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연임 두고 주주 표 대결…최종보스는 국민연금 뒤 靑心
스크롤 이동 상태바
KT 구현모, 연임 두고 주주 표 대결…최종보스는 국민연금 뒤 靑心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12.29 1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T 이사회, 구현모 대표 단독 후보로 결정…내년 3월 주총 통해 확정
국민연금 "KT, 후보 결정 투명 원칙 부합 못해…의결권 행사에서 고려"
10.35% 국민연금 vs. 13.37% 현대차·신한…소액주주 많아 KT 유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결정될 전망이다. 이사회가 신임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구 대표를 확정지었으나, 국민연금공단이 3시간 만에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이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결정될 전망이다. 이사회가 신임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구 대표를 확정지었으나, 국민연금공단이 3시간 만에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 여부가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 ‘표 대결’을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이사회가 신임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구 대표를 확정지었으나, 국민연금공단이 3시간 만에 반대 의사를 표하면서다. 사실상 연임에 제동을 건 셈이다.

최근 구 대표가 배당 확대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신한은행 등 우호세력과 지분교환을 추진한 배경에는 이를 염두에 둔 셈법이 깔려 있었단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친(親)정부 세력인 국민연금의 강행을 기업 주주들이 거스르기 어려울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구현모, 13명 제치고 단독 후보로…"법적 이슈, 연임에 문제 없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최근 복수 후보를 심사한 결과, 구 대표를 차기 단독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연임 우선심사를 총 5차례 진행해 ‘연임 적격’이라는 결과를 내린 뒤 약 2주 만의 행보다. 약 13명의 사내 후보자가 복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심사 결과 제외됐다. 

이사회는 △서비스매출 16조 원 이상 달성 △취임 당시 대비 주가 90% 상승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및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 성과 등을 이유로 구 대표를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또한 국회의원 불법 후원 등 법적 이슈와 관련해서도 정관과 관련 규정 상 차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KT 관계자는 “심사 결과 구현모 대표가 KT의 지속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며 “아울러 이사회는 주요 주주가 요청하는 ‘지배구조 기준과 원칙 정립’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해, KT가 국내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모범 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반대표 시사…현대차·신한은행, 구현모 위한 백기사 될까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0.35%)이지만, 주요 주주는 현대자동차그룹(7.79%)과 신한은행(5.58%) 뿐이다. 나머지는 국내 기관을 비롯해 개인, 외국인 등에 분산됐다. ⓒKT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갈무리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0.35%)이지만, 주요 주주는 현대자동차그룹(7.79%)과 신한은행(5.58%) 뿐이다. 나머지는 국내 기관을 비롯해 개인, 외국인 등에 분산됐다. ⓒKT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 갈무리

그러나 국민연금공단(NPS)은 KT 발표 3시간 만에 후보 결정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주주 의결권 행사에서 이를 고려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오는 2023년 3월 개최될 정기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할 때 반대 투표를 행사하겠다고 시사한 셈이다. 

국민연금은 ‘KT CEO 최종후보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서원주 기금이사는 지난 27일 취임 인사 과정에서 말했던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KT의 결정이)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의결권행사 등 수탁자책임활동 이행과정에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구 대표가 배당 증가를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신한은행 등 우호세력과 지분교환을 추진한 배경에도 이 같은 표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0.35%)이지만, 주요 주주는 현대자동차그룹(7.79%)과 신한은행(5.58%) 뿐이다. 나머지는 국내 기관을 비롯해 개인, 외국인 등에 분산됐다. 

앞서 KT그룹은 올해 1월 신한은행과 지분교환(신한지주 2.08% 취득)을 통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또한 9월 현대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현대차 1.04%, 현대모비스 1.46% 규모의 자사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상호 지분을 취득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선 우호 지분인 현대차와 신한이 KT 편을 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배당 성향을 강조하는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고 직접 참석이 어려운 소액주주 비중이 60%에 육박한 점도 사측에 유리한 편이다. 

다만 부담도 만만찮다. 사실상 현 정부의 뜻을 따르는 국민연금의 의사를 일반 기업들이 거스를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현재 검찰은 구 대표를 비롯한 KT 이사진 전원에 대한 ‘업무상배임’ 혐의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 역시 최근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조사에 나서는 등 정부의 압박이 심화된 상황이다. 

한편, 구 대표는 이날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양자기술 전략대화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는 경쟁하겠다는 게 제 생각이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우리 이사회는 충분한 경쟁 과정이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