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투자 상품 위험등급 산정 가이드 마련…소비자 이익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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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투자 상품 위험등급 산정 가이드 마련…소비자 이익 제고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3.01.26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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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등급 산정 기준점 될 가이드…상품 이해도 ↑
일각에선 일률적 기준에 실무 적용 어려움 우려도
금감원 “금융회사, 특성 맞게 구체화나 조정 가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26일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던 위험등급에 대해 기준점이 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기존보다 구체적이고 통일된 산정 방식이 마련돼 소비자 입장에서 투자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여러 상품을 비교하는 것도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으리라 보인다. ⓒ픽사베이
금융감독원은 26일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던 위험등급에 대해 기준점이 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기존보다 구체적이고 통일된 산정 방식이 마련돼 소비자 입장에서 투자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여러 상품을 비교하는 것도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으리라 보인다. ⓒ픽사베이

변액 보험 등 투자성 상품의 위험 등급 가이드라인이 마련됨에 따라 소비자가 보다 실질적으로 위험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26일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정하던 위험등급에 대해 기준점이 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그간 금융회사가 투자성 상품에 대해 자체적으로 위험등급을 산정해왔다. 그러다보니 상품의 실제 위험도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상품별 위험등급 산정 방식 등을 담았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 투자하려는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여러 상품을 비교하는 것도 수월해지는 효과가가 기대된다.

상품별 위험등급 산정 기준은 기본 6단계 분류체계를 이용하도록 제시됐다. 1등급은 가장 높은 위험으로 등급 숫자가 커질수록 위험도가 낮아짐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4등급은 보통 위험, 6등급은 매우 낮은 위험을 나타낸다.

먼저 등급을 산정할 때, 기본적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 법령에 규정된 사항과 각 위험요소별 사항을 참고해 이를 반영하게끔 했다. △기초자산의 변동성 △신용등급 △상품구조의 복잡성 등이다. 기존에도 6단계 분류체계였지만, 금융투자협회의 표준투자권유준칙이 제시한 6단계를 형식적으로 적용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이러한 변화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또 상품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유형별로 위험등급 산정의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장내파생상품에는 1등급이 부여되는데, 투자원금을 초과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집합투자증권 중 공모펀드는 설정 3년 미만 펀드 대상으로 총 6등급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기존 형식적으로만 이뤄지던 위험등급 산정과 제시가 소비자 이해를 돕는 측면으로 이뤄질 예정으로 보인다. 금융소비자는 어떤 종류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지 등을 보다 상세하게 알게 되며 소비자 이익이 제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성 상품에 대해서 소비자가 알아야 할 위험성, 과연 그런 상품이 그 소비자에게 적합한지 등이 잘 판단돼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상품에 대한 정확한 특성을 설명하고 고지해 상품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성 상품이 다양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를 들어 펀드 같은 경우에도 채권형·혼합형·주식형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또 회사마다 자체적으로 상품을 개발·판매하기 때문에 같은 유형으로 묶여도 세부적인 사항에서 천차만별일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 보험) 상품이 한정적이다 보니 큰 영향은 없을 것 같으나 아직 시행 전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내부적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다양한 상품이 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분류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내부 모범기준 같은 것으로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반영될 것”이라며 “전체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회사에 맞게 세부적 사항을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표준투자권유준칙’ 개정에 소요되는 기간 등을 감안해 올해 4분기(잠정) 시행될 계획이다.

한편,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금융투자상품의 위험등급 산정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 7개 증권사와 4개 은행의 위험등급 분류기준은 ‘표준투자권유규칙’을 거의 그대로 인용하고 있을 뿐 위험등급 산정방식을 구체적으로 마련한 곳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이들 금융투자업자는 별도 평가절차 없이 사전에 정한 예시를 활용해 투자성 상품의 위험등급을 형식적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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