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기름 쓸 일 없겠네’…전기차 울리는 매력, RAV4 PHEV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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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해선 기름 쓸 일 없겠네’…전기차 울리는 매력, RAV4 PHEV [시승기]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2.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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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광풍에 느긋했던 토요타?…PHEV ‘비장의 카드’ 뽑아
EV 모드로 서울~용인 왕복 거뜬…힘들 땐 하이브리드로 전환
배터리 주행 가능거리 확인하는 재미…출퇴근 데일리카 제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22일 시승한 RAV4 PHEV 차량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토요타가 수입차 시장에 불어닥친 '전동화 광풍'에도 제법 느긋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전기차의 효율성을 취하면서도, 충전의 번거로움은 떼어 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링 SUV 모델인 RAV4에 해당 PHEV 시스템을 얹으니, 자동차 시장이 원하는 '전동화'와 'SUV' 니즈에 꼭 부합하는 새로운 차가 등장한 느낌이다. 전기차도 울고 갈 실용적 매력의 RAV4 PHEV를 통해, 이젠 당당히 어깨를 펼 수 있을 듯 싶다.

기자는 지난 22일 서울 잠실 커넥트투에서 열린 RAV4 PHEV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차량 상품성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시승 코스가 경기 기흥에 위치한 한 까페를 왕복하는 총 60km 거리로 다소 짧게 설정됐지만, 탄탄한 주행능력과 우수한 효율성을 확인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드라이브 모드와 EV/HV 모드를 설정할 수 있는 조작부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동력 성능부터 말하자면, RAV4 PHEV는 178마력을 발휘하는 2.5 HEV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된 구동 시스템을 갖췄다. 이를 통해 306마력에 달하는 시스템 합산출력을 확보했다. 대표 고성능 모델인 GR 86 2.4 가솔린 모델보다도 70마력 이상 높은 수치라는 게 한국토요타 측의 설명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222마력을 내는 게 최고인 점을 감안하면, PHEV로의 변신은 성공적임이 분명하다. 달리는 재미는 분당수서간 고속화도로를 지날 때 체감할 수 있었다. 전기 모드는 가속 초반에 즉각적인 반응성을 보장했다. 전기 모드론 시속 135km까지 달릴 수 있다. 

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오토 EV/HV 모드를 사용하면 전기 모드를 주축으로 한 주행이 우선시 된다.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할 때 엔진이 적극 개입하며, HV모드 전환이 이뤄진다. 쭉 조용하다가 엔진음이 들리고 나서부터야 이 차가 가솔린 연료를 사용하는 차라는 사실이 떠오른다. 엔진과 짝을 이루는 전자식 무단 변속기는 빠른 반응성과 부드러운 변속을 통해 승차감에 일조한다. 

막히는 구간에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를 활성화한 모습. 차선과 차간 간격을 잘 읽어내는 편이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달리다 보면 12.3인치 클러스터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남은 전기로 얼마나 더 갈 수 있는지가 표시되다 보니, 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기흥까지 갈 때는 순수 전기 모드로, 서울로 들어올 때는 전기와 하이브리드를 병행 사용했는데 배터리 잔량 수치는 31km를 더 갈 수 있다고 표시됐다. RAV4 PHEV엔 18.1kW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전기 모드로 최대 63km 주행이 가능하다.

순수 전기차였다면 분명 조바심이 났을 텐데, 하이브리드 병행이 가능한 PHEV 모델에선 정반대로 '아직도 이만큼이나 남았네' 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나중엔 오히려 하이브리드 모드로만 주행이 이뤄지도록 강제하기도 했다. 물론 하이브리드 공인 연비마저 15.1km/L에 달하니, 기름을 많이 먹지도 않는다. 

장거리 주행이 많은 고객이라면 고효율 하이브리드를 적극 활용해 연료비를 아낄 수 있겠다. 가까운 거리 이동이 잦은 고객들은 전기 모드만으로도 도심과 교외를 충분히 다닐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럴 경우엔 사실상 전기차 오너가 되는 셈이다. 충전 수고로움만 감수할 수 있다면, 보다 저렴한 유지 비용으로 차량을 운행할 수 있겠다.

실내 디자인은 간결하다. 다만 크기가 작은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시인성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내외관 디자인 측면에선 일장일단이 있다. 우선 외관은 강인함과 스포티함을 품은 SUV의 인상을 강하게 전달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날렵한 눈매와 블랙 가니쉬 마감이 이뤄진 차체 하단부는 차 폭을 넓어보이게 해줘 안정감있는 차세를 한층 부각하는 듯 보였다.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구성된 실내 레이아웃도 무난하다. 다만 문제는 요즘 차 치고는 작아도 너무 작은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에 있었다. 기존 대비 1인치 커졌다곤 하지만, 만족하기 어렵다. 베젤이 너무 두꺼운 느낌도 강하다. 야심차게 선보인 '토요타 커넥트'의 장점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선 센터 디스플레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AI 음성인식으로 내비게이션 목적지 설정, 실내 온도 변경 등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게 된 점은 한국 고객들을 위한 현지화 작업이 충분히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증표로서 반갑게 다가온다. 이외 첨단 안전 사양인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를 비롯해 앞좌석 통풍시트, 휴대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의 옵션은 편리함을 더한다.

토요타가 올해 신차 공세 강화 계획을 세운 가운데 RAV4 PHEV를 1번 타자로 낙점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상품성 자체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특히나 토요타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유감없이 내보이면서도, 전기차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를 내세웠다는 점은 영리한 선택임이 분명하다.

RAV4 PHEV 시승 차량을 충전하는 모습. 완충 시 전기 모드만으로 최대 63km 주행이 가능하다.ⓒ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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