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결선투표제’는 흥행 보증수표다 [김자영의 정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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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결선투표제’는 흥행 보증수표다 [김자영의 정치여행]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1.06 17: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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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투표제’로 1위·2위 역전 가능성…반전 드라마 쓰일까
안철수·윤상현·김기현·나경원·유승민에 윤핵관 연대도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오는 3월8일 있을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데요.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예측이 더 어려워지는 만큼 ‘흥행’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사진은 1970년 당시 전당대회에서 대통령후보로 지명된 DJ에게 악수를 건네는 YS. ⓒ시사오늘(사진=김영삼 자서전 제공)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2개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여소야대 상황으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 들어설 지도부는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만큼, 3·8 전당대회의 결과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행’도 예상되는 듯합니다. 

흥행 이유로 주목해 볼 것은 ‘결선투표제’입니다. 최근 여당은 18년 만에 ‘70 대 30’이었던 당심 대 민심 반영 비율을 당원 100%로 변경한 데 이어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못할 경우 1위·2위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하도록 결정했습니다. 

현재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은 안철수, 김기현, 윤상현, 조경태 의원, 나경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인데요.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앞서고, 전체적으로는 유승민 전 의원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의원)’,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로 주목받은 김 의원 행보와, ‘수도권 출마론’에 공감한 안철수·윤상현 연대 가능성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대통령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 우려와 여론을 수용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고요. 

후보 간 연대를 누구와 하느냐, ‘최종 2인’이 누가 되고, 결선 투표제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이냐 등 많은 변수가 있어 결과도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정치사적으로도 ‘결선투표제’ 실시로 1차 투표에서 2위였던 후보가 2차 투표에서 1위로 올라서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사례가 있습니다.

 

1970년·1979년 ‘결선투표’서 2위 후보가 1위 역전


1970년, 신민당이 박정희에 대항할 대선후보를 선출할 때였습니다. 김영삼(YS)은 과거 야당이 나이 많은 후보를 지명한 점을 비판하며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김대중(DJ)과 이철승의 가세로 경선은 40대 기수 3파전으로 압축됐습니다. 

당 주류 세력이었던 유진산계가 김영삼(YS)을 지원함에 따라 1차 투표 결과는 885표 중 YS 421표와 DJ 382표로 YS가 39표 앞섰습니다. 두 후보 모두 과반(443표)에 못 미치기에 결선투표를 진행했는데요. 여기서 반전이 있었습니다. 

YS 지지를 약속했던 이철승이 DJ에게로 마음을 돌린 겁니다. DJ가 884표 중 458표, YS 410표로 역전극이 펼쳐졌습니다. 국민들은 야당의 젊은 지도자가 후보로 나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DJ는 7대 대선에서 박정희 정부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자신이 고민해 만든 정책을 과시했죠. 

1979년 신민당 전당대회에서도 결선투표를 진행해 반전 드라마가 펼쳐진 바 있습니다. 박정희 정부는 강한 대여 투쟁에 나선 YS가 신민당 총재가 되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막후에서 이철승을 밀었죠. 신민당 내에서도 이철승 지지가 많아 우위로 점쳐졌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결선투표에서 11표 차 역전이었습니다. 이철승은 1차 투표에서 751표 중 292표로 YS(267표)에 25표를 앞섰습니다. 곧바로 진행된 결선투표 결과 YS 378표, 이철승 367표를 획득하면서 11표 차로 승리가 뒤바뀝니다. 

당시 후보들 간 연대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3위였던 이기택이 YS를, 4위였던 신도환이 이철승과 손을 잡았습니다. 당시 이기택도 이철승에게 표를 줄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명분 면에서 ‘반(反)유신’과 선명 야당 회복을 내세운 YS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이 전당대회 결과는 후에 부마 항쟁으로도 이어지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후보 간 연대, 합종연횡에도 불구 1차 투표의 결과가 2차 투표 결과가 같게 나타난 사례도 물론 있습니다. 15대 대선에선 이인제 당시 후보가 이회창 대세론을 꺾지 못했죠. 하지만 ‘반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결선투표’의 묘미가 아닐까요. 3·8 전당대회 향방이 주목됩니다. 

여야간 대립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뒷담화’는 현 정치 상황을 75년 간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봤습니다. <시사오늘>은 세번째 주제로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선투표제’는 흥행 보증수표인가’를 살펴봤습니다. 다음주 금요일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주>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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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진 2023-01-14 03:11:07
안에 내막은 없이 결과만 기사를 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