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3선인데 인지도 떨어지는 정치인?…인정” [윤진석의 곤란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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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3선인데 인지도 떨어지는 정치인?…인정” [윤진석의 곤란한인터뷰]
  • 윤진석 기자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2.02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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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전 국회의원 (안철수 당대표 경선 170v캠프 선대위원장)
“양말쇼 연출? 천만에…원래 그런 분”
“3선인데 인지도 떨어진다…맞습니다.”
“安 스킨십 부족? 다른 스킨십 보유해”
“후발주자 지원 왜… DNA상 그렇다”
“김장연대는 전대연대, 윤심과 달라”
“尹대통령, 총선 이겨줄 당대표 원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김자영 기자]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한 안철수 의원 당대표 경선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1월 31일 여의도 안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한 안철수 의원 당대표 경선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1월 31일 여의도 안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이 달라졌습니다.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안철수 170V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이슈파이팅’이 강해진 느낌입니다. 

평소 정풍운동에 참여한 소신파로써 온건, 중립, 쇄신, 화합, 개혁, 균형, 침착, 신사, 포용, 원만, 소통 등…. 

이런 이미지였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자평하기를 “이슈파이팅이 약했다.” 
그러나 옛 얘기인 듯합니다. 

최근에는 핵심 친윤(윤석열)인 장제원 의원과의 통화내용을 이슈화시키면서 어찌 됐든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를 흔들어놨습니다. 
 

청년들과의 토크 콘서트에서 한 청년이 선물한 양말을 즉석에서 갈아신는 안 의원이 자신이 신고 있던 기존 양말이 닳을대로 닳은 것을 알게 된 청중단에서 자세히 보여달라는 말에 웃음을 짓고 있다.ⓒ연합뉴스
청년들과의 토크 콘서트에서 한 청년이 선물한 양말을 즉석에서 갈아신는 안 의원이 자신이 신고 있던 기존 양말이 닳을대로 닳은 것을 알게 된 청중단에서 자세히 보여달라는 말에 웃음을 짓고 있다.ⓒ연합뉴스

 

안철수 후보의 해질 대로 해져 시스루처럼 보이는 양말도 김영우 전 의원이 즉석에서 갈아신도록 제안하지 않았다면 보기 어려웠을 겁니다. 이 때문에 안 후보가 그 돈 아껴 1500억 원이라는 거액을 기부한 미담까지 재조명됐습니다.

그동안 보수는 부자를 위한 정당 이미지에서 탈피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헌신한 환경미화원 아버지를 존경하며 열심히 공부, YTN 기자를 거쳐 정치인이 돼 개천에서 용 난 경우인 그가 볼 때는 아쉬운 지점이었습니다. 

3선을 역임하는 동안 서민을 위한 정당이 되도록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강조도 많이 한 줄 압니다. 보수의 품격을 말한 건데요. 안 후보가 그에 부합할 만한 아이콘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견해입니다. 

하지만 5년 전 신은 양말 사진까지 재소환될 만큼 ‘쇼’ 논란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달 31일 여의도 캠프에서 만난 김 전 의원에게 이 점부터 물었습니다. 

 

 

“보여주기식 아냐”


- 솔직히 보여주기식 아닌가요. 

“천만에요.”

부드럽게 반격에 나섰는데요. 

“한 청년이 양말을 선물한다길래, 그냥 받으면 재미없지 않나요. ‘갈아신게 해라’ 해서 벌어진 해프닝입니다. 그런 양말인 줄 알았으면 안 했을 겁니다.”

잘라 말했습니다. 뒤이어 “어제도 실내였는데 쓱-보니 또 뚫려있더라는 겁니다. ‘부자가 왜 이래?’ 나처럼 없이 산 흙수저가 볼 땐 화가 나기도 하지만 원래 양말을 구멍 날 때까지 신는데 신경을 안 쓸 뿐입니다. 이게 보여주기식일까요.” 

반문해 왔습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사설연구소인 국제정책연구원(GSI)에서 정책국장을 했을 당시 일화도 전했는데요. “메모지 갖고 가면 야단치고 A4용지 주면 이면지 가져오라고 해요. 이런 분들은 몸에 밴 것입니다.”

십 년 전 김 전 의원은 새누리당 대변인을 맡고 있었습니다. 한창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던 안 의원의 정치 입문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때였습니다. 김 전 의원은 안 의원을 향해 애매하다며 비판했는데요. 

- 현재는 조력자가 돼 있는데요. 그 사이 무슨 일이…?

“하하.”

약간 곤란한 표정이 스쳤습니다. 

“그때는 당이 처한 상황이 있었으니까요. 대변인은 당을 대변하지 않습니까.”

동의를 구해오듯 물어왔습니다. 당시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18대 대선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십 년 전 봤을 때는 조금 어설프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믿음직스럽습니다.”

이 말부터 강조해왔는데요. “당시는 그저 유명 연예인 같았지요. 스타성은 있으나 정치적으로는 좀 더 훈련되는 게 낫다고 봤거든요. 지금 딱 그렇게 된 듯합니다.”

- 그런가요.

“네. 그렇죠. 담금질을 당하고 지혜와 경험이 쌓이다 보니까 이제는 큰 정치를 정말 잘 할 것 같습니다.”

확신에 찬 눈빛입니다. 곧바로 다음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 안 후보는 0선일 때도 스타였잖습니까.

“그렇죠.”

- 본인은 3선까지 했는데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어떻게 봅니까.

“하하. 그게 나의 가장 큰 약점이죠.”

바로 수긍해왔습니다. 

“사실 인지도까지 갖췄으면 엄청 잘 풀렸을 거예요(웃음).”

- 근데 왜 후발주자들만 지원하나요. 지난 대선 땐 최재형 후보를 도왔고 말이죠. 

“내 DNA가 그런 것 같습니다. 후발주자라기보다는 기존 정치나 정당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새로운 생각을 지닌 정치인들을 찾아 헤매는 이유죠.”

 

“김기현 조직동원? 부럽지만 구태”


대화는 전당대회 얘기로 넘어왔습니다. 

- 김기현 후보 경우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조직력이 셉니다. 버스 동원-구태 정치 논란 등도 있었지만 솔직히 부럽잖습니까.

“부러운 측면도 있지만….”

이 점부터 전제하며 말을 이었는데요. 

“부러울 일 아니고 바꿔야 할 정치죠. 언제까지 우리가 체육관 전당대회를 해야 합니까. 버스 동원은 구태의연한 모습입니다. 그 자체가 불법이고요.”

김 후보 경우 캠프 개소식 때는 3000명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수도권 출정식 때는 영남 지역 포함해 현역 의원-당협위원장만 70여 명이 참여했고, 총인원은 8000여 명이나 됐습니다. 당 선관위에서는 현역 및 원외위원장이 온 것 자체가 당헌-당규 위반이 아니라고는 하나, 세몰이 과정에서 줄 세우기 논란도 일었습니다. 

- 선거 잘 아는 분으로서 거기 온 분들은 그러면 공천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건가요. 

“우리가 저쪽서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들고나올 때부터 공천 연대, 줄세우기 연대라고 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공천장은 제한돼 있는데, 이분들 중 공천 못 받으면 분열되고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그걸 지켜보는 민심은 어떻겠습니까. ‘우리 당 막 가는구나.’ 지난 총선에서 실패한 것처럼요.”

- 과거 두 번의 당 대표에 도전했다 떨어진 적이 있지요?

“….”

김 전 의원은 ‘김무성 vs 서청원’이 붙었던 새누리당 전당대회 때는 마마보이 정당이라고 비판하며 ‘40대 허리론’을 내세웠습니다. 바른정당 때는 개혁을 앞세워 출마했지만, 득표율은 하위권에 그쳤습니다. 

- 그때도 실패한 결정타가 조직력 때문 아닙니까.

“조직력도 없고 돈도 없었고요. 제일 큰 것은 인지도였다고 봅니다. 하태경 의원처럼 각을 세우지 못했어요. 이슈 파이팅이 약했지요.”

- 본래 정책-전략에 능하잖아요. 안 후보 캠프 역시 전반적으로 전략 쪽으로 치우쳐있는 듯합니다. 행동대장 같은 조직동원책은 취약한 것 같습니다. 

“인정합니다만, 우리는 실무형입니다. 당심 위주로 전략 짜고 당심에 호소하기 때문에 세몰이 형태의 전략은 아닙니다.”

- ‘안 후보는 강연 정치에 능하지만 스킨십이 부족하다.’ 이 평가엔 동의하나요,

“다른 종류의 스킨십을 합니다.”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분도 환갑이 지났습니다. 못 바꿉니다.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지, 어느 날 갑자기 김무성 대표 만나서 ‘형님 도와주십쇼.’ 하면 더 웃긴 것 아닐까요.”

김 전 대표와는 2일 마포포럼에서 만납니다. 실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안 후보 단일화에 애쓴 바 있습니다. 

 

“윤심-당심 원하는 것은 총선 승리, 安 적임자”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한 안철수 의원 당대표 경선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1월 31일 여의도 안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김영우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한 안철수 의원 당대표 경선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1월 31일 여의도 안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김장연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큰 그림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요. 

“내가 볼 때 김장연대는 전대용 연대입니다. 그쪽 전략이 한계가 있는 게 전대만 생각하니 무리수가 나오는 겁니다. 김기현 후보는 어떻게 하면 경선 승리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네거티브를 계속하게 되는 거예요. 밥 먹고 생각하는 게 경선, 우리는 밥 먹고 생각하는 게 총선.”

이런 점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보통 ‘1등이 네거티브 안 하지 않느냐’고 되물으니 “뒤집혀 졌잖아요. 우리로.” 요즘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가 1위 흐름인 점을 말했습니다. 

- 윤심은 그러면 김 후보 측의 자가발전이라는 말입니까.

“네. 그쪽에 윤심 없습니다. 대통령은 총선 이겨줄 사람이 필요한 겁니다. 그쪽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안 그래도 현역 의원들로부터 “밤에 전화가 많이 온다”는 말도 덧붙였는데요. “두고 보세요. 주김야안(晝金夜安)에서 주안야김(晝安夜金)이 될 겁니다.” 장담도 했습니다. 

하지만 양측 모두 결선 전 과반으로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합니다. 여론조사 역시 지지층 대상이지, 실제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기에 막판까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오리무중의 선거가 될 거로 보입니다.

- 이명박 정부 때는 친정체제인 박희태-안상수 당대표가 연이어 됐습니다. 이번 역시 그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던데 친이계 직계로서 어떻게 보나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결국은 당심입니다.”

“길게 보면 우리가 당심에 맞을 것”이라며 “당원들은 총선 이겨서 윤석열 대통령 내걸었던 공약 과제 실천하고 민주당 압도하는 여당 만드는 데 관심 있지, 누구로 공천하는 데 관심 없습니다”

단언했습니다.

“김 후보가 자꾸 남의 힘 빌리고, 대통령 얼굴로 총선 치르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임명하지, 뭣 하러 전당대회를 치릅니까. 관리능력 있고 훌륭한 분이란 건 알지만, 민주당과의 전쟁에서는 안 후보처럼 윤 대통령에게 플러스알파의 힘이 돼줄, 총선을 이끌 사령관이 적임자입니다. 당대표는 자체발광체여야지 반사체가 돼서는 안 됩니다.” 

- 나경원-유승민 불출마로 안 후보 체급이 더 커진 것 같긴 합니다. 관저회동으로 윤심까지 얻기를 바랄 텐데요. 날짜는 대략 언제쯤?

“아직 안 정해졌습니다. 우리는 초청받아야 되는 입장입니다.”

- 관저회동 앞두고 안 후보가 계파 없고 합리적 공천 이야기하는 게 아무래도 본인은 공천권에 욕심 없다는 시그널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것도 같은데 맞나요. 

“안 후보는 공천권을 남용하고 휘두를 사람이 아닙니다. 그랬다면 선대위원장도 맡지 않았을 겁니다. 경쟁력 있는 이기는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입니다. 대통령실이 이를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할애 가능한 시간은 30분. 똑똑. 어디를 가야 하는지 시간이 다 됐다며 한 관계자가 전해왔습니다. 섭섭한 생각에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한 것 관련 후회한 적 없느냐고 건넸습니다. 

“후회는 안 했습니다.”

고개를 저으며 “정치 입문을 시켜준 MB(이명박)가 감옥에 있었고, 우리 손으로 만든 박근혜 전 대통령도 감옥에 있었습니다. 난 그 두 분께 은혜를 입었습니다. 초선은 MB로부터 아무것도 없는 젊은 나이에 단수 공천받아 됐고, 재선과 3선은 박근혜 체제 때 사무부총장을 맡겨 주면서 됐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감옥에 있는데 4선 하겠다고 한 표 더 달라고 돌아다니는 게 민망했습니다. 지금은 두 분 다 밖에 나와 다행이고요.” 

담담하니 말했습니다. 

MB 친위그룹인 안국포럼 출신의 이명박 직계면서도 박근혜 체제 때 잠시 살생부에 오르기는 했지만, 자력으로 생환했던 그입니다. 사무부총장과 대변인, 캠프 요직에 발탁되며 신임을 얻은 바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친이계 조직력을 빌릴 때 우선적으로 만난 인물이기도 합니다. 쓴소리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소장파면서도 두 전직 대통령 모두에게 사랑받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지요. 바른정당에 잠시 몸담았을 때도 보수통합과 연대론을 주장, 자유한국당이 힘이 필요할 때 복귀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정치를 쉴 때는 잠시 유튜브 <조선일보> 채널에서 <낭만보수 영우본색>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영웅본색> 주윤발을 패러디한 듯한 인트로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선거 관련 셀럽 초대와 예측 전망을 전해 조회수 100만에 육박하기도 했지요. <영웅본색> 출연 배우들 중 누구를 닮은 것 같냐는 물음에 스스로는 주윤발 형으로 분한 적룡을 닮은 것 같다고 답했는데요. 

외모가 나쁘지 않습니다. 신인 시절 경기 포천에 출마해 처음 당선된 것도 외모 덕 있지 않았냐고 추켜세워봤습니다. 

“여성분들 표를 좀 모았지요(웃음).” 

네 이상으로 ‘빼지 않는 긍정맨’ 김영우 전 의원과의 곤란하지 않게 된 인터뷰였습니다.
 

※ 으레 인터뷰할 때 듣는 말이 ‘이 질문은 빼주세요’ 입니다. 제일 듣고 싶은 답인데 말이죠. 하지만 영상과 함께하는 ‘곤란한 인터뷰’ 에서는 ‘직격’ 합니다. 회피하지 않는 용감한 인터뷰이, 취재원들과 함께하니까요. 영상(제작 |신성일PD)은 유튜브 <시사오늘>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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