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 감소에도 자녀보험 인기, 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출생률 감소에도 자녀보험 인기, 왜?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3.01.31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 적게 낳는 대신 온 가족 전방위 지원
높은 금융지식과 쉬운 인터넷 접속도 이유
보험사도 장기·잠재고객 확보 측면 긍정적
전문가 “시장 규모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출생률 감소에도 자녀보험 인기는 여전하다. 한 명의 자녀에게 모든 걸 지원하려는 흐름과 인터넷에 익숙하고 금융 지식이 많은 부모 세대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 픽사베이
출생률 감소에도 자녀보험 인기는 여전하다. 한 명의 자녀에게 모든 걸 지원하려는 흐름과 인터넷에 익숙하고 금융 지식이 많은 부모 세대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 픽사베이

‘80억 원’, 최근 삼성화재가 발표한 자녀보험 ‘마이 슈퍼스타’의 누적 판매 금액이다. 오은영 박사를 모델로 내세운 KB손해보험의 ‘KB 금쪽같은 자녀보험’ 역시 지난해 12월 신규 판매 건수가 전년 평균 대비 약 80% 성장했다.

출생률 감소가 계속되는 가운데 자녀보험은 오히려 인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 명의 자녀에게 집중하려는 경향으로 보인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자녀보험 가입 증가가) 하나의 흐름은 맞는 것 같다. 워낙에 아이를 적게 낳고 키우다보니 서포트할 수 있는 걸 다 하는 듯하다”며 “예전에는 (상대적으로) 부모님만 관심을 집중했다면 ‘텐포켓’이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님, 조부모 등 전방위적인 지원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텐포켓’이란 부모와 조부모, 이모, 삼촌 등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까지 한 명의 자녀를 위해 소비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아동복, 유아용품, 사교육뿐만 아니라 보험에도 이러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보험연구원 역시 ‘보험상품 변천과 개발 방향: 생명보험 상품 중심’ 보고서에서 이와 같은 분석을 한 바 있다. 보험연은 가족의 출산 자녀 수가 적고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늘며 태아에서부터 100세까지 보장되는 어린이보험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어린이·청소년의 부모세대가 금융 정보에 관심이 많고 인터넷 사용에 능숙한 것도 보험 가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자녀를 알파세대라고 부르는 데 부모가 멜레니얼이거나 영엑스(Young X) 세대다. 그들이 자녀를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도 많고 금융상품 지식도 있다 보니 예전보다 서포트 해주는 게 많이 발전했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자녀보험 상품 출시와 가입은 앞으로도 증가 추세로 예상된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자녀보험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기 때문이다. 어린이·자녀 보험 등은 장년·고령층보다 보험 가입기간이 길고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측면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아이들은 초창기에 가입하면 30년 납입 등으로 가입하다보니 가입 기간이 길다. 또 물론 다른 회사의 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지만, 처음 가입한 곳에 관심을 가지는 잠재·장기고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최근 손해보험사들도 자녀보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30일 신학기를 맞아 발 빠르게 자녀·청소년 보험을 소개했다. 흥국화재 역시 어린이 보험 상품인 ‘맘편한 자녀사랑보험’을 지난 설 연휴기간에 앞서 추천한 바 있다.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암과 같은 질병이나 골절·화상 등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부분만 보장했다면, 최근에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부터 학교폭력이나 아동학대로 인한 피해, 스쿨존 사고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부분까지 보장해주는 보험도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연구위원도 “전반적 출생률이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고급 상품 같은 경우, 더 잘 나간다. (보험에서도)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의 규모 등이 작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타인의 신발 신어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