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금융지주 회장들… 관치금융·낙하산 논란 반복
스크롤 이동 상태바
떠나는 금융지주 회장들… 관치금융·낙하산 논란 반복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12.26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당국, 우리금융 손태승 거취 두고 ‘말말말’
농협금융 회장엔 이석준 前 국무조정실장 내정
금융노조, 관치금융 옹호성 발언에 규탄성명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임기 만료 예정인 금융지주 회장들이 잇따라 연임을 포기하고 용퇴를 결정했다. 금융권 안에서는 지주회장들의 결정에 금융당국의 압박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은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사진 왼쪽부터),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 NH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회장이다. ⓒ시사오늘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임기 만료 예정인 금융지주 회장들이 잇따라 연임을 포기하고 용퇴를 결정했다. 금융권 안에서는 지주회장들의 결정에 금융당국의 압박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은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사진 왼쪽부터),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 NH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회장이다. ⓒ시사오늘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 회장들이 잇따라 연임 대신 용퇴 결단을 내리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지주) 가운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신한금융과 NH농협금융, 우리금융 등 3곳이다.

이미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2023년 3월 말 임기 만료)과 NH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회장(2022년 12월 말)은 용퇴를 결정했으며,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은 현재 연임 도전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과 하나금융지주 함영주 회장은 이들과 달리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금융권에서는 지주회장들의 잇따른 용퇴 결정 배경에 금융당국의 압박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과 윤석열 정부는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이다. 당국은 용퇴 여부를 밝히지 않은 손 회장을 상대로 노골적 사임 종용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금융권 안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의 용퇴를 두고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고 언급한 점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최고 CEO에게 라임 펀드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게 있다”고 발언 한 것 등을 놓고 사실상 손 회장을 겨냥한 저격성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사임을 종용하는 듯한 발언을 잇따라 내놓은 건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이 연임 도전을 위해 법적 다툼에 나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국의 징계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금융당국의 행보에 대해 금융권 내부, 특히 노조를 중심으로 '정권 입맛에 맞는 낙하산 인사를 임명하고 관치금융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연임이 확실시되던 NH농협금융 손병환 회장의 용퇴 후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것을 두고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제기된다.

이 내정자는 기재부 주요 요직을 거친 전형적인 관료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금융권 인사를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금융노조를 중심으로 한 인식 차가 벌어지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 등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지난 20일 김 위원장이 “관치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라는 발언을 두고 논란이 불붙었다.

이와 관련해 전국금융노조는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융노조 박홍배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가장 큰 위기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정권이 금융사의 자율경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관치금융”이라면서 “아직 늦지 않았다. 정부는 관치금융을 포기하고 자율금융을 추진하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