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삼 “관운이 없다고?…나는 대기만성형” [윤진석의 곤란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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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삼 “관운이 없다고?…나는 대기만성형” [윤진석의 곤란한 인터뷰]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3.02.24 0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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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삼 최고위원 후보(국민의힘)
“나는 보수로 넘어온 귀순용사, 분수 알아”
“외연확장 수도권 호남향우회 마음 살 것”
“갈 데 없어 왔다고? 구국 심정으로 합류”
“김기현보단 안철수? 선대위원장은 한동훈”
“이준석=이재명, 사법을 정치로 끌어들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스스로 보수로 넘어온 귀순용사라고 말하는 국민의힘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스스로 보수로 넘어온 귀순용사라고 말하는 국민의힘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를 지난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만났습니다. 그때만 해도 최고위원 지지도 2~3위를 오갔습니다. 현재는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민영삼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최고위원 후보 중 가장 많은 14.8%를 얻었습니다. 뒤이어 김재원 13.6%, 조수진 13.1%, 태영호 9.2%, 김병민 9.1%, 김용태 8.7%, 허은아 6.4%, 정미경 6.0% 등의 순이었습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110만 명대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방송 <배승희와 민영삼의 따따부따>의 저력 때문에 탄력을 받아 오른 걸까요. 

스스로 보수로 넘어온 귀순용사라고 말하는 국민의힘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신성일 PD
스스로 보수로 넘어온 귀순용사라고 말하는 국민의힘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신성일 PD

 

“이게 증명하지 않습니까?” 

손목에 찬 윤석열 대통령 시계를 보이면서 활짝 웃어 보였습니다.

찐윤(윤석열) 후보인 점을 어필했는데요. 

어쨌거나 귀순용사임을 자임하는 처지 치곤 눈에 띄는 선전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곤란한 질문 - 하나
변절자 논란은 어떻게?


1960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난 민영삼 후보는 20년 넘게 민주당에서 정당생활을 했습니다. 민주당의 스피커 역할도 했고, 국민의당 한 갈래인 민주평화당에서는 최고위원도 역임했습니다. 이런 그는 “호남의 강을 건너 좌파 이념 민주당의 벽을 넘어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60년 정통 보수정당 국민의힘으로 탈출해왔다”며 스스로를 “귀순용사”라고 칭했습니다. 

- 문제는 귀순용사에 따라붙는 꼬리표가 변절 논란 아닙니까. 이런 질문이 오는 27일 최고위원 토론회 때 지적된다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나는 내 주제를 압니다. 분수를 압니다. 그럼에도 왜 나왔냐. 윤석열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친윤으로 불리는 의원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국민이 편하게 잘살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고, 당내 통합을 위해 가장 힘쓰겠습니다.”

 

#곤란한 질문 - 둘    
文캠프는 왜?


민영삼 후보는 정치권 내 주류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DJ(김대중)계 안에서도 김상현-정대철 등 비주류 연합의 라인이었습니다. 열린우리당 분당 때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했습니다. 2012년 대선 때도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을 상대로 패권 정치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문재인 후보 때문에 졌다, 손학규-정세균 후보 정도만 됐어도 이겼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그런데 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건지…?

“그때도 안에서 계속 바른 길로 가야한다, 말했습니다. 친문 세력이 끝내 패권으로 일관했잖습니까.”

국민의힘과는 비교도 안 되는 폐쇄성이 엄청났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곤란한 질문 - 셋 
갈 데 없어 국민의힘으로?


사회여론분석 전문가이자 한때 종편방송 수입 1위를 자랑할 만큼 잘나가던 정치평론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반문(문재인) 평론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까지 올라 섭외 한 군데도 되지 못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평화당 소속으로 전남도지사에 출마했지만 반문 인사로 낙인찍혀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에 합류했습니다.

- 반문 행보가 발목을 잡아 호남서 당선도 어렵고, 수도권도 어려우니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국민의힘에 온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어찌 봅니까. 

“매도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요.”

잘라 말했습니다.  

“문재인 세력이 다시 또 정권을 연장한다는 것은 이 국가를 완전히 망하게 하는 길이라고 봤습니다. 경제, 안보국방, 외교, 민생, 부동산, 탈원전 정책 모두 좌파 이념이었습니다. 나는 그들을 진보좌파라고 하지 않습니다. 운동권좌파라고 합니다. ‘문재인 세력’에 이어 ‘이재명 세력’은 극악무도한 포퓰리즘에 더 좌파고 더 위험합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보수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돼서 나라를 살려야 되겠다. 절박한 마음으로 온 것입니다.”

전 정부 인사였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박준선, 김한길, 장성민, 안철수, 임재훈, 김경진 인사 등 모두 같은 맥락에서 온 것으로 보는지도 궁금했는데요. 

“구국의 심정으로 넘어온 탈민주(당)세력이라고 할 수 있죠.”  
답했습니다. 

 

#곤란한 질문 - 넷 
번번이 낙선, 관운 ‘글쎄’ 


지난 2020년 민영삼 후보는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통령 된다’고 예견했습니다. 2021년 <따따부따>에서는‘이 세 사람(윤석열-홍준표-장성민) 중에 대통령된다’고 방송해 조회수 230만을 달성했습니다. 앞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안철수 국민의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원내교섭단체가 될 거로 전망했습니다. 적중했습니다. 

본인은 정작 정치적 고배를 적잖게 마신 듯합니다. 1995년 제1회 서울시의원에 당선된 것만 제외하면 17대 총선 낙선, 5회-7회 지방선거에서 모두 떨어졌습니다. 

정치는 8할, 9할이 운이라고 합니다. 

- 관운이 썩 좋은 편이 아니지 않느냐는 시각에 대해서는?

“대기만성형이라서 그렇습니다(웃음).”

 

#곤란한 질문 - 다섯 
김기현보단 안철수?


민영삼 후보는 “우파로 넘어온 귀순용사로서 외연 확장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적극 내세우고 있습니다. 호남보수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에 큰 힘이 될 거라는 점도 자신했는데요. “수도권 거주하는 2500만 명의 인구 중에서 영남, 충청, 호남 출신이 70%이상 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분들의 마음을 사는 겁니다. 호남향우회 분들을 먼저 설득하는 역할을 당에서 하겠습니다.” 포부를 밝혔습니다. 

- 외연확장이 중요하면 당대표도 플러스알파를 해주면 좋을 텐데요. 그러면 김기현 후보보다 안철수 후보가 낫다고 보는 건지요?

“선대위원장이 있지 않습니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기용한다면 놀라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말을 돌렸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의도 문법 대신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듯 한동훈 장관도 바람을 일으켜주길 기대합니다.”

전국 합동연설회에서 민 후보는 “황교안-안철수-김기현 후보 중 누가 새당대가 되든 잘 모시고…” 라고 발언해왔는데요. 해당 질문 관련 당대표 주자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듯 보였습니다. 

 

#곤란한 질문 - 여섯 
이준석과 앙숙인데?


스스로 보수로 넘어온 귀순용사라고 말하는 국민의힘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스스로 보수로 넘어온 귀순용사라고 말하는 국민의힘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는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시사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최고위원에 선출된다면? 이런 물음을 던지자, “강렬한 언어로 하자면, 선전선동 의미의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강 전투력으로 좌파를 타파하고 내부총질을 종식하겠다”며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습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경선 후보 캠프에서 국민통합특보를 맡았지만, 이준석 당시 대표를 저격했다가 논란이 되자 “윤 대통령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며 스스로 사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윤 대통령이 당의 공식 후보가 되면서는 다시 민 후보를 영입하려했지만 뒤에서 정책 지원을 하거나 <따따부따> 평론 등을 통해 외곽에서 지원하겠다며 고사하기도 했습니다.

- 이준석 전 대표와는 앙숙입니다. 왜 그리 싫어합니까. 

“건전한 비판 세력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내부총질은 엄연히 다릅니다.”

이 말을 전제로, 

“이준석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세력은 민주적이지 못합니다. 도덕적이지도 않습니다. 태도 면에서 품격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정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 전 대표는 결격 사유가 있음에도 이재명 대표와 똑같습니다. 본인의 잘못은 사법의 영역인데 정치투쟁으로 모면하려고만 합니다.”

- 그러나 통합을 위해서는….

“학살 공천엔 절대 반대합니다.”

 

與 가야 할 길 - 
“尹 얼굴로 치르는 선거” 


끝으로 민영삼 후보가 최근 페이스북에 적은 글(길을 모르면 물어서 가라. 그래도 모르면 큰 길을 가라. 또 모르면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가라)을 읊으며 이 점을 물었습니다. 

‘분열 우려가 만만치 않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의 가야할 길은?’ 이에 민 후보는 “내년 총선은 대통령의 중간평가”라며 “윤석열 대통령 얼굴로 치르는 선거”라는 점부터 언급했습니다. 뒤이어 “국정성과를 낼 수 있도록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것이 당의 기본 전략이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리에 일어나면서는, “4강에 들었으면 좋겠다”며 절박함을 호소해왔는데요. 네 이상으로 겸손함을 미덕으로 여기는 듯한(?) 민영삼 후보와의 곤란한 인터뷰였습니다. 

※ 으레 인터뷰할 때 듣는 말이 ‘이 질문은 빼주세요’ 입니다. 제일 듣고 싶은 답인데 말이죠. 하지만 영상과 함께하는 ‘곤란한 인터뷰’ 에서는 ‘직격’ 합니다. 회피하지 않는 용감한 인터뷰이, 취재원들과 함께하니까요. 영상(제작 |신성일PD)은 유튜브 <시사오늘>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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