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권 탓’ 꼭 필요한 까닭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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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권 탓’ 꼭 필요한 까닭 [주간필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3.02.04 20: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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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운영은 연속적…국가발전·책임정치 위해선 전 정권 평가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정 운영은 연속적이므로 국가 발전과 책임 정치를 위해서는 전 정권에 대한 평가가 불가피하다. ⓒ시사오늘 김유종
국정 운영은 연속적이므로 국가 발전과 책임 정치를 위해서는 전 정권에 대한 평가가 불가피하다. ⓒ시사오늘 김유종

어릴 적부터 우리는 ‘남 탓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자기 반성 없는 합리화는 문제의 진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게 만들고, 자기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까닭입니다. 때문에 ‘남 탓하지 말라’는 말은 반박의 여지가 없는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정치권에서 ‘전 정권 탓하지 말라’는 일갈이 나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겁니다. 이번 정권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명과 자기 정당화가 아닌,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논리겠죠. 일견 옳은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게 과연 합리적인 주장인지는 의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남 탓’은 개인의 영역입니다. 어제 행동한 사람과 오늘의 행위자가 동일합니다. 남 탓을 하지 않는 게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시간이 흘러도 행위 주체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정 운영은 그렇지 않습니다. 어제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한 사람과 오늘 국가를 이끄는 사람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문제의 원인을 찾고 반성하기 위해서는 전 정권이 왜, 어떻게 그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국정 운영에서는 전 정권의 잘못을 파헤치는 게 국가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전 정권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포퓰리즘 정치가 일상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정부가 꼭 해야 하는 일 중에는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는 일도 흔합니다.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나 연금개혁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죠. 누군가는, 언젠가는 반드시 이뤄내야 하지만 쉽사리 손대기 어려운 과제들입니다.

그런데 ‘남 탓’이라는 이유로 전 정권을 비판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정부도 공공요금 인상이나 연금개혁처럼 인기 없는 정책은 펴지 않을 겁니다. 그저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다른 정부에서 터지기만을 기다리겠죠.

미래 세대는 생각지 않고 당장의 인기를 위해 국고를 탕진하는 일도 빈번해질 공산이 큽니다.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올 테고요. 어떤 의미에서 ‘전 정권 탓’은 모든 정부가 ‘책임정치’를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결과가 어제의 원인에서 비롯됐다면, 시간을 돌려 원인을 찾아내는 건 응당 해야 할 일입니다. 이를 단순히 ‘남 탓’이라고 폄하하는 건 국가 미래를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좋지 못합니다. 오히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그 누구도 ‘남 탓’을 할 여지가 없도록 완벽에 완벽을 기하는 노력이 아닐까요.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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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 2023-07-21 00:38:57
도대체무수궤변인지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