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될 상? 이미 끝판왕’…꽃길 달릴 일만 남은 ‘GMC 시에라’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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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될 상? 이미 끝판왕’…꽃길 달릴 일만 남은 ‘GMC 시에라’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2.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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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브랜드 첫 모델 출시에 픽업시장 ‘들썩’…1억 가격표에도 초도 물량 ‘완판’
인기 비결 살펴보니…웅장한 외관에 럭셔리한 실내, ‘다재다능’ 적재 활용성까지
연비 극악? 예상 웃도는 리터당 7.8km…우수한 승차감에 고객 배려 옵션도 만족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시에라 드날리 차량의 모습. ⓒ GM
시에라 드날리 차량이 서울 마리나 앞에 도열해 있는 모습. ⓒ GM

GMC 브랜드의 첫 모델 '시에라'가 흙길 대신 꽃길만 달릴 태세다. 지금껏 볼 수 없던 럭셔리 픽업트럭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어서다. 시에라의 넘사벽 존재감에 가격조차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1억 원에 가까운 차값에도 초도 입항 물량이 바로 다 팔렸다고 한다.

시에라는 덩치부터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실내만 보면 고급 세단이라 해도 믿을 정도다. 여기에 레저,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세세한 배려와 뛰어난 활용성을 갖췄다. 차별화된, 강력한 무기들은 시에라의 지향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기자는 지난 17일 시에라 드날리(최고급 단일 트림)를 직접 몰고, 서울 마리나와 인천 강화군 석모도를 오가는 약 140km 구간을 내달려봤다.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층을 위해 들여왔다는 이 차는 멀리서 봐도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차 길이만 6m에 가까운 수준(전장 5890mm)이다. 전고와 전폭 모두 2m를 넘나든다. 승용 모델들 사이에선 '탱크' 격이다. 쉐보레 타호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같은 플랫폼(뼈대)을 공유하는 덕분이다.

시에라 드날리 턱시도 블랙 색상 차량의 모습. ⓒ GM
시에라 드날리 턱시도 블랙 색상 차량의 모습. ⓒ GM

외관도 다부지다. 볼륨감을 강조한 전면부엔 대형 그릴과 C자 모양의 시그니처 LED 주간 주행등, 풀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 등이 꽉 차 보이게 배치됐다. 더욱 웅장한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크롬 마감이 강조된 그릴과 하단 범퍼(견인 후크)는 단단해보이면서도 고급스러움을 높여주는 효과를 배가한다.

차 문을 열면 전동식 사이드 스텝이 전개돼 편한 승차가 가능하다. 유독 높은 차체를 지녔음에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겠다. 문을 닫으면 알아서 사이드 스텝은 쏙 들어간다. 사이드 스텝 측면엔 버튼이 나있어, 이를 발로 누르는 동작으로도 전개가 이뤄진다. 짐칸에 물건을 싣거나 뺄 때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능이다. 안전을 위해 주행 중에는 전개가 불가능하도록 설정됐다는 게 GMC 측 설명이다. 

실내는 앞서 말했듯, 고급 세단에 탑승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죽 시트부터 크롬과 우드 마감으로 수놓아진 실내는 안정감이 느껴진다. 거주성도 우수하다. 1열은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에 히팅·냉풍 시트 기능이 적용됐고, 2열은 히팅 시트가 지원된다. 더욱이 2열은 레그룸만 1102mm에 달해, 신장 180cm의 기자가 앉아도 무릎 여유 공간이 한 뼘 정도나 남았다. 2열 등받이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쉬웠지만, 바닥에 오염 걱정없는 착탈식 고무 방수매트가 적용돼 있는 등 세세한 배려가 눈에 띄었다.

시에라 2열은 레그룸만 1102mm에 달해, 신장 180cm의 기자가 앉아도 무릎 여유 공간이 한 뼘 정도 남는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에라 2열은 레그룸만 1102mm에 달하는 게 특징이다. 신장 180cm의 기자가 앉아도 무릎 여유 공간이 한 뼘이나 남는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운전자 입장에선 우수한 시인성과 직관적 조작이 가능토록 구성된 실내 구성에 높은 점수를 줄 듯 싶다. 스마트폰과의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13.4인치 터치스크린과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등은 이질감 없는 인터페이스와 조작성을 제공해 편리하다. 1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역시 이 차가 럭셔리 모델임을 자연스레 드러낸다. 360도 주변을 모두 보여주는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는 주차 또는 폭이 좁은 구간을 지날 때 든든함을 더한다. 큰 차여도 제법 쉽게 몰 수 있으니, 미리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시에라는 처음엔 점잖은 신사였다가 금새 폭발적인 성능을 발휘하며 숨겨뒀던 야성미를 발산한다.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의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저속 영역에선 부드러운 주행 질감에 중점을 둬가며 쏜살같이 튀어나가려는 움직임을 억제하는 듯 보이지만, 중속 이상의 탄력이 붙고나면 6.2 V8 가솔린 엔진의 진가를 본격 발휘한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치고 나가는 데, 2.5톤의 움직임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다. 

지난 17일 직접 시승한 시에라 드날리 차량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17일 시승한 시에라 드날리 차량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굽이길을 빠르게 돌아나갈 때도 안정감이 있다. 리얼타임 댐핑 어댑티브 서스펜션과 사륜 구동 시스템인 오토트랙 액티브 4x4 시스템이 탑재된 덕분이다. 노면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해줘 승차감을 높여주는 동시에, 접지력에 따른 동력 배분을 알아서 해줘 차세의 흐트러짐을 느끼기 어렵다. 기자 뿐 아니라 콜로라도를 소유한 동료의 평가로도 시에라의 승차감에 높은 점수를 주기 바빴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활성화 시엔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잡아주긴 하지만, 차체가 워낙 큰 탓일까 바퀴 한쪽이 차선을 물고가는 경우가 있다. 전체적으론 무난하다.

물론 이 차의 백미는 적재함에 있다. 그냥 단순히 짐만 때려박는 적재함이라 생각해선 안된다. GM의 독보적 기술이 만들어낸 '6펑션 멀티프로 테일게이트'가 적용된 만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해당 기능은 테일게이트 모양을 여러가지로 변형시켜 테이블 또는 의자로 사용할 수 있고, 짐칸을 오를 때 계단처럼 쓸 수도 있다. 테일게이트에 나있는 두 개의 물리버튼으로 조작 가능하다. 오를 때 편하라고, 코너스텝과 손잡이까지 나 있다. 120년 전통을 지닌 픽업 트럭의 명가가 만든 만큼, 고객 니즈에 대한 통찰도 확실히 남달랐다. 

시승에 앞서 GM 한국사업장 관계자가 시에라의 '6펑션 멀티프로 테일게이트'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승에 앞서 GM 한국사업장 관계자가 시에라의 '6펑션 멀티프로 테일게이트'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 외에도 시에라는 4톤에 달하는 견인 능력을 비롯해 손쉬운 트레일러 체결을 지원하는 기능들을 대거 지원한다. 요트나 바이크, 카라반 등을 끌고 다닐 때 요긴하게 쓸 수 있어, 레저 활동을 즐기려는 고객들의 눈높이에 부족함이 없겠다.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카이자, 여가를 위한 세컨카로 다재다능함을 발휘한다. 

큰 차라서 연비 효율이 나쁠 것 같았지만, 실 주행에선 예상을 뛰어넘는 준수한 결과를 내기까지 했다. 이날 총 140.2km 온로드 구간에서 7.8km/L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다. 공인 복합연비가 6.9km/L임을 상기하면, L당 1km 가까이 더 달릴 수 있는 셈이다. 막히는 구간과 중속 구간 위주의 주행치곤 만족할 만 했다. 연료 효율을 높여주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기능성까지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시에라는 140.2km 온로드 주행 기준 7.8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공인연비를 크게 상회하며 만족할만한 효율을 입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시에라는 140.2km 온로드 주행 기준 7.8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공인연비를 크게 상회하며 만족할 만한 효율을 입증했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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