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황 장기화 조짐…신사업으로 재도약 포석 [새해 다시 뛰는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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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황 장기화 조짐…신사업으로 재도약 포석 [새해 다시 뛰는 건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3.01.03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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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 산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미국발(發) 통화 긴축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부진, 미중 무역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불투명성이 확대됐고, 고금리와 자산가격 하락, 실질소득 하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바닥을 기고 있다. 코로나19 후폭풍도 기승이다.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경영환경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머뭇거릴 순 없다. 세계는, 시장은, 그리고 시간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는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장애물이 산적해 있어도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한다. 새해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뛰는 대한민국 산업계의 성장엔진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건설투자 부진이 전체 경제성장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부와 국회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pixabay
2023년 새해 최악의 경영환경과 직면한 우리나라 건설업계, 위기를 버틸 성장동력은 수익다각화를 도모할 수 있는 신사업으로 여겨진다  ⓒ pixabay

건설업계가 국내 주택사업이라는 주요 먹거리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대출이라는 돈줄을 사실상 잃은 채 새해를 맞았다. 건설사들은 팔다리가 다 잘린 상황에서 수익성을 방어하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이에 각 업체들은 그간 공을 들여온 신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위기를 버텨내고,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한 모양새다. 부동산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판단 하에 세운 방침으로 풀이된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 PF 대출 리스크 등 거센 하방 압력을 받고 있음에도 건설사들의 시선은 아래가 아닌 위를 향해 있는 것이다.

지난 연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공개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올해 건설 경기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도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 고난의 행군을 지속할 전망이다. 건산연 측은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미분양이 증가했다. 높은 금리 지속과 경기 위축에 따른 투자심리 감소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PF 시장 위축 등으로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며 "건설기업의 수익성은 하락하는 반면, 자금 조달 비용과 생산 비용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각 건설사들은 당분간 건설업 본원 경쟁력 강화보다는 신사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대형·중견 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이를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하고,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둔 바 있다. DL이앤씨(구 대림산업)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탄소자원화 사업 설계·시공·운영 △온실가스배출권 거래 △고압가스 저장·운반 △신기술 관련 투자·관리·운영·창업지원 등을 신규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유통업 △도·소매업 △물류단지개발업 △물류업 △물류창고업 △운수업 △데이터센터업 등을 사업 목적에 새롭게 포함시켰다. 또한 계룡건설산업은 △태양광발전 △전력중개업 △폐기물·부산물 연료화 사업 등을,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기계·물류장비 판매업 △정비업 △부품사업 등을, 신세계건설은 △수족관 운영관리업 △공연장·전시장 운영관리업 등을 각각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보다 한 발 앞서 신사업에 집중한 건설사들도 다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탈(脫)석탄을 공식 선언하면서 태양광, 그린수소·암모니아 프로젝트 등 친환경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했음을 알렸고, GS건설은 신사업부문과 모듈러주택 사업을 다루는 단우드, 수처리시설 사업을 영위하는 GS이니마 등 자회사에 힘을 실어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일부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도 기존 보유한 기술력을 발판으로 SMR(소형모듈원전), 해상풍력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구 SK건설)는 원활한 상장을 위한 환경·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꾀하면서 폐기물처리, 그린수소, 연료전지, 해상풍력, 태양광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이다. 이밖에 대우건설은 해외개발사업과 더불어 UAM(도심항공교통) 분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포스코건설 등도 해외를 겨냥한 신사업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꼽는 신성장동력은 원자력산업이다. 친(親)원전을 선언한 윤석열 정권 출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외수주 지원 등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된 만큼, 건설업체들이 너 나 가릴 것 없이 원전 관련 사업을 국내 주택시장 침체 속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있어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SMR 관련 기술을 보유한 미국 뉴스케일파워사(社)에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SMR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고,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사(社)와 웨스팅하우스사(社) 등을 전략적 파트너로 두고 글로벌 사업 공동참여 작업에 착수했다. 또한 DL이앤씨는 캐나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사(社)와 협약을 맺는 등 차세대 SMR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건설·현대건설·GS건설 컨소시엄은 지난해 4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발주한 총 3632억 원 규모 '수출형 신형연구로·부대시설 건설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신사업을 재도약 포석으로 삼겠다는 전략은 각 업체 CEO들의 2023년 신년사에서도 엿보인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는 "올해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해 지속성장 가능한 회사로의 기본을 다지고, 빈틈없는 사업관리로 경영목표를 달성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지난해 가장 주목할 성과는 SMR 등 차세대 원전기술·해외 신시장 개척 스토리다. 차세대 원전의 독보적 기술력뿐 아니라 최초 실적까지 선점함으로써 국내 패권을 넘어 해외 시장 도전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는 "신사업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핵심 신사업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할 계획이며, 다양하게 추진 중인 다른 신규사업 분야에서도 핵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는 "친환경 및 미래 신성장 포트폴리오를 갖춰야 한다. 철강과 액화천연가스, 산업플랜트 분야의 기술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저수익 사업은 과감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올해는 미래 성장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로 바꿔야 한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 상품 개발에 지속 매진해야 한다"고 했다.

건설사들이 펼치는 이 같은 새해 경영전략의 향방은 유동성 관리 여부가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지속적인 물적·인적자원 투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노사 갈등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는지도 신성장동력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주택사업부문 인력 구조조정과 재배치가 불가피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주도하는 노동개혁 사안까지 맞물린 실정이다. 노사간 상생과 협력을 이루지 못할 시 신성장동력 자체를 상실할 여지가 상당해 보인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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