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부동산 암흑기 ‘레저’로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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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건설, 부동산 암흑기 ‘레저’로 버틴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12.20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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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 850억 원 투자…"수익성 제고"
건설부문, 매출 확대에도 영업이익 급감
레저부문, 매출 오르고 영업손실폭 감소
"그룹 차원 유료화 전략과 연관 있을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지난 19일 신세계건설은 850억 원 규모 골프장 증설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 시사오늘
지난 19일 신세계건설은 850억 원 규모 골프장 증설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 시사오늘

신세계건설이 레저부문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경기 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발(發) 금리 인상,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 리스크 등으로 건설업 경영환경이 최악으로 치달은 상황에서 위기 돌파구를 레저로 낙점한 모양새다. 일각에선 신세계그룹 차원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9일 신세계건설은 '신규시설투자등' 공시를 내고 오는 2026년까지 골프코스 증설 작업에 총 850억 원(토지비·공사비·간접비 등 포함)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분기 기준 신세계건설 자기자본의 38.0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투자금은 신규 회원권 분양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투자로 신세계건설은 골프장 코스 9홀 증설 등 골프시설 증설·개설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 목적은 '골프장 운영의 효율성·수익성 제고'다. 현재 신세계건설 레저부문은 자유CC, 트리니티클럽 등에서 골프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건설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부문의 짐을 레저부문이 안고 가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신세계건설 건설부문은 2022년 3분기 누적 매출 9499억6725만 원, 영업이익 182억4704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8.78%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원가 방어에 실패하고, 미청구공사가 불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앞날도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일감마저 줄어서다. 신세계건설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3조697억 원에서 올해 9월 말 2조9583억 원으로 3조원 대가 붕괴됐다.

반면, 레저부문은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건설 레저부문은 2016년 123억3000만 원, 2017년 96억8300만 원, 2018년 78억8000만 원, 2019년 62억3300만 원, 2020년 129억1200만 원 등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게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에서 허덕였다. 하지만 2021년엔 영업손실 111억9894만 원으로 손실폭을 줄이는 데에 성공했고, 올해 들어선 지난 3분기 누적 -45억8090만 원까지 방어했다. 이는 전년 동기 보다 손실폭을 약 40억 원 축소시킨 성과다. 같은 기간 매출도 54.27% 늘었다.

대내외 경영환경을 감안했을 때 건설부문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레저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세계그룹과 보폭을 나란히 하는 행보로도 여겨진다. 신세계건설은 부동산 시장이 본격 하락세를 타기 전인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수족관 운영관리업', '공연장·전시장 운영관리' 등을 추가하며 레저부문에 힘을 실은 바 있다. 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온오프라인 완성형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천명한 직후다. 이마트 경영지원본부장, 그룹 전략실 지원총괄을 수행하던 이주희 대표가 2020년 말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로 온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한다. 이 대표 취임 이후 레저부문의 실적이 점차 반등하고 있고, 회사 차원의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신세계그룹의 유료화 전환 전략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마트 등이 유료 멤버십을 본격 도입하고 수익성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건설의 레저부문 강화는 이 같은 유료화 전략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트레이더스 회원, SSG닷컴(쓱닷컴)과 G마켓(지마켓) 스마일클럽 회원 등에게 신세계건설 레저부문이 보유한 레저 인프라 관련 혜택을 주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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