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융통성 없는 정치인?…덮어씌우기죠” [윤진석의 곤란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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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융통성 없는 정치인?…덮어씌우기죠” [윤진석의 곤란한인터뷰]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3.02.08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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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후보)
“경쟁상대가 못 돼 안 때린다?…틀린 시각”
“공안검사가 간첩 중심으로 보는 건 당연”
“언제까지 죄인?… 약속 못 지켜 진행형”
“다 잃어보니… 남는 건 동지와 진정성”
“의전 받았다? 나는 의전 싫어하는 사람”
“할 말 할 것…유승민-이준석 암덩어리”
“천하람보다 못하면? 결선 가는 게 목표”
“金 vs 安 중 떨어지면 누구 편?…국민 편”
“대통령실 개입 신경 쓸 시간에… 달려야”
“대표하겠다면 윤심 어필? 하나가 돼야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지난 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시사오늘의 곤란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지난 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시사오늘>의 곤란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번에는 처음으로 사전질문지 보내지 않고 즉석에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느 질문 소홀함 없이 다 답해줬는데요. 지난 6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주자 황교안 후보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때리면 때릴수록 커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대표적입니다. 김기현 후보를 미는 장제원 의원을 필두로 친윤(윤석열) 그룹에서 앞다퉈 때리자 존재감이 커졌습니다. 

반면 황교안 후보는….

-  안 때리잖아요. 그 이유가 경쟁자 축에 못 껴서 그런 게 아니냐. 이런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요. 

“틀린 시각이죠.”

말을 한 뒤 혼자 웃음을 ‘빵’ 터트렸습니다. 

“우선은 앞서가는 사람을 때리겠지요. 근데 뒤에서 언제 올지 모르니까 늘 경계하겠죠.”

 

“융통성 없다? 덮어씌우기죠”


황 후보는 20대 총선의 4·15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대표 정치인입니다. 
 
반면에 요즘은…. 

- 부정선거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봐서 아닌가요. 

“할 만큼 충분하게 했고 현장에서는 계속 부정선거 싸움을 하고 있어요. 전당대회 경선 치르면서 같은 얘길 반복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동지들이 열심히 해주고 있습니다.”

평소 법과 원칙주의자로 유명하지만…. 

- 정치인 하기엔 융통성이 없을 것 같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법에 관해 얘기해 본지가 십수 년은 된 것 같아요. 일선 검사에서 떠난 데다 법을 직접 다룰 일도 드물어졌어요. 법조인 출신이지만 법에 매어 사는 사람 아닙니다.”

- 일각의 오해다?

“덮어씌우기죠.”

잘라 말했습니다. 

이어 “나보고 금수저라 그러잖아요?” “얼굴이 금수저 같습니다.” “난 정말 흙수저인데. 어떤 경우는 무수저라고도 얘기하는데. 그것(금수저)도 덮어씌우기죠.” 고물상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지던 아버지를 일찍 여읜 황 후보는 홀어머니 뒷바라지로 간신히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성균관대 법대 졸업 후 법조계를 거쳐 정치인이 되기까지 개천에서 용 난 경우입니다. 

검사 시절 술자리에 잘 안 끼려 했다는 평판이 있는 황 후보. 
바른생활맨으로도 불리지만….

- 사회생활 하기에는 좀 어려운 유형이라는 평에 대해서는요?

“술만 사회생활입니까?”

동의하기 어렵다는 듯 되물어왔습니다.

“사회생활이 어려웠으면 어떻게 검찰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검사장이 될 수 있었겠습니까. 검사장 아무나 되는 거 아닙니다(웃음).” 

황 후보도 검사 시절 중간에 승진에서 제외된 적이 있기는 합니다. “2005년 통일 전쟁 발언의 강정구 교수 사건과 국정원의 도청사건을 수사하다 참여정부에 밉보여 검사장이 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억울하게 우리 동기들 중 나만 빼고 모두 검사장 후보들이 됐죠. 그다음에 또 안 됐고요. 다들 내가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일 년 반 만에 고검장이 됐습니다. 원래 자리로 되돌려놓은 거죠.” 

 

“약속 못 지켜서….”


정치 역시 “이번에도 쓰러진 곳에서 다시 도전하겠다. 다시 일어나겠다. 역전의 황교안이 되겠다”는 입장인데요. 

황 후보는 문재인 정부 아래 치르던 20대 총선 당시 자유통합당과 이후 당명을 바꾼 미래통합당 대표였습니다. 조국 정국을 규탄하며 윤석열 수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지소미아 파기 정국 때는 몇 년 만에 보기 드문 혹한이었음에도 아스팔트 야외에서 텐트 없이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 

겨울에는 원래 단식 투쟁을 하는 게 아니라고 하던데 왜 그렇게까지 무식하게 했냐고 건네자, “이해가 안 되는 일을 문재인 정부에서 했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지소미아는 한일 간 문제뿐 아니라 한미일 관계”라며 “파기하면 치명적이죠. 결국, 지소미아를 지켜냈잖아요?” 숨을 돌렸습니다.

20대 총선 때는 소통합, 중통합, 대통합을 거치며 분열됐던 보수를 하나로 모으는 데 헌신했다는 평가입니다. 험지인 종로에도 출마하며 선거를 진두지휘했습니다. 그러나 패배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났고 <나는 죄인입니다>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지난달 19일 가진 당대표 경선 캠프 개소식 및 출정식에서도 당원들을 향해 거듭 사과하기도 했는데요.

- 언제까지 죄인인가요. 계속 사과할 생각?

“내가 잘못했다고 하는 상황은 진행형이에요. 과반을 가져오겠다고 당원들과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했습니다. 정당득표로 보면 우리가 얻은 표가 민주당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어쨌거나 할 바를 다 하지 못했기에 죄인이라고 한 거죠. 사과했으니 잘못이 없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절실하고도 낮은 마음으로 당을 살려내겠다. 국민의힘당을 세워내겠다. 각오하고 있죠.”

황 후보는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다 황교안 대망론이 일면서 정치에 뛰어든 경우입니다. 

- 정치 신인이 당대표로 선출됐던 게 독약이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은 얼마 만에 대통령 됐습니까. 너무 빨라서 안 됐습니까. 시간의 문제가 아니에요, 사람의 문제고 어떻게 준비가 됐느냐의 문제죠. ”

다른 얘기지만 검찰 출신 대통령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대망론에…. 검찰 공화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이 말에 황 후보는 “검찰 출신이 대통령 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정으로는 두드러져 보이겠지만 전체 공직으로 보면 검찰 출신 비율이 높지가 않다”고 말했습니다. 내친김에 법무부 장관 선배로서 한동훈 장관이 잘하는 것 같냐고 물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전? 좀 ‘억울’” 


다시 돌아와, 이 말을 던졌습니다. 

- 승승장구하다 다 잃어보니 어떻습니까. 

“늘 잃기도 하고 얻기도 하죠.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거죠. 저는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 의전을 받아왔던 분이잖아요. 

“의전 얘길 했는데…. (순간 억울한 표정) 나는 의전을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하라고도 안 했는데 현장에서 총리가 오니까, 당대표가 오니까 자기들 도리라며…. 한 번도 의전을 먼저 하라고 얘기한 바도 없습니다.”

사실 질문의 요지는 이게 아니었습니다. 의전을 받아오던 위치에서 당대표 사임 후 홀로 남았습니다. 떠난 사람도 있을 테고 남은 사람, 배신감부터 고마움이 든 경우까지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단기간 질곡의 과정을 겪으면서 얻은 학습효과, 이 점이 궁금했습니다. 

“첫째는 이런 거죠. 정치에는 일반 세상과 다른 세상이 있다. 그걸 하나 내가 느꼈어요.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지가 있다. 그분들하고 또 다른 도모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셋째는 시간 지나면 결국 진정성이 인정된다.”

특히 애국, 애민, 애당을 강조하며 함께 싸워준 동지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는데요 그는 그들을 가리켜 ‘아스팔트 전사들’ 이라고도 칭했습니다. 

“이분들이야말로 참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더우나 추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같은 마음으로…. 국회의원이나 장관이 되겠다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에 내 힘이라도 보태자 이것 때문에 나온 것이죠. 이분들의 애국심을 우리가 제대로 평가해야 합니다. 틀딱이니 뭐니 폄훼하는 것은 못된 버르장머리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구 편? 국민 편”


평소 심한 말이나 험담도 못한다고 전해지던 황 후보. 모처럼 격앙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미래통합당 대표 시절 좀 덜 점잖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하자, “그래서 지금은 모든 걸 다 합니다” 남다른 표정을 지었습니다. 

기존 인터뷰 때만 해도 다른 정치인에 대해 이것저것 물으면 침묵을 택하던 그였습니다. 바뀌긴 한 듯합니다. 당대표 출마 초창기 유승민·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해 계속되는 내부총질이라고 저격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당을 망치는 암덩어리였다”며 “도려내야 한다”고 몰아붙였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지난 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시사오늘>의 곤란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지난 6일 여의도 사무실에서 <시사오늘>의 곤란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문제는 지지율이….

- 유 전 의원이 더 높았잖아요? (유 전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하기 전 그를 포함해 조사한 일련의 여론조사를 복기하며 한 말입니다)

“암세포를 계속 놔두면 커지기 마련이죠. 딱 그런 양상이에요.”

동요될 것 없다는 눈빛입니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이준석계인 천하람 변호사는 출마했습니다. 오는 10일 본선 당권 진출자 4명이 가려집니다. 황 후보와 천 후보 또한 무난히 입성할 거라는 전망이 중론인데요. 

- ‘황교안 vs 천하람’ 둘을 놓고 3·4위 싸움이라고 합니다. 유승민·이준석계 대리인이라고 할 수 있는 천 후보한테 지면 더 존심 상하는 일 아닌가요?

“4강에 드는 사람들의 목표는 결선에 나가는 거겠지요?”

반문해왔습니다. 

“누가 3·4위다, 하는 거야말로 정말 유치한 일이죠.”

미소를 띠었습니다.

- 결선투표까지 간다면 ‘김기현 vs 안철수’ 대결이 될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본인이 못가면 누구 편을? 

“어느 편이 아니라 국민 편이에요. 끝까지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도 편들어줘야 한다면 누구 손을 들어줄 건가요. 

“나는 내 손을 들어줄 겁니다(웃음).”

-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을 놓고 정당민주주의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평소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어필하는 분으로서 한마디 해야 하지 않을까요? 

“당대표 나온 사람은 누가 뭐라든 당당하게 자기 길 가면 돼요. 마라톤입니다. 달려가면 되는 것이지 옆의 사람이 딴죽 건다고 해서 왜 시비를 거냐. 그러다 보면 늦어져요.”

조언인 듯도 했습니다. 

- 김기현 후보는 윤심, 안철수 후보는 윤힘을 어필 중에 있습니다. 본인은? 

“명색이 당을 끌고 가겠다는 지도자로 나왔는데 무슨 ‘심’ 따라가면 되겠어요? 예전에도 친박(박근혜), 친이(이명박), 친황(황교안) 나왔는데 그런 소리 말아라. 하나가 돼야지.”

강조했다고 합니다. 

 

“역전의 황교안”


어쨌거나 ‘결선으로 갈 경우, 황교안 표심이 큰 변수’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 컷오프도 통과하기 어려울 거라는 관측에서 현 상황을 보면 “역전의 황교안은 맞는 것 같습니다.” 치켜세웠습니다. 

인터뷰 말미는 공안검사 관련.

- 공안검사 출신한테 듣기론 공안검사할 때는 세상 사람들을 간첩 유무로 의심하며 본다던데 맞나요? 

“간첩은 간첩으로 찾아내는 게 맞지요?”

- 네. 

“간첩이 아닌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면 그 자체가 범죄입니다. 간첩을 간첩 조치 안 하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이 말에 ‘지난해 청주 간첩단 사건 터졌을 때 간첩이 전국서 암약하고 있다고 했는데 결국 올해 터졌다’며 거듭 치켜세워보기도 했는데요. 

“당시도 팩트를 토대로 얘기한 겁니다. 청주 간첩단 사건 내용이 뭔지 압니까?”

역질문해오며 말을 이었습니다.

“4·15 총선에서 우파 정당을 패망시켜서 그 책임을 대표인 황교안한테 덮어 씌어라. 매장해라. 이게 지령의 내용이었습니다.” 할 말이 많은 듯 보였으나 …. 중략하고 “전국에 간첩이 깔려있습니다.” 

심상치 않아 했습니다.

간첩 얘기가 나오자 ‘대공수사권 폐지하면 안 된다’며 한 토론회에서 격정적으로 호소하던 장석광 전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가 떠올랐습니다. 같은 생각이냐고 묻자 “문재인 정부에서 한 일인데 없어지면 안 된다”며 “대공수사권의 노하우와 정보를 가진 국정원에서 담당하는 게 맞다”고 힘을 보탰습니다. 

훈훈하게 마무리할 결 장차 꿈도 들어봤습니다.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게 꿈입니다. 골드만 삭스가 50년 뒤 한국은 세계 2위의 강국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몇 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려운 분들 복지도 해결되고 국민이 잘 사는 행복한 나라, 초일류국가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꿈이 있지요.”

일어나려 하자 과자를 건네는 황 후보. “곤란한 질문은 있었나요?” 황 후보를 쳐다봤습니다. “다 곤란했는데요?” “실은 곤란한 질문이 못 되는 게 고민입니다.” 어느새 상담 시간이 돼갔는데요. “하하. 곤란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는 그 말이 제일 곤란하네요.” 웃었습니다. 

“졸려 보입니다.” “아닌데요.” “평소와는 다릅니다.” “그런가요.” “몇 시간 자나요?” “보통 4시간에서 4시 30분 정도 잡니다.” 할 일이 많은 듯합니다. 경선까지 치르는 중이니 오죽할까요. “어떤 분이 새벽마다 불 켜져 있는 것을 보면서 감명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자부심도 엿보였습니다. 

“피부는 좋아 보입니다. 혹시 건강 관리는?” “물을 자주 마십니다.” 마치면서는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요. 네 이상으로 곤란한 인터뷰의 주인공 황교안 후보였습니다. 

※ 으레 인터뷰할 때 듣는 말이 ‘이 질문은 빼주세요’ 입니다. 제일 듣고 싶은 답인데 말이죠. 하지만 영상과 함께하는 ‘곤란한 인터뷰’ 에서는 ‘직격’ 합니다. 회피하지 않는 용감한 인터뷰이, 취재원들과 함께하니까요. 영상(제작 |신성일PD)은 유튜브 <시사오늘>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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