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결국 상장 연기…‘IPO 한파’ 충격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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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결국 상장 연기…‘IPO 한파’ 충격 계속되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1.05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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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상장 연기”
이커머스 기업가치 하락 우려에 고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컬리 CI ⓒ사진 제공=컬리

컬리가 결국 상장을 잠정 보류했다. 이커머스 업계 성장에 힘입어 기업공개(IPO) 준비에 박차를 가했지만, 계속되는 증시 한파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번 여파로 상장을 준비 중인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의 우려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컬리는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한국거래소(코스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무기한 보류다. 컬리 측은 “지난해 이커머스 업계 평균을 크게 뛰어넘는 성장을 이뤘다”면서 “계획 중인 신사업을 무리 없이 펼쳐 가기에 충분한 현금도 보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상장을 재추진하는 시점이 오면 이를 성실히 안내토록 하겠다”고도 설명했다.

그동안 업계에선 컬리의 증시 입성 도전을 두고 부정적인 전망이 적지 않았다. 점차 둔화되는 온라인 시장 성장률, 누적된 적자,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 악화 등으로 인해 기업 가치가 하락할 것이란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럼에도 컬리는 상장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보여왔다. 앞서 컬리는 2021년 10월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간을 공동대표 주간사로 선정하고, 2022년 3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후 5개월 만인 8월 22일 심사를 통과했고, 오는 2월 안에 상장을 마칠 것으로 예측됐다.

일각에선 컬리가 경기 상황 악화로 상장을 잠정 연기한다는 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컬리 측은 공식 부인한 바 있다. 당시 컬리는 “IPO 철회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정해진 기한 내에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작업에도 집중해왔다.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 외의 식품군을 적극적으로 늘린 게 대표적이다. 뷰티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도 그 일환이다. 뷰티컬리에선 글로벌 뷰티 브랜드, K뷰티 브랜드 상품을 새벽배송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여행, 가전 등 상품 취급에도 나섰다.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해 매출을 늘리고,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하지만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컬리의 몸값은 점점 하락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컬리는 기업가치 4조 원 이상을 인정받았지만 증시 침체가 계속되며 최근 장외시장 기준 시가총액은 1조 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컬리가 상장을 추진하던 당시는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비대면 소비가 급격하게 늘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장밋빛 전망이 계속되던 때였다. 또한 쿠팡이 2021년 미국 증시 입성에 성공하면서 경쟁 이커머스 업체들도 상장 러시에 나섰다. 

이번 컬리의 상장 보류로 업계 전반 분위기도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업계에선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이 걸린 컬리의 상장 과정을 예의주시해왔다. 상장을 준비 중인 SSG닷컴은 이미 시장 상황을 고려해 상장을 급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상반기, 11번가는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이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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