 르노 캡처(QM3)이 단종됐다. 소형 SUV 시장은 기존 11종에서 8종 경쟁 체제로 슬림화, 재편 조치됐다. 소형 SUV 효시 모델인 트랙스도 세월의 무게를 비켜가진 못했다. 부평 2공장 폐쇄와 함께 단종을 맞으면서, 10월까지 재고 물량 판매가 이뤄졌다. 결론적으로, 소형 SUV 시장 시판 모델이 7종까지 줄어든 셈이다.

‘연비 끝판왕’으로 불리는 기아(000270) 니로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가운데 가장 높은 복합연비를 앞세워 침체한 소형 SUV 시장을 되살릴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략) 소형 SUV 시장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나·베뉴·니로·셀토스·트레일블레이저·XM3·티볼리 등 지난해 주요 SUV 판매량은 13만5690대로 전년 대비 31.5% 감소했다.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온 소형 SUV 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2022년 1월 17일자 〈이데일리〉 ‘연비 끝판왕’ 신형 니로 등판…소형 SUV 구원투수될까

지난해 시장 규모도 14만 대(13만9997대)로 떨어졌다. 일부 신차들을 제외한 소형SUV 시장 전반의 모델 노후화 여파과 함께 반도체 수급난, 물량 부족 등의 어려움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경형 SUV 캐스퍼가 시장 수요를 양분한 점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때문에 소형 SUV 시장이 올해도 감소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오는 2023년엔 반등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진다. 연초 출시된 2세대 기아 니로와 올해 11월 투입된 XM3 하이브리드 모델이 신차 효과를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적체돼있던 대기 물량이 풀리면 판매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나 2세대 모델 출시 계획까지 잡혀 있어 추가 기대감을 높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형SUV 시장의 인기가 점차 식어가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경제성을 따지는 첫차 고객들과 세컨드카 고객들에겐 중요 선택지 중 하나"라며 "점진적인 친환경 차종 증가를 통해서도 시장 수요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기아 니로가 소형 SUV 시장의 '스테디셀링카'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연 평균 판매량을 넘어서는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 기아 브랜드의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도 유의미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아 니로가 소형 SUV 시장의 '스테디셀링카'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연 평균 판매량을 넘어서는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 기아 브랜드의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도 유의미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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