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확실성 여전…중국 파고 넘어 글로벌로 [새해 다시 뛰는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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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확실성 여전…중국 파고 넘어 글로벌로 [새해 다시 뛰는 화장품]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1.04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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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조사 결과 전망 ‘밝음’…中 회복 호재
체질개선 바탕으로 시장다변화·디지털 전환 속도
성장 둔화와 코로나19 방역 정책 등은 변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 산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미국발(發) 통화 긴축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부진, 미중 무역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불투명성이 확대됐고, 고금리와 자산가격 하락, 실질소득 하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바닥을 기고 있다. 코로나19 후폭풍도 기승이다.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경영환경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머뭇거릴 순 없다. 세계는, 시장은, 그리고 시간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는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장애물이 산적해 있어도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한다. 새해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뛰는 대한민국 산업계의 성장엔진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20일 서울 시내의 한 화장품 매장 ⓒ뉴시스

어려운 한 해를 보낸 화장품업계가 2023년 새해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 코로나19 위기 이후 침체가 계속됐지만 올해 중국 시장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그동안 다져온 체질개선 작업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세계 무대에서 도약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전망’을 조사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 업종은 올해 전망이 가장 밝은 업종 중 하나로 꼽혔다. 

해당 조사에서 새해 매출 전망치를 상대 비교해 새해 업종별 기상도를 분석한 통계를 살펴보면 가장 ‘맑은 업종’은 제약, 화장품, 전기장비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화장품 업종의 연매출은 2%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소비회복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대한상의의 설명이다.  

최근 중국은 강도 높은 ‘제로코로나’ 정책에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 중이다.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방역 완화 정책으로 국내에 중국인 관광객이 유입되고, 중국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 중국 시장 내 한국 화장품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화장품 기업의 실적 개선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전 세계가 격리 의무, 마스크 규제 등을 빠르게 완화해왔지만, 중국만큼은 간헐적인 도시 봉쇄를 지속하면서 화장품업계 타격이 컸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0년 이후 단절됐던 국가 간 이동이 정책적으로 완전히 가능해짐에 따라 이변이 없다면 방한 중국인의 회복 흐름은 2023년 1분기로 앞당겨질 전망”이라며 “중국인의 3년 만의 한국 방문으로 한국 브랜드의 변화된 모습을 접함에 따라 판을 뒤흔들 기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진행해온 경영 효율화 작업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 기업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과 제품 라인을 정리했다. 중국 매출 중 온라인 비중을 끌어올리고 희망퇴직 등을 통해 고정비용도 줄였다. 

변수는 여전히 중국이다. 최근 들어서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보따리상이 다시 입국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우리나라 정부가 중국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가 반발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소비심리 악화도 또 다른 변수다. 올해 전세계적인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국내 역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 현상이 지속돼 소비자들이 지갑을 선뜻 열지 않을 수 있어서다.

반면 일각에선 경기 불황에 색조 화장품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인 ‘립스틱 효과’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15~2021년 화장품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1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시장(2.7%), 미국(2.0%), 일본(2.8%)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고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인 만큼 경기 불황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국내 화장품업계는 어려운 환경 속 시장 다변화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은 후, 오휘, 빌리프 등 럭셔리 화장품과 닥터그루트, 페리오, 피지오겔 등 데일리 뷰티 브랜드의 북미시장 공략을 전개하고 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신년사에서 “해외사업 확대는 지속되고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우 시장과 고객 변화 방향에 맞춰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와 현지 유통기반 확대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북미 시장은 현지 특성에 맞는 브랜드, 제품 준비와 현지 사업 운영 역량 보강에 나설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발표한 ‘위닝 투게더’(Winning Together) 경영 방침을 지속할 전망이다. 주요 전략은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 등이다. 특히 이커머스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화장품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포함한 대부분 화장품 기업들이 지난 3~4년간 비용 효율화 노력을 보였고, 이제는 성과가 조금씩 나와줄 수 있는 시기”라면서 “리오프닝이 가능해진다면 중국 내 화장품 수요는 지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로선 희망고문같지만 중국이 방역 규제를 완전히 해제한다면 소비 경기와는 별개로 화장품 절대 수요량이 증가할 것이라 판단한다”면서 “다만 글로벌 소비 경기가 부진하다면 화장품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미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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