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心 알 수 있을까…YS 의중 논란, 주목 [김자영의 정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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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心 알 수 있을까…YS 의중 논란, 주목 [김자영의 정치여행]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2.10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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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앞두고 윤심 향방·대통령실 개입 논란
안철수 ‘윤안연대’ 발언에 대통령실 부정적 의견 표출
1997년 YS ‘이인제 지원설’…후에 아닌것으로 밝혀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그래픽 = 김유종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심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시사오늘>은 과거 15대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이인제 지지설이 후에 사실이 아님이 드러난 점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 시사오늘 (그래픽 = 김유종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네 사람이 본경선에 진출했습니다. 

지난 한주에는 전당대회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발’ 뉴스가 쏟아졌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뜻하는 소위 ‘윤심’ 논란도 여전했습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심이 김기현 의원한테 있는 건 100% 맞냐’는 진행자 질문에 “100% 확실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3일 자 <조선일보> 1면 헤드라인에 ‘대통령실 “안철수는 尹心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걸렸습니다. 

안철수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단일화한 뒤 인수위원장을 맡은 사실을 언급하며 ‘윤안연대’를 거론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은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난 5일 <연합뉴스> 보도로 윤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당 전당대회에 끌어들여 ‘윤안연대’ 운운한 것은 극히 비상식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는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5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국회를 찾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 후 “안윤연대라는 표현 누가 썼나.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발 보도가 계속되자 안철수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대위와 선관위는 더 이상 소모적인 윤심 논쟁이 계속되지 않도록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라는 익명을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해 윤심이, 있다 없다라는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안 후보 측은 하루 정도 일정을 잠정 중단한 뒤 윤안 연대라는 단어는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일보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윤심’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한 주였습니다. 일련의 상황들을 거치며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김기현 후보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 됐습니다. 하지만 <시사오늘>은 과거 15대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시간이 흐른 뒤 사실이 아님이 드러난 것을 주목해 살펴봤습니다. 

15대 대선 앞두고 YS ‘이인제 지지설’ 퍼져…실제론 독자출마 만류

1997년에도 ‘김심(金心, 김영삼 전 대통령 의중)’ 논란이 있었습니다. 1997년 7월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4622표를 얻어 2370표 차로 이회창에 패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결과에 불복하고 신한국당을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한 뒤 대선 출마를 선언합니다. 

(사진 왼쪽부터) 1997년 11월 4일 자 <조선일보> ‘국민회의 이인제당=YS당 집중공격’ 기사와 1997년 11월 6일 자 <동아일보> ‘YS 신당지원 의혹 증폭’ 기사. ⓒ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캡처본

이후 YS의 이인제 지원설이 퍼졌습니다. 세간에 ‘국민신당=YS 신당’, ‘이인제=리틀 YS’라는 의혹과 YS가 국민신당 창당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설이 불거졌습니다. 

각 정파 간에 논란을 빚고 있는 김 대통령의 이인제 후보 지원설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48.2%로 ‘그렇지 않다’는 44.1%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다.

- 1997년 11월 10일 자 <경향신문> ‘경향신문 현대리서치 97대선 여론조사 3대 변수에 대한 반응 48.2% “YS 신당 지원하고 있다”’ 中 

이회창이 ‘3김 정치 청산’, ‘김영삼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고 화형식을 여는 등 YS와 크게 각을 세운 것도 세간의 의혹을 증폭시켰습니다. 이회창이 YS가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비자금 의혹 수사 유보를 결정한 것에 대해 ‘반(反)이회창 노선’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YS는 후에 회고록을 통해 이인제의 독자 출마를 만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회창에게 이인제를 찾아가 설득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8월 27일 이인제 경기도지사를 청와대로 불러 단둘이서 점심을 하면서 대선 독자 출마를 강력히 만류했다. 이날 회동에서 나는 “12월 대선에서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당력이 집중돼야 하며, 이 지사가 당의 단합을 위해 적극 노력해 주기 바란다”며 독자 출마를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략)

“이 지사가 이회창 씨의 선거본부장을 맡아 그를 도우라. 긴 장래를 보아 그렇게 하는 것이 이 지사에게도 좋다”고 말했다. 나의 말을 신중하게 듣던 이인제 지사는 “앞으로 당인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정도를 걷겠습니다”하고 약속했다. 

- 김영삼 회고록 下권. 328~329쪽

전당대회가 끝난 후 나는 매주 한 번씩 이회창 대표와 주례 회동을 할 때마다 이인제 씨를 그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 설득하라고 여러 차례 충고했다.

(중략) 나중에는 내가 이회창 씨에게 이런 얘기까지 했다. “지금 이인제는 당신 머리 위에 있다. 여론조사를 보아도 당신은 지금 이인제씨에 비해 형편없는 열세인데, 하루빨리 이인제 씨를 직접 집으로 찾아가서 만나야 한다. 빨리 이인제 씨를 만나라. 만나서 약속해라. 이회창 씨 당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무총리든 무엇이든 이인제 씨가 원하는 자리를 주겠다고 하라.”

내가 이렇게까지 일러주었는데도 이회창은 “가겠다”는 말만 하고 끝내 이인제 씨의 집을 찾아가지 않았다. 말을 물가까지 데리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는 것처럼, 본인이 시행하지 않으니 나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 김영삼 대통령 회고록 下, 329~331쪽.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10일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김기현 후보로 향해있는 게 기정사실화된 것처럼, 1997년 YS의 이인제 지지설도 사실처럼 퍼져있었다. 이회창이 김영삼 화형식을 여는 등 반YS 행보를 보인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후에 YS는 이인제를 지지한 바 없다고 밝혔다. 현재 대통령의 의중도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지 않냐. 또한 지금으로선 딱히 윤심을 알 수 있는 방법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윤심 논란이 격화되고 한 쪽에서 ‘안철수 당대표시 윤 대통령 탈당설’이 퍼지는 등 전당대회 양상이 혼탁해지는 모습입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정책 경쟁’은 없고 ‘윤심 경쟁’만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하는데요. 내주부터 시작되는 합동연설회, 토론회 일정에서는 보다 건강한 토론과 경쟁이 이어지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여야간 대립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정치여행’은 현 정치 상황을 75년 간의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봤습니다. <시사오늘>은 8번째 주제로 ‘대통령 의중 논란’을 살펴봤습니다. 다음주 금요일 찾아뵙겠습니다. <편집자주>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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