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제주해군기지 부실공사 논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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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제주해군기지 부실공사 논란…왜?
  • 박지우 기자
  • 승인 2012.11.01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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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기간단축과 공사비 절감 주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우 기자]

제주해군기지 건설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부실시공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8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제주해군기지 사업장 케이슨(수중 공사용 잠함) 7개가 파손된 가운데, 이것이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과 공사비 절감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 강정마을회와 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대책위 등 시민단체는 지난달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물산의 부실공사 행태를 고발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서 케이슨 공사에 참여했던 유윤선(45)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공사 측은 공사기간을 무리해서 단축하려 하고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부실공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많은 노동자가 근무지를 이탈했고, 삼성물산이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공사 설계을 제멋대로 했다고 주장했다.

▲ 강정마을회와 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대책위, 해군기지 공사 현장 노동자 등은 지난달 30일 제주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군기지 관련 부실공사를 고발했다. ⓒ뉴시스

유씨는 “철근 시공 시 충격 완화를 위해 철근 간격을 일정하게 설치해야 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공사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이를 제멋대로 설치하고 있다”며 또 “케이슨 전체의 콘크리트가 단단하게 채워지도록 하려면 콘크리트 안에 지연제라는 액체를 넣어서 먼저 부었던 콘크리트가 굳는 것을 늦춰주고 콘크리트와 잘 섞이도록 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충 작업했다”고 폭로했다.

케이슨 제1호기를 만들 때는 지연제를 가장 많이 넣었는데, 그것조차도 정량 100%를 다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타설을 빨리하려는 욕심에서 지연제 작업을 대충 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그 결과 아래에 부은 콘크리트가 빨리 굳어져서 뒤에 붓는 콘크리트의 육중한 무게가 내려누르면, 아래에 부어놓은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긴다”며 “이 모든 부실시공은 1개 제작에 15일이 걸리는 케이슨을 1주일 만에 제작하는 조기시공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씨는 또 감리단(대영)에 대해서도 감리가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리는 노동자들과 함께 케이슨 제작장에 상주하면서 감독해야 하는데, 근무하는 6개월 동안 감리가 공사장 내부에 들어와서 점검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유 씨의 부실시공 의혹 제기에 대해 감리단은 이날 반박자료를 내고 유 씨의 주장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 지난해 9월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국정감사에 따른 시찰을 위해 제주해군기지사업단을 방문해 서귀포시 화순항 케이슨 제작장을 찾아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뉴시스

감리단은 “유씨가 작업반 교체 과정에서 불만을 품고 의도적으로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있다”며 “철근 조립시 근로자의 통행으로 수직철근이 일시적으로 약 30~40m 벌어질 수 있으나 콘크리트 타설 전 수직 철근의 간격을 시공시 계획에 맞도록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타설 문제에 대해서는 “콘크리트 타설시 충분한 진동 다짐을 시행중이며 케이슨 면은 콘크리트 품질 관리 기준에 적합하도록 관리중” 이라고 밝혔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 역시 “감리단이 반박자료를 내지 않았느냐”며 “삼성물산의 입장은 감리단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강정마을회는 감리단과 삼성물산의 이 같은 태도에 “책임지고 공개 검증 할 것”을 지난달 31일 촉구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화순항에서 해군기지 제1공구에 사용될 케이슨을 제장중이다. 올 초부터 1개당 15억원 상당의 케이슨을 연이어 제작했고 지난 8월 태풍 볼라벤으로 100억원 상당의 케이슨 7기가 모두 파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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