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우크라에 무기지원 요구…‘호두까기’ 신세, 묘안은?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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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우크라에 무기지원 요구…‘호두까기’ 신세, 묘안은? [주간필담]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3.02.11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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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침공 1년…불리할 것이란 예측 빗나가
한국 전쟁특수 누려, 하지만 직접 무기지원 요구 직면
러시아 관계 고려 부담커…전문가 "간접지원" 조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시사오늘(=김유종 기자)
서방의 요구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시사오늘(=김유종 기자)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러시아군이 기습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건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별 군사작전을 명령하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일제히 포격을 퍼부었죠.

개전 당시 세계는 러시아의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습니다. 군사력 지표에서 미국 다음에 위치했던 세계 2위 러시아와 20위권 밖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전력 차는 명백했기 때문이죠. 미국과 유럽은 이 전쟁이 우크라이나 밖으로 확전될 것을 우려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습니다. NATO는 혹시 모를 확전에 대비해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에 신속대응군을 배치했습니다. 러시아의 공습에 반발한 서양이었지만, 러시아의 눈치를 보면서 우크라이나에 보병 장구류 등 소극적인 지원이 주를 이뤘었는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전쟁을 치르자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우크라이나로 향하던 지원이 헬멧과 피복, 보병용 화기가 주를 이뤘었다면, 점차 중화기 지원으로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동유럽 국가에서는 우크라이나 군대가 기존에 사용하던 러시아제 무기를 전폭적으로 지원했죠. T-72 전차 등은 물론, BMP 보병전투차량 시리즈와 수호이 사와 미그 사에서 만든 전투기 등 총체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대대적인 지원 아래에는 이들이 기존에 있던 러시아제 무기를 넘겨주고 서방의 무기체계로 갈아타려는 계산도 있었습니다.

기존 서방제 무기체계 지원도 이어졌습니다. 미국의 ‘하이마스(M142 HIMARS)’ 다연장로켓 발사 시스템과 같은 중무장에 이어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 등 소형화기만 지원해주던 서양의 손이 커졌습니다. 영국 주력전차 ‘챌린저 2’, 최강의 전차 중 하나로 평가 받는 미국의 ‘M1 에이브람스’ 등 우크라이나가 절실히 원하던 중장갑차량 지원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난 25일에는 독일 정부가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을 승인하면서 독일뿐만 아니라 폴란드, 핀란드 등 국가에서 총 100대가 넘는 전차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반면 한국은 이번 전쟁으로 전쟁특수를 확실하게 누렸습니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로 전폭적인 군사지원을 시작하면서, 무기체계 공백이 생겼습니다. 폴란드는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한민국과 지난해 7월 대규모 방산계약을 맺었는데요. 그 규모가 한화로 20조 원에 이릅니다. ‘K-2 흑표’ 전차 1000대, ‘K-9’ 자주곡사포 672문, ‘FA-50’ 경공격기 겸 경전투기 42대 등 입니다.  

폴란드로서는 과거 독일과 러시아에 의해 국가를 잃었던 경험과 NATO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어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더해졌습니다. 가장 빠르게 병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가가 대한민국이었다는 점에서 시너지가 이뤄졌죠. 금번 방산계약을 통해 세계 방산수출 순위에서 8위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또한 폴란드 외에도 체코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K-무기’ 구매를 고려 중에 있습니다. 

서방권의 한국을 향한 요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이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는 “한국이 군사적 지원이라는 특정한 문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군사적 지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뜻합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외한 인도적 차원에서의 지원만 하고 있습니다. 또한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만남에서 한국과 나토 간의 파트너십을 심화시켜야함을 강조했습니다.

서방의 요구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럽과 관계가 틀어진 러시아와 달리, 우리나라는 과거 러시아와 불곰사업 등 여러 방면에서 교류 중에 있습니다. 사실상 러시아에게 있어 대한민국은 자유진영과의 소통창구를 하는 곳입니다. 만약 한국이 우크라이나에게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넘어 살상 무기 지원을 시작한다면 러시아와의 관계도 어긋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안보에 대한 부담감도 더 커지게 될 것입니다. 한국은 북·중·러와 맞닿아 있는 자유진영 국가입니다. 북한하고는 완전한 적대관계에 있으며, 최근 신냉전의 등장으로 중국과의 외교관계도 위태로워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더해 러시아와의 관계마저 악화된다면 한국으로서는 안보 부담이 커질 것 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방의 의견을 일축하기도 아쉬운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이후 NATO를 방문해 협력을 강화할 것을 공언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서방의 요구를 등한시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신냉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진영 국가들과의 관계를 확고히 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죠.

한 군사전문가는 우크라이나에게 향한 지원은 간접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이 직접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것이 아닌, 미국이나 NATO 등 제 3국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는데요. 간접적인 지원이 이뤄질 경우 서방 국가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이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제공하기 보다는, 간접적인 방법을 활용해 지원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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