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토’의 보험업 진출…기대와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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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토’의 보험업 진출…기대와 우려 교차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2.12.02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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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보험업계 ‘혁신 바람’ 일으키나 기대감
플랫폼 특성 살려 우월적 지위 구축 후 남용 우려
충분한 설명 부족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빅테크 플랫폼의 보험업계 진출에 기존 보험 시장에 혁신을 가져오리라는 기대와 불완전판매, 우월적 지위 남용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시사오늘 유채리 기자
빅테크 플랫폼의 보험업계 진출에 기존 보험 시장에 혁신을 가져오리라는 기대와 불완전판매, 우월적 지위 남용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시사오늘 유채리 기자

빅테크 플랫폼의 보험업계 진출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일 보험업계와 빅테크 업계에 따르면 빅테크 플랫폼의 진출로 보험시장에 혁신이 생겨나리라는 기대와 함께, 빅테크의 보험시장 독점과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보험시장에 혁신을 불러올 수 있지만, 동시에 독점적 지위를 구축·남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보험은 수요자(소비자)와 공급자(보험 회사 등)의 정보 비대칭이 심한 시장이다. 적은 정보량에 더해 어렵고 복잡한 약관이 보험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인다. 서로 간의 의사소통 어려움은 분쟁으로 이어지고는 한다. 보험 관련 민원은 전체 금융민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금융감독원의 ‘2022년 상반기 금융민원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 중 보험 권역이 59.7%를 차지한다. 중소서민 권역 16.2%, 금융투자 12.7%, 은행 11.4%와 비교된다.

대부분의 산업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대면 영업 비중을 키웠지만, 보험 산업은 여전히 대면 비중이 크다.

빅테크 플랫폼이 보험업계에 진출하면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시켜주고 보험 상품과 관련한 상담·가입을 디지털로 전환해 편리성을 높여주리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빅테크의 진출이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오고 소비자 피해가 커지리라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빅테크 플랫폼이 보험업계에서 우월적 지위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남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네이버의 쇼핑 서비스, 카카오의 택시업 진출 등 시장 잠식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불완전판매란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나 해당 상품의 위험 가능성 등 고객에게 꼭 알려야 할 것을 알리지 않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온라인 특성상 수요자와 공급자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며 단순 상품 비교·추천이라는 이유로 플랫폼이 과실을 책임지지 않아 소비자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월적 지위 우려에 대해 빅테크 플랫폼은 공감하면서도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 보인다. 빅테크 플랫폼 한 관계자는 “보험업에 진출해도 종신보험이나 외화보험 판매가 안되고 자동차 보험도 (제대로) 팔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월적 지위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우월적 지위 점하고 있는 것은 기성 보험사”며 “만약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가 있다면 이미 상품을 판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에 무조건적인 반대는 아니지만, 각 빅테크의 서비스 이용자가 상당하기에 이를 오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중개 서비스에서 수수료를 높여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모든 상품을 공정하게 비교·추천하기보다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플랫폼은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다른 빅테크 플랫폼 관계자는 “플랫폼은 보험을 소개하고 비교하는 역할이다. 계약을 플랫폼 안에서 하지 않기에 불완전판매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정보가 하나도 없는데 설계사 만나는 거랑 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 만나는 거랑은 다르다”며 오히려 불완전판매율을 낮춰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빅테크 플랫폼 관계자 역시 기존 보험상품 설계와 가입에서의 불완전판매 리스크를 플랫폼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험업계는 플랫폼의 보험업 진출로 불완전판매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이야기한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상품 설명이나 가입자가 알아야 할 게 (명시된다 할지라도) 보험사가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어떻게 인지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어떤 상품을 구매하거나 회원가입을 할 때, 약관이 제공되지만 이를 꼼꼼히 읽어보지 않고 가입하기 쉽다. 그렇기때문에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고 해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1일 ‘보험분야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이러한 우려에 대한 대책을 포함시켰다.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음성녹취 등을 대체하는 계약자 답변·확인 로그기록 등 증거자료 보관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우월적 지위 남용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플랫폼과 기존 판매 채널 간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규율 체계 마련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카오페이의 경우, 불완전판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러 장치를 만들려고 하며 대면이나 전화용 상품보다 온라인용 상품 위주로 중개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모습이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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