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산 한신더휴’에 쏠린 눈…“미분양 시 여럿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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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 한신더휴’에 쏠린 눈…“미분양 시 여럿 곤혹”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12.19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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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의 분양 성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수선한 부동산 시장 분위기 속에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진행되는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사업인 만큼, 미분양·미계약 물량이 대거 발생 시 여러 업체들이 흔들릴 여지가 있어서다.

오는 20일 1순위 청약 접수가 이뤄지는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는 경북 포항 북구 학산동 일대에 조성될 예정인 1455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 정식 사업 명칭은 '포항 학산근린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 공동주택 신축공사'로, 포항 지역 3대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하나다. 예상 사업비는 약 80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2017년 포항시는 해당 사업 시행자로 부산 지역 건설사인 협성건설을 선정했다. 이후 협성건설은 사업 추진을 위해 학산도시개발이라는 업체를 2019년 11월 설립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학산도시개발의 주주는 협성건설(33.33%), 부동산 관련 용역업체 아주씨앤디(30.00%), 권○○ 등 기타개인(36.67%)이다. 여느 개발사업 시행자와 마찬가지로 학산도시개발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장기·단기차입금을 통해 운영됐다.

지난해 학산도시개발은 부산 지역 지방은행인 BNK금융그룹의 자회사인 BNK저축은행과 BNK캐피탈, MG새마을금고를 대주주로 둔 M캐피탈(엠캐피탈, 구 효성캐피탈), 그리고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참저축은행, 한화저축은행, 디비저축은행 등 금융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사업에 속도를 냈다. 이 과정에서 부산 지역 건설업체인 삼정기업 계열사인 삼정이앤시가 차입금 보증을 서며 잠시 시공사로 나서기도 했다. 차입금 담보로는 협성건설, 아주씨앤디, 기타개인 등 주주들의 주식이 활용됐다.

이어 지난 7월 학산도시개발은 한신공영으로 시공사를 변경(계약금 3700억 원)했으며,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산파크제일차를 세웠다. 같은 달 학산파크제일차는 학산피에프제일차, 학산피에프제이차를 설립해 투자자들을 모았다. 한신공영은 지난 9월 '타인에대한채무보증결정' 공시를 내고 학산파크제일차의 PF 대출 관련 연대보증을 섰다고 밝혔다. 채권자는 학산피에프제일차와 광주은행, MG새마을금고이며, 채무금액은 1350억 원, 보증한도는 1755억 원 규모다.

지난 3분기 한신공영 분기보고서에는 '제공처 학산피에프제일차 외 41, 보증금액 1755억 원'이라고 PF 보증 내역이 명시돼 있다. 앞선 학산도시개발의 자금 조달처 중 대부분이 '학산피에프제일차 외 41'에 이름을 올렸을 여지가 상당해 보인다.

정상적인 시장 환경이라면 평범하다고 평가되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사업장이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10월 3995가구에서 11월 4604가구로 늘었다. 집값 역시 하락세다. '포항자이'의 경우 분양가 대비 수천만 원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공사인 한신공영이 구설수에 오르내린 점도 리스크로 다가온다. 지난달 한신공영은 연 수익률 65%에 채권이 거래돼 부도설에 휘말린 바 있다. 지난 3분기 연결기준 한신공영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3.12%, 95.30%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12.78%에서 올해 9월 말 228.48%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현금·현금성자산은 22.95% 줄었으며, 미청구공사는 84.50% 늘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흐름을 유지했다. 수요자들이 청약통장을 사용하길 망설일 수 있을 만한 대목이다.

망설임을 느낄 요인은 하나 더 있다. 바로 분양가다.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의 분양가는 84㎡ 중고층 기준 약 5억 원으로 책정됐다. 지역민들의 반응은 '마지막 3억 원대 아파트라고 광고를 하더니 결국 5억 원', '포항 땅값이 수도권보다 쌀 텐데 분양가는 수도권급', '포항 대장 아파트들이 3억 중반~4억 초반인데 미분양 확정', '여기 들어갈 바에 물량 남은 환호 힐스테이트로 간다' 등 회의적이다.

이와 관련, 지역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항시에서 한때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민간공원 특례사업인 데다, 영남 지역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사업이다. 더욱이 사업 수립과 토지 수용 단계에서부터 말이 많이 나왔던 곳"이라며 "미분양·미계약 물량이 많이 나오면 여러 회사와 사람들이 곤욕을 치를 공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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