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초단위 요금제 지나친 생색
SKT, 초단위 요금제 지나친 생색
  • 이해인기자
  • 승인 2010.03.08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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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 부당이득금 안받는게 자랑?"
회사측 "땅파서 장사하나" 적반하장격 막말도
'소비자 무지 이용은 괜찮나' 소비자 반발
SKT가 국내 이동통신업체로는 처음으로 ‘초당 과금제(초단위 요금제)’를 실시해 그동안 불가피하게 발생했던 낙전요금이 사라지게 됐으나 지나친 생색내기로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은 SKT가 스스로 이 제도를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방통위와 감사원이 시정권고와 지시를 각각 내려 국내 업체 중 처음 시행한 것에 불과하고, 더구나 시행에 앞서 무려 5개월 전부터 광고를 내보내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여기에 SKT 관계자는
▲ SKT가 초당과금제 시행과 관련 지나친 생색내기로 소비자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SKT는 시행 5개월전부터 광고를 내는 등 발빠르게 대처했으나 실제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적어 'SKT 마케팅의 승리'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 시사오늘
“초당과금제를 시행해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에 “누군 땅 파서 장사하냐. 땅 파면 돈이 나오냐”는 등의 막말을 서슴지 않는 등 도덕적 기업으로 알려졌던 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T(대표 정만원)는 지난 3월1일부터 국내 이통사로는 처음으로 ‘초당 과금제’ 실행에 들어갔다. 초당 과금제는 기존 1도수(10초)당 18원을 부과하던 체계에서 1초당 1.8원을 부과하는 요금체계다.
 
초당 과금 도입으로 1도수요금시 발생했던 소위 ‘낙전요금’의 발생을 막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불가피한 손해가 줄어들게 됐다. ‘낙전요금’이란 사용자가 11초, 12초, 20초를 사용하더라도 똑같이 2도수의 요금을 지불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요금이다.
 
예를 들어 기존 1도수 과금 체계에서는 11초를 사용하였더라도 20초 요금인 36원(18원2도수)을 지불해야해 9초에 해당하는 낙전요금인 16.2원이 발생했었다. 하지만 초당과금 체계가 도입돼 11초에 해당하는 19.8원(1.8원11초)만 지불하면 된다. 초당과금제 시행으로 낙전요금인 16.2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초당과금제 시행은 수년전부터 소비자 단체와 감사원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사항인데다 국내 이동통신 점유율 1위(50.7%)인 SKT가 앞장서 시행한다는 점에서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선 ‘너무 이른 광고 시작’, ‘대대적인 마케팅도구로 사용’ 등을 들어  ‘SKT 마케팅의 승리’, ‘너무 생색낸다’는 등 원색적 비난을 사고 있다.
 

◇ 기업에겐 손해?

SKT는 초당과금제 시행으로 손해를 본다며 엄살이다. 연간 2000억원 정도의 수입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SKT가 초당과금제를 시행함으로써 “손해’를 본다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은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는 반응이다. 엄밀히 따지면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사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요금을 받았으므로 기업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몇 천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해온 것을 토해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SKT가 앞으로 엄청난 금액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연간 수십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기업에서 어찌보면 ‘부당이익’이었던 것을 오랫동안 포기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난이 크다.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www.ppomppu.co.kr)의 한 회원이 게시판에 올린“1초과금 원래부터 해야 됐던 거 아니냐”, “왜 이렇게 생색내냐”냐고 쓴 글에는 다른 네티즌들도 댓글을 다는 등 동조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글에“당연한걸 가지고 선심쓰는척하는 것(ID:챠노찬호)”, “근데 원래 이게 정상 아닌가요(ID:달려보자잇힝)”라며 덧글을 달았다. 또 네티즌 ‘희망과 꿈’은 “우리나라가 원래 그렇죠 뭐, 당연히 해줘야하는걸 안해주다가 해주면서 생색내기”, “부당해도 어쩔수 없이 써야하는 입장이니”라며 신세를 한탄했다.

블로거들도 난리다. 미디어 비평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네티즌 'hangil'은 본인의 블로그에 "1초단위 요금 생생내는 SKT, 낯짝 참 두껍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으며 본문에 "겨우 그 정도 해놓고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라며 대단한 방안을 내놓은 것처럼 생색을 내는 SKT. 정말 철면피가 따로 없다"며 비난했다.
 

◇ 고작 800원가지고 뭘...

SKT가 초당과금제 시행으로 1년에 포기해야 하는 금액을 가입자 수로 나누면 가입자당 약 800원(한달기준) 남짓이다. 이를 두고 “부당하게 과금 되던 것을 이제 정상적으로 부과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한 달 800원 남짓의 돈은 실질적인 요금인하방안이 아니다”라는 강경한 반응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SK텔레콤 강현성 매니저는 “누군 땅 파서 장사하냐”, “700~800원 땅 파서 나오는 것 아니지 않느냐”며 “사용자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혜택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이지 않다는 말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되레 화를 냈다.

이번 초당과금제 도입을 두고 녹색소비자연대는 아예 초당과금을 포함 다른 이통사들의 요금인하 방안 역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많다며 방통위의 이통사 요금인하방안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
 

◇ 초당과금제, 이미하고 있는 것 아닌가

SKT가 초당과금제를 시행하기에 앞서 5개월이나 빨리 광고를 시작했다는 것도 얌체 마케팅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SKT는 작년 9월 방통위의 이통사 요금인하 방안 발표가 끝난 직후인 9월말 경부터 신문광고를 진행하고 약 한 달 뒤부터는 TV광고를 진행해 속보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초당과금제 시행을 앞두고 각 언론에서 보도가 나가자 소비자들은 ‘원래 시행하고 있는 것 아니었냐’며 의아해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서 한 네티즌이 초당과금 시행에 대한 기사를 올리자 “광고를 6개월 전부터 하는 건 공정거래법 위반 아닌지(ID:구름조각 한)”, “광고를 한 6개월 전부터 하는 개센스(ID:CaTo)”, “과연 6개월 전을 두고 전야라고 할 수 있는가(ID:tk56)”, “잘 보이지도 않는데 3월 시행이라고 써놓고 죽어라 광고하는 행태가 꼭 보험회사들 광고 중간에 조그맣게 갱신해야 된다고 써놓고 약 올리는 것이랑 똑같네요”, “SKT가 선행해서 움직이는건 바람직하나 시작부터 욕먹을 짓했네요” 등 이른 광고를 비난하는 덧글이 쇄도했다.
 
하지만 SKT측은 3월부터 시행이라고 표시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발뺌했다. 작년 11월 경 한 네티즌이 ‘트위터’를 통해 이른 광고에 대해 지적하자 SK담당자는 ‘위법 사실이 없으므로 답변은 드리지 않겠다’는 등 적반하장 격 대응을 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밉상’ 행보에 미운오리로 찍혀버린 SKT.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SK그룹 캠페인에 혹시 먹칠이나 하지 않을까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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