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삼성-SK, 하반기 역전 노린다 [새해 다시 뛰는 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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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보 전진 위한 1보 후퇴…삼성-SK, 하반기 역전 노린다 [새해 다시 뛰는 반도체]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3.01.04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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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S, 1Q -695억 원 예상…SK하이닉스는 -1.3조까지
SK "하반기 반등 기대해"…재고 소진하면 서버용 D램 승부 시작
삼성, 1위에겐 지배력 상승 기회…높은 생산성·현금으로 버티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반도체 업계의 적자 추세는 올해 상반기(1~7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턴 반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국내 반도체 업계의 적자 추세는 올해 상반기(1~7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턴 반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SK하이닉스 뉴스룸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지만 국내 산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미국발(發) 통화 긴축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부진, 미중 무역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불투명성이 확대됐고, 고금리와 자산가격 하락, 실질소득 하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바닥을 기고 있다. 코로나19 후폭풍도 기승이다.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최악의 경영환경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환경이다. 그러나 머뭇거릴 순 없다. 세계는, 시장은, 그리고 시간은 우릴 기다려주지 않는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장애물이 산적해 있어도 멈추지 않고 달려야 한다. 새해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뛰는 대한민국 산업계의 성장엔진을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삼성 DS는 14년, SK는 10년 만에 적자…‘쉬어가는 타이밍’


새해를 맞은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암울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양강(兩强) 삼성전자 DS사업부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적자전환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상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7조3968억 원으로, 2021년 동기 대비 46.7%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분기(11조4062억 원)와 비교해도 35.2%가 감소한 수치다. 

그나마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선방한 편이다. 삼성전자보다 메모리에 편중된 SK하이닉스는 4분기 영업손실 643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직전 분기 기록했던 영업이익(1조7413억 원)에서 급격히 실적이 추락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 상반기(1~7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이 2009년 1분기(7052억 원) 이후 1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DS 사업부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695억 원, 2분기 영업손실 674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지어 BNK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29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1조2900억 원 △2분기 -1조2568억 원 △3분기 -6477억 원 등으로 적자폭을 줄여가다, 올해 4분기 영업이익 2776억 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기대해도 좋아”…SK하이닉스, 승부처로 서버용 D램 선택


SK하이닉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올해 상반기 서버용 D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개발에 성공한 초고속 서버용 D램(MCR DIMM)을 양산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올해 상반기 서버용 D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개발에 성공한 초고속 서버용 D램(MCR DIMM)을 양산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SK하이닉스 뉴스룸

그럼에도 양사는 올해 하반기부턴 크게 반등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4분기부터 오르면서 주가 역시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뉴스룸을 통해 “반등을 기대해도 좋다”며 대놓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50% 이상의 투자 규모 축소와 저수익 제품 위주의 감산으로 상반기를 버티면, 시장 수급이 정상화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원래 반도체 사업이 호황과 불황을 일정 사이클에 따라 반복하는 사업인 만큼, 재고 소진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현재의 공급 과잉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재고 문제가 해결된다면, 반등은 더욱 가까워진다.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의 DDR5 교체 수요와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탈 전망”이라며 “역시 관건은 수요다. 그중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은 반도체 업계의 부진을 만회할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는 지속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올해 처음으로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수요가 모바일용 D램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서버용 D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개발에 성공한 초고속 서버용 D램(MCR DIMM)을 양산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데이터센터 서버에 탑재되는 Enterprise SSD(기업용 대용량 저장장치) 신제품 양산도 시작했다. 

 

삼성전자, ‘불황? 오히려 좋아’…D램 45%, 낸드 35%까지 점유율↑


반도체 불황이 오히려 삼성전자같은 1등 기업들에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불어올 ‘최강 한파’에도 삼성전자는 내심 미소 지을 수 있다는 소리다. ⓒ삼성전자 뉴스룸
반도체 불황이 오히려 삼성전자같은 1등 기업들에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불어올 ‘최강 한파’에도 삼성전자는 내심 미소 지을 수 있다는 소리다. ⓒ삼성전자 뉴스룸

반도체 불황이 오히려 1등 기업들에게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올해 상반기 불어올 ‘최강 한파’에도 삼성전자는 내심 미소 지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불황은 2위권 이하 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면서도 1등 기업들의 지배력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의 감산과 설비투자 축소 속에 시장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경쟁사들이 올해 생산과 투자를 모두 줄이는 반면,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시장 입지는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증권은 오는 2024년 삼성전자의 디램과 낸드 시장 점유율이 금액 기준으로 45.7%, 35.7%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반도체 생산성이 20~30% 정도 높고, 현금 동원력도 우세한 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메모리 반도체 감산은 없다”며 기존과 같은 운영 방식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포트폴리오 중 파운드리 부문을 강화하거나, 비(非)모바일 제품군 비중을 키우는 것도 삼성전자가 올해 추진할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GAA 기반 공정 기술 혁신을 지속해 오는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HPC △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 △5G △IoT 등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해, 오는 2027년까지 모바일을 제외한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키워 갈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반도체 섹터 김영건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중국 락다운 상황도 내년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도 조금씩 늘어날 것”이라고 거들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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