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짙게 바른 LCC,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반등 노린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립스틱’ 짙게 바른 LCC,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반등 노린다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12.09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항공, 코로나19 전보다 비즈라이트 탑승객 2배 이상 늘었다
에어프레미아·플라이강원 등 LCC '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 추세
프리미엄, 이코노미比 수익률 33%↑…비즈니스比 6% 높았다
이코노미보다 비싸지만…경기 불황에 '돈 버는 기계'된 이 좌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비즈니스(상급좌석)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도입하고 있다. ⓒ사진제공 = 제주항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비즈니스(상급좌석)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도입하고 있다. ⓒ사진제공 = 제주항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비즈니스(상급좌석)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도입하고 있다. 기존 비즈니스석이나 이코노미석 대비 수익률이 높은 데다, 최근 탑승률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 경기 불황 심화 속 합리적 비용으로 사치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하는 ‘립스틱 효과’ 현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 비즈라이트 탑승객 2배 늘어…LCC 속속 도입中


최근 국내 LCC 업계는 엔데믹 국면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겨냥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제주항공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비즈라이트’ 탑승객을 분석한 결과 약 5700명이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비즈라이트 탑승객의 절반 이상이 인천~클락 또는 인천~마닐라 등 평균 비행시간 4~5시간 정도의 중거리 노선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특히 운항거리가 상대적으로 긴 노선에서 편리한 여행을 원하는 40~50대 고객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며 “내년에 도입할 차세대 항공기 B737-8에도 비즈라이트석을 일부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플라이강원도 지난달 도입한 4호기(A330-200)의 총 260석 중 18석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으로 채워 넣었으며, 에어프레미아 역시 최근 도입한 309석짜리 기종(B787-9)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56석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불경기에 “돈 버는 기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비즈니스석보다 좌석 간격이 좁아 불편하고, 이코노미석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경영 효율성을 추구하는 LCC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처럼 ‘애매한’ 좌석이 수요자와 공급자로부터 인기를 끄는 이유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경기 불황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보고서 갈무리(CIRIUM, “Can Premium Economy drive)future airline growth?”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비즈니스석보다 좌석 간격이 좁아 불편하고, 이코노미석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는 경영 효율성을 추구하는 LCC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처럼 ‘애매한’ 좌석이 수요자와 공급자로부터 인기를 끄는 이유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경기 불황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보고서 갈무리(CIRIUM, “Can Premium Economy drive)future airline growth?”

기존 이코노미석만 운영하면서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던 LCC들이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 빠진 이유는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 항공분야 연구기관 시리움(Cirium)이 발표한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항공사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가?’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에서 평방미터당 수익이 가장 높은 객실이다. 이코노미 대비 33%, 비즈니스 대비 6%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루프트한자그룹의 최고 고객 책임자 해리 호메이스터는 지난 2019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 대해 “돈 버는 기계”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다만, 수요자 측면에선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비즈니스석보다 좌석 간격이 좁아 불편하고, 이코노미석보다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도 이처럼 ‘애매한’ 좌석이 인기를 끄는 배경으론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침체기에 진입한 점이 꼽힌다.

불황기엔 샤넬·입생로랑 등 명품 화장품 브랜드에서 가장 저렴한 상품인 립스틱의 매출이 급격히 뛴다. 최저비용으로 사치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가심비’ 제품이나 서비스가 주목을 받는 것이다. 이를 경제 용어로 ‘립스틱 효과’라고 한다. 

한국항공협회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서도 프리미엄 여행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수록, 항공사들은 프리미엄 이코노미 객실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중요한 수익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코노미 운임에 할증료를 더 추가한 가격으로 장거리 노선에서 괜찮은 편안함을 제공받을 수 있다면 이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 때문에 간격이 충분히 확보된 좌석을 선호하는 경향도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시리움은 앞선 보고서에서 “미국 메이저 항공사들은 이미 대부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을 위한) 항공기 개조를 완료했고, 계속해서 예정돼 있다. 앞으로 항공사들은 광폭동체에 최신형 IFEC와 충전 설비가 탑재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확장하고 이를 새로운 시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