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시장은 어쩌다 3개사가 독점하게 됐을까…이동통신의 역사⑥ [옛날신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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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시장은 어쩌다 3개사가 독점하게 됐을까…이동통신의 역사⑥ [옛날신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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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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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독점 논란에도…SK텔레콤, 신세기통신 인수 승인
SK 빈자리 채우려 생긴 신세기통신, SK에 흡수돼 사라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자유기고가)

신세기통신이 SK텔레콤에 흡수되며 역사속에서 사라졌다. ⓒ시사오늘 김유종
신세기통신이 SK텔레콤에 흡수되며 역사속에서 사라졌다. ⓒ시사오늘 김유종

대한민국의 이동통신 시장은 어쩌다 3개 회사 체제로 굳혀졌을까?

010으로 핸드폰 번호가 통합되기 이전, 핸드폰 번호만으로 통신사를 알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SK텔레콤 011, KT는 016, 신세기통신 017, 한솔통신 018 그리고 LG텔레콤이 019라는 식별 번호를 사용했다. 이처럼 한국에는 식별번호 기준으로만해도 5개의 통신사가 존재했다.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그리고 KT의 자회사 한국통신프리텔이 한솔통신을 인수하기 전까지는.

1999년 말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합병하고, 2000년 6월에 한국통신프리텔이 한솔M.com(한솔 PCS)을 인수함으로써 우리나라 이동통신시장은 3각 경쟁체제로 정리됐다. 이 외에 하나로통신, 파워콤, 온세통신 등 다양한 이동통신업체들이 존재했지만 모두 인수합병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99년 12월 18일자 매일경제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1999년 12월 18일자 매일경제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SK텔레콤, 신세기통신 인수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한다. 

SK와 포철은 신세기통신을 SK텔레콤에 넘긴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인수배경에 대해 “세계적으로 이동통신업계가 인수합병으로 대형화하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5개사가 지나치게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9년 12월 18일자 매일경제

삐삐에서 카폰으로, 그리고 휴대전화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이동통신 업체들의 전쟁은 세계적인 흐름 중 하나였다. 한국 역시 그 경쟁을 피할 수는 없었고, 국내 시장에서는 신세기통신이 제일 먼저 통신사업을 SK텔레콤으로 넘기는 결정을 한다. 

신세기통신은 등장부터 특이했다. 선경그룹의 대한텔레콤, 그러니까 SK그룹의 SKT가 정치적인 문제로 사업권을 반납한 것이 신세기통신이 생기는 시발점이 됐다. 사돈인 노태우 정부 시절 제2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된 데 대한 특혜 문제가 제기되면서 사업자 선정이 김영삼 정부로 넘어갔다. 이때 선경의 빈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이 심화됐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나서 재계 자율로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일단락 됐다. 

심사 평가에서는 포철과 코오롱이 각축을 벌였고, 결과적으로는 포철이 1위를 차지했다. 전경련은 포철의 신세기이동통신을 지분 15%를 가진 주도사업자로 최종 선정했고, 코오롱에 14%의 지분을 배정했다. 또, 대표이사는 포철에서, 부사장은 코오롱에서 맡았다. 

이렇게 신세기이동통신은 1994년 5월, 정식 출범했다. 출범 당시 국내 주주는 포철과 코오롱 외에도 242개 기업이 포함됐다. 미국 에어터치 커뮤니케이션즈와 사우스웨스턴 벨, 퀼컨 등 3개의 외국 주주도 참여했다. 

하지만 이중 선경그룹(SK그룹)은 없었다. 당시 선경은 공개입찰을 통해 추진되는 한국이동통신 주식 매각에 참여해 지배주주가 되겠다며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았다.

어찌됐든 신세기통신은 세계 최초 CDMA 이동통신 서비스 개통(1996년), 무선인터넷 i-touch 사용서비스 개시(1999년) 등의 사업을 이어갔다. 그러다 코오롱이 일부 지분을 에어터치로 넘기려 하자 SK그룹이 주식을 매수한 것이 M&A로 이어졌다. 향후 IMT-2000 사업, 인터넷 사업 등에서 라이벌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1999년 12월 18일자 동아일보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1999년 12월 18일자 동아일보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신세기통신 코오롱지분 SK텔레콤서 인수 추진

이동통신업계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011)이 신세기통신(017)의 지분인수를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 지분 인수전에 가세함으로써 신세기통신의 경영권을 둘러싼 포항제철과 보다폰에어터치사간 경쟁은 새 국면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의 지분을 확보하면 PCS를 제외한 이동전화 서비스 시장에서 압도적 강자가 돼 내년으로 예정된 IMT2000사업권 획득에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다폰측도 그동안 적극적으로 코오롱 지분 매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SK텔레콤과 치열한 인수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1999년 12월 18일자 <동아일보>

1999년 12월 18일은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로 경제지면이 핫했다. 같은날 쏟아진 두 개의 기사를 통해 SK텔레콤이 코오롱의 지분을 인수하게 된 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두 기사는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같은 내용을 담았지만, 시각이 조금 달랐다. 매일경제는 세계적 흐름에 따른 것이라는 SK텔레콤의 주장을 담았고, 동아일보는 SK텔레콤이 보다폰에어터치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번 인수를 강행한 것이라는 분위기를 풍겼다. 게다가 SK텔레콤이 지분을 매입하면서 향후 통신업계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예견도 포함됐다. 

신세기통신 인수는 코오롱이 신세기통신 지분 전량(23.53%)를 1조691억 원(주당 2만8500원)에 포철에 매각하고, 포철이 지분 전체를 SK텔레콤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 포철은 지분 전량(27.66%)을 SK텔레콤에 넘겨주고, 포철이 SK텔레콤 지분 6.5%를 받는 형태를 취했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 지분 51.19%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고, 포철은 SK텔레콤의 3대 주주가 됐다.

당시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3.2%, 신세기통신이 14.0% 수준이었다.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 점유율이 57%를 넘게되는 셈이다.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독점 문제로 동종업계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정보통신부는 양사의 합병을 최종 승인했고, 신세기통신은 그렇게 이동통신 시장에서 사라졌다. 

011-017 합병 최종승인

SK텔레콤(011)과 SK신세기통신(017)의 합병에 대해 정부가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

정보통신부는 11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SK텔레콤의 SK신세기통신 합병에 대해 인가 결정을 내렸다. 합병 후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사실상 조건 없이 합병을 승인했다.

정통부 한춘구(韓春求) 정보통신지원국장은 이날 “공정경쟁 및 이용자보호에 필요한 조건을 붙여 SK텔레콤의 합병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밝혔다.

정통부는 단말기 보조금 지급금지, 017 이용자의 요금선택권 보장, 무선인터넷망 개방 등 13개 조항을 승인 조건으로 붙였다. 그러나 후발 PCS사업자들이 요구해온 접속료 차별화, 마케팅비용 규제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SK신세기통신과의 합병작업을 20일까지 마무리할계획이다.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이 합병하면 가입자 1520만명을 보유한 세계 10위권의 휴대전화사업자로 탈바꿈한다.

-2002년 1월 11일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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