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인원감축 ‘칼바람’ 속 長壽 CEO 연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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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인원감축 ‘칼바람’ 속 長壽 CEO 연임 ‘물결’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2.12.27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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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모두 연임
조직 안정화 선택…리더십 고려한듯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1인체제 변화
하나증권은 이은형→강성묵 새 얼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증권업계에서 4년 이상 대표이사를 맡은 이른바 장수(長壽) CEO들이 내년 연임에도 성공했다. 사진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연임에 성공한 KB증권 박정림·김성현 사장(사진 왼쪽부터),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사장이다. ⓒ시사오늘 

증시 침체 등으로 실적 악화에 빠진 증권사들이 인원감축에 들어간 가운데 장수(長壽) CEO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사장,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 KB증권 박정림·김성현 사장 등이 사실상 또 한 번 연임에 성공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에 이어 대형 증권사도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리서치사업부 폐지를 결정했으며, KB증권은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감축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동학개미운동 등을 통해 호황을 누린 지난해와 달리 경기침체, 주식 거래대금 감소, 투자심리 위축 등 올해 영업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내년 영업환경 전망도 어두워짐에 따라 장기적으로 체질 개선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주계열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은 CEO 연임을 선택했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은 2018년 1월부터,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사장과 KB증권 박정림·김성현 사장은 2019년 1월부터 각각 회사를 이끌어 온 장수(長壽) CEO로 손꼽힌다. 이들은 오랜기간 조직에 몸을 담아왔다는 점에서 ‘안정’을 선택한 것이다.

어려운 영업환경 속 증권업계에 인력감축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조직을 다지고, 구성원을 다독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연임에 성공한 CEO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각자의 리더십이 존재한다.

먼저,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사장은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정면 돌파한 바 있다. 앞서 정 사장은 지난해 6월 부실 사모펀드와 관련해 총 10개 상품에 대해 투자금 전액 배상을 결정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 100% 배상을 결정한 건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불거진 공매도 관련 논란과 장시간 전산장애 등으로 촉발된 투자자 신뢰 하락은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실리와 투자자 신뢰회복을 위한 자신 만의 카드를 꺼낸 바 있다. 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원금 100% 보상 결정을 내린 것이다. 대신 보상 비용 일부 보전을 위해 하나은행 등을 대상으로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어 옵티머스 관련 사기·배임 혐의도 지난해 말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지으면서 사법 리스크를 해소했다. 당시 정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무혐의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KB증권 박정림 사장은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CEO라는 막강한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강점으로 내세워 여성인재 육성,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앞장 섰으며, 최근 KB증권은 여성가족부 ‘가족친화인증’도 받았다. 또한 본연의 업무인 WM(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어려운 업황 속 성장세를 유지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박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체제로 KB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성현 사장 역시 자신의 사업부문인 IB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DCM, ECM, M&A, 인수금융 등 4개 부문 1위를 의미하는 쿼드클라운을 달성하는 등 IB 부문 전반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이영창 사장이 내년 말 임기 만료로 물러남에 따라, 각자 대표체제 대신 김상태 현 사장의 단독 체제로 탈바꿈한다.

하나증권은 이은형 사장이 약 2년의 임기를 마치고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가 새 얼굴로 전면에 나선다. 임기가 만료되는 이 사장은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그룹글로벌총괄) 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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