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산업 화두는 ‘자율주행로봇·드론 배송’…위기일까,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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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산업 화두는 ‘자율주행로봇·드론 배송’…위기일까, 기회일까
  • 편슬기 기자
  • 승인 2023.02.22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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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오는 2027년까지 로봇·드론 배송 상용화 추진
배송 로봇 상용화…업계 관계자 ‘긍정과 부정 사이’
“로봇 산업 전환 따라 고용 안정 도모할 필요 있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정부의 신산업 육성안에 발맞춰 2027년까지 로봇과 드론 배송 상용화가 추진된다. 자율주행로봇의 보도 배달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물류 산업 전반에 부는 변혁의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물류 산업 '로봇' 바람…효율적 업무 처리 강점


드론 배송 시범에 나선 우체국. ⓒ 뉴시스
드론 배송 시범에 나선 우체국. ⓒ 뉴시스

22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스마트물류 인프라 구축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2026년과 2027년에 걸쳐 로봇·드론 배송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로봇·드론 배송을 조기에 상용화하고자 민간 기술 개발·실증을 지원하고, 물류 전용 테스트 베드 조성에 나선다. 올해는 첫 걸음마 격으로, 아파트 단지 등 실제 배송지를 대상으로 한 실증 사업과 단계적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드론 배송 상용화를 위해선 '드론 특별자유화구역'을 현행 33곳에서 확대할 예정이다. 해당 구역에서는 드론 비행 안정성과 관련한 사전규제가 면제되거나 간소화된다.

지난 21일에는 자율주행로봇의 보도 통행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24일 열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이어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문턱만 무사히 넘으면 전격 시행이 이뤄진다. 

업계는 물류 산업 내 로봇 도입이 상용화된다면 업무 효율성 극대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물류 산업에 로봇이 보편적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물류 센터 등에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 상황을 미뤄볼 때 부족한 현장 인력을 로봇이 채울 수 있으리라 본다"며 "업무 자율화로 화물 처리 속도가 높아져 보다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로봇·드론의 보안과 안전 문제 등 난관도 적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설물과 통신 장비의 접근 권한을 필요함은 물론, 어린이와 노약자 등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할 소지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상용화를 위한 추가 입법과 하위법령이 마련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다.

 

로봇 자동화의 그늘…인간 일자리 위협할까?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의 소팅봇이 상품을 분류 중이다. ⓒ 쿠팡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의 소팅봇이 상품을 분류 중이다. ⓒ 쿠팡

물류 로봇 도입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우려를 낳는다. 아직까지 물류 산업 내 로봇 역할이 물류를 보관하고 분류하는 단순 작업에 한정돼 있다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설 곳이 점점 좁아지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해 3월 대구 달성군에 물류 자동화 전초 기지인 풀필먼트센터를 세운 이후부터 고용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마주했다.

해당 풀필먼트센터는 근로자들이 주문 상품을 찾아 하나하나 나르는 PTG(Person to Goods) 방식 대신, 1000여 대가 넘는 무인 운반 로봇(AGV)이 물건을 분류해 운반하는 GTP(Goods to person) 방식으로 운영된다. 당초 쿠팡은 물류 자동화 도입에도 관련 기술 관리자 채용 등 2500여 명(간접 고용 1만 명)의 신규 고용 창출을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쿠팡의 순고용자 수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발표한 '2022년 500대 기업 국민연금 가입자 고용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쿠팡은 순고용 감소폭이 가장 큰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취득자 수 7904명, 상실자 수 1만2807명으로 순고용 인원은 -4903명을 기록했다.

쿠팡은 2020년과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기업 중 국민연금 취득자 수와 상실자 수를 제한 순고용 증가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했다. 순고용 1위 회사가 순고용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과 관련해선, 물류·배송센터 인력 유출을 비롯해 업황 부진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문제는 물류센터 자동화로 쿠팡의 고용이 앞으로 더 감소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물류 산업 로봇들은 아직까지 물류 창고 등 단순 작업에만 투입되고 있지만, 정부 사업과 기술 발달로 고용안정이 후퇴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한선범 전국택배노동조합 정책국장은 "로봇과 드론 배송이 완전히 상용화된다는 전제 하에 어느 정도의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보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 전환에 따른 기존 종사자들의 고용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이후 발생할 정리해고, 퇴사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함께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 항공, 물류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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