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칼날 피한 롯데쇼핑…쇄신 속 ‘안정’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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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칼날 피한 롯데쇼핑…쇄신 속 ‘안정’ 택했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2.12.20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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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현·나영호 대표 유임…과도기적 시기 체제 유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왼쪽)와 나영호 롯데온 대표 ⓒ사진 제공=롯데

롯데그룹이 혁신에 방점을 둔 정기 인사를 진행했지만 유통 사업 수장들은 예외였다. 주요 계열사 대표 물갈이가 이어진 가운데서도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와 나영호 롯데온 대표는 유임됐다. 안정적인 체제 굳히기로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5일 단행된 롯데의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쇼핑 대표의 변동은 없었다. 강성현 대표와 나영호 대표 모두 오는 2023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데다 업황 부진과 실적 악화 등으로 고전하면서 거취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 ‘신상필벌’ 기조로 새 인물이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업계 관측도 있었지만 신 회장은 이 같은 예상을 깨고 사업 안정화에 중심을 둔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신 회장이 체제 안정을 택한 데는 롯데쇼핑이 한 차례 이미 대대적인 쇄신에 나선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그룹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유통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후 외부 인사 수혈, 전문가 영입 등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강 대표는 롯데의 ‘순혈주의’를 깬 대표적인 외부 인사다. 1998년 프랑스 유통업체 프로모데스그룹과 까르푸에서 근무했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유통·소비재프로젝트 팀장을 맡았다. 2009년 롯데그룹에 입사해 롯데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 2012년 롯데 H&B 대표를 지냈고, 2018년부터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다. 2021년 임원 인사에서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에 선임됐다.

나 대표 역시 이베이코리아 출신으로 2021년 4월 롯데 이커머스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당시 롯데는 대대적으로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실적 부진에 시달렸고, 조영제 전 대표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나 대표는 1996년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입사해 롯데닷컴 창립에 관여한 인연이 있다. 2007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합류해 간편결제 시스템인 ‘스마일페이’, 현대카드와 함께 선보인 전용 신용카드 ‘스마일카드’ 등 사업을 주도했다.

나름의 성과도 나오고 있어 현재 체제를 유지하는 게 낫다는 판단도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의 경우 최근 리뉴얼 작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와인 특화 매장 ‘보틀벙커’ 등을 앞세운 ‘제타플렉스’ 매출이 증가했고, 체험형 콘텐츠에 중점을 둔 점포 리뉴얼도 진행했다. 그 결과 롯데마트는 2022년 1~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420억 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강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슈퍼 사업부 대표까지 겸하게 됐고, 향후 마트와 슈퍼 동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전망이다.

롯데온은 그동안 진행해온 ‘거버넌스 통합’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는 백화점·마트·롭스 온라인 사업 주체를 이커머스 사업부로 통합·이관하는 작업으로, 롯데온의 비용 부담을 키웠다. 아직까지 시장 존재감이 미미하고 실적도 크게 개선되지 못했지만 사업 초기 부담이 해소되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게 회사 측 기대다. 실제 2022년 3분기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 매출은 2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으며, 영업손실은 378억 원으로, 85억 원 개선됐다.

최근엔 온라인 식료품 시장 진출을 위해 영국 오카도와 협력하기로 하면서 향후 주문·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Ocado Smart Platform)을 도입해 온라인 경쟁력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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