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가 한국어를? 말하는 ´코식이´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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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한국어를? 말하는 ´코식이´의 비밀
  • 박지우 기자
  • 승인 2012.11.02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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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우 기자]

국내 에버랜드 동물원에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Koshik)’가 화제다. 코식이는 ‘좋아’ ‘안돼’ ‘누워’ ‘아직’ ‘발’ ‘앉아’ ‘예’ 등 7마디의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2일 국외 저명 학술지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온라인판에는 코식이의 음성 발성을 연구한 논문이 실렸다. 논문에서 오스트리아 빈 대학 연구진들은 코식이가 인간의 말, 특히 한국어를 흉내 내고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코식이가 말하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다고 밝혔다.

▲ 경기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 초식 사파리에 살고 있는 인기 스타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가 사육사가 뿌려주는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 ⓒ뉴시스

독일의 생물 물리학자 대니얼 미첸 박사와 코끼리 음성 의사소통 전문가인 오스트리아 안젤라 슈토거-호르바트 박사는 지난 2010년부터 에버랜드 동물원과 코식이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 결과, 코식이가 사람의 말을 따라 할 때는 아시아 코끼리가 내는 194개의 울음소리와 매우 다른 주파수를 사용하며 이것이 사육사의 음성 주파수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식이가 왜 인간의 말을 모방하게 됐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논문 저자 슈토거-호르바트 박사는 코식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경험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 에버랜드에 있는 코식이는 유대감을 느끼고 성장을 하는데 매우 중요한 5살이 될 때까지 오직 인간하고만 접촉했다. 어린 시절을 자신과 같은 코끼리와의 접촉 없이 인간하고만 지낸 코끼리는 세계에서 코식이가 유일하다.

슈토거는 “코식이가 어린 시절을 함께 지낸 사람들과의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해 인간의 소리를 따라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소리를 배우는 모든 종류의 동물들에게서 공통된 현상이지만 서로 다른 종의 소리를 모방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우다”고 말했다.

포유류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구사하는 것에 대해 과학적으로 조사·기록된 것은 ‘코식이’이 사례가 처음이어서 과학계에서도 중요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에버랜드 쪽은 설명했다. 코식이가 자신이 말하는 소리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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