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압박은 잘못”…”이재명은 수사 받아야” [설 민심②-영남]
스크롤 이동 상태바
“나경원 압박은 잘못”…”이재명은 수사 받아야” [설 민심②-영남]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3.01.23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조차 “나경원 압박은 선 넘은 것”
이재명 수사엔 “이재명 물러나야 검찰개혁 주장에 진정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설 민심에 주목합니다. 여당에서는 초선 의원들의 ‘나경원 비판 연판장’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친윤계(윤석열) 일각에서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한 데 이어 초선들까지 나선 건데요. 파열음이 거세지자 더는 분열되면 안 된다는 경고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중입니다. 야당에서는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가 2차 검찰 소환 통보에 응하면서 향후 수사 향방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습니다. 정치적 탄압 vs 정당한 수사 논쟁도 여전합니다. △나경원 찍어내기 논란 △이재명 검찰 수사 공방. <시사오늘>이 선택한 설 민심 이슈인데요. 서울→영남→호남 순으로 전해봅니다. <편집자 주>

 

1. 나경원 불출마 압박 논란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연합뉴스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의 잘못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연합뉴스

명절 때마다 민심을 취재하다 보면, 지지 정당과 이슈에 대한 입장이 정렬(alignment)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국민의힘 주장에,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더불어민주당 주장에 공명(共鳴)하는 식입니다. 때문에 지지 정당이 다른 시민들에게 질문을 던지면, 정반대의 답이 나오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설에 만난 시민들은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비슷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당대표 불출마 압박이었습니다. 대통령실이 친윤(親尹) 후보에게 힘을 싣기 위해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하는 것은 옳은 행태가 아니라는 답이 대다수였습니다.

경남 진주시에서 만난 70대 남성 정모 씨는 “나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지만, 이번에는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여당 정치인 하나를 저렇게 대놓고 망신주고 무시하는 건 처음 본다. 검사 출신이라 그런가 정치 생리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60대 여성 박모 씨도 “나경원 정도면 좋은 사람 아닌가. 누구를 시키려고 그러나”라면서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대통령실에서 김기현 의원을 낙점했다는 소문이 있다’고 첨언하자 “김기현? 나경원이 나은 거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구 출신이라는 50대 남성 김모 씨 역시 “가면 갈수록 윤 대통령이 도를 넘는다”며 “나경원한테는 왜 저러고, 또 아랍에미리트 가서는 왜 쓸데없는 소리를 하나”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홍준표가 아깝다”고 입맛을 다셨습니다.

50대 여성 오모 씨 또한 “김기현은 좀 약하지 않나”라면서 “윤 대통령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원들이 좋다는 사람을 대통령이 억지로 못 나오게 하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40대 남성 서모 씨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윤 대통령이 좀 실망스럽다”면서 “누가 봐도 당에 개입하는 건데 계속 자기는 당이랑 관계없다고 하는 게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아랍에미리트 가서도 (기분이) 붕 떠가지곤 말실수를 하고…. 대통령이랑 어울리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가 됐어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나 전 의원의 ‘욕심’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역시 대통령실의 행태에는 비판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30대 남성 박모 씨는 “무슨 위원장(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리 받을 때 당대표는 안 나오겠다고 암묵적으로 약속이 됐던 거 아닌가. 괜히 욕심 부리다가 저렇게 된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대통령이 저렇게 나서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2. 이재명 검찰 수사 논란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대장동·위례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답변도 정당과 무관하게 일관적 답변이 나왔습니다. 검찰 수사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며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응답자도 있었지만, 그 역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검찰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경남 진주시에 거주하는 70대 정모 씨는 “지금 나오는 혐의가 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나온 건데 정치보복이니 뭐니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하는 게 맞지, 야당 당대표라고 혐의가 있어도 넘어가야 하나”라고 반문했습니다.

60대 여성 박모 씨도 “야당 당대표가 검찰에 불려간 게 역사적 사건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역사적으로 야당 당대표 중에 이렇게 다양한 의심을 받던 사람이 있었나”라면서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정치에서 퇴장을 해야 나라가 좀 조용해질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구 출신의 50대 남성 김모 씨도 “민주당 경선 할 때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것들이고, 정황상 이재명이 관련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우니 결국 법원에 가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문제라고 본다”며 “정치적으로 자꾸 야당 탄압이니 뭐니 할 게 아니라 죄가 없으면 당당하게 수사를 받고 법원에 가서 심판을 받으면 될 일”이라고 했습니다.

40대 남성 서모 씨 역시 “대통령선거 지고 바로 보궐선거 나온 거 자체가 자기가 켕기는 게 있으니까 방탄 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라면서 “이재명에 대한 의심은 이재명 스스로가 만든 거지 검찰 탓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30대 남성 박모 씨는 “이번 사건을 보면서 검찰이 정말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검찰의 과도한 권력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이재명이 당대표가 되면서 검찰 개혁을 주장하면 이재명 구속을 막기 위해서 떠드는 것처럼 된 게 마음에 안 든다”며 “이재명은 스스로 물러나서 수사를 개인적으로 받고, 민주당은 검찰 개혁을 주장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