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 도입이 오보?…사실상 시기 두고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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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 도입이 오보?…사실상 시기 두고 저울질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2.03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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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당장 도입 아냐, 시기 정해지면 공지할 것”
OTT시장 출혈 경쟁 이어지자 수익성 확대 전략 골몰
계정 공유 금지 시 기존 이용자 ‘구독 취소’ 불러올 수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넷플릭스 사용 약관 중 새롭게 추가된 계정 공유 관련 내용. ⓒ 넷플릭스
넷플릭스 사용 약관 중 새롭게 추가된 계정 공유 관련 내용. ⓒ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단속 조치와 관련해 국내 도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1일 국내에서 해당 조치가 도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넷플릭스는 곧장 '오보'임을 밝히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해명문을 접한 소비자들은 계정 공유 단속이 피할 수 없는,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금지 도입 초읽기…장점 소멸?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1일부터 계정 공유 금지 조치가 국내에 도입된다는 언론 보도에 휩싸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같은날 이용 공지 상에 '한곳에 사는 가족 내지는 구성원이 아닐 경우 디바이스 이용이 제한된다'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한 것이 발단이었다. 지난해부터 계정 공유 추가금 정책을 시범 운영 중인 일부 국가(코스타리카‧칠레 등)의 이용 공지 상 추가된 내용을 모든 국가에서 볼 수 있도록 조치하면서 발생한 해프닝이었던 셈이다.

넷플릭스 측은 해당 보도 이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는데, 결과적으론 시기가 잘못됐음을 바로 잡았을 뿐 결국 계정 공유 금지를 강행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혼선을 부추겼다. 실제로 해명문에선 '정확한 시기가 정해지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고개를 든다. 'Love is sharing a password'(사랑은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이다)라며 계정 공유를 적극 권유하고 홍보했던 넷플릭스의 장점 중 하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지적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다.

 

넷플릭스의 부진, '분할 공개'와 '광고 요금제'의 도입


넷플릭스가 실전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 픽사베이

앞서 넷플릭스는 2019년 말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OTT 시장에 많은 기업들이 참전하면서 레드오션 상황에 놓이게 됐고, 시장 선두 주자였던 넷플릭스마저 매출 악화 등 성장 둔화 늪에 빠졌다. 각 플랫폼 별로 소비자를 모으기 위한 '콘텐츠 전쟁'을 시작하면서 비용 부담은 치솟았고,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지속되면서 적자 기업들도 여럿 나왔다.

넷플릭스 역시 전례 없는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이를 해결하고자 △콘텐츠 분할 공개 △광고 요금제 도입 △계정 공유 금지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해당 조치들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자사 콘텐츠를 공개할 때마다 주차별 공개 방식이 아닌 한 시즌을 통째로 공개하는 방식을 통해 차별화를 꾀해왔는데, 이를 스스로 부정하게 돼서다. '콘텐츠 몰아보기'의 소비문화를 주창했던 넷플릭스가 현재는 하나의 시즌을 파트 1, 파트 2로 나눠 공개하는 방식으로 노선을 변경해 반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기다림은 물론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까지 함께 해소할 수 있었던 기존 공개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들은 "해왔던 대로 공개하지 요즘은 파트를 나눠 봐야 해 재미가 덜하다"는 불만을 쏟아내는 중이다.

하지만 광고 요금제 도입만큼은 확실한 효과를 거뒀다. 신규 가입자 증가는 물론 수익 증가까지 견인한 것. 넷플릭스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발표한 4분기 실적을 통해 신규 가입자 수가 766만 명 늘었다고 밝혔다. 광고 요금제 도입을 염두에 둔 자체 예상치 450만 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증가한 신규 가입자들의 월 5500원의 광고 요금제 이용과 더불어 광고로 인해 얻는 수익까지 감안하면 실적 만회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해당 실적 발표 당시엔 주주 서한을 통해 1분기 말 계정 공유 유료화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3월 내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을 도입, 한 가정 당 한 개의 넷플릭스 가입자를 보유해 수익성을 더욱 극대화시키겠다는 취지다.

 

계정 공유 금지…넷플릭스의 ‘비상’일까, ‘추락’일까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에 따른 추가 요금 부과 시 구독을 해지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픽사베이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에 따른 추가 요금 부과 시 구독을 해지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 픽사베이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달가울 수 없다. 그간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만큼 '광고 요금제' 보다 높은 거부감과 거센 반발이 두드러진다.

지인들과 4년째 넷플릭스 계정 공유를 진행 중인 직장인 김 모씨 역시 이번 넷플릭스 계정 공유 단속 국내 도입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번 코스타리카를 비롯한 남미 지역에서 계정 공유 단속을 막 시작한다 했을 때, 한국도 그렇게 될 줄은 알았지만 배신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주변 친구들은 계정 공유가 금지되면 넷플릭스 재가입을 하지 않겠다고까지 할 정도"라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강제적으로 막을 경우, 대량 구독 해지 사태를 마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진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11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를 자신의 계정으로 구독 중인 이용자 120명 중 42.5%가 "계정 공유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면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이 반감을 표출한 셈이다. "추가 비용을 내겠다"는 이용자는 겨우 24.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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