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친박 서청원, 김영삼에 무릎꿇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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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친박 서청원, 김영삼에 무릎꿇은 사연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11.08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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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까지 단 한번도 각하 말씀을 거역한 적이 없었는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김영삼(YS계) 전 대통령이 중심에 있는 상도동계 출신의 서청원 새누리당 선대위 고문이 여전히 YS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드러냈다.

대표적 친박(친박근혜)계인 서청원 고문은 6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말들이 많지만 어쨌든 크게 보면 YS가 대통령이 되어서 정치군인들을 일소하고, 안가를 철거하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한 것은 역사적으로 평가 받아야한다"고 밝혔다.

서 고문은 "금융실명제를 간단히 봐서는 안 된다. YS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YS가 며칠 만에 정치군인들을 다 잘라냈는데, 그 양반 용기와 결단은 알아줘야 한다. 정치군인들이 숨 못 쉬게 한 것은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잘 나가면 이에 대한 YS의 공이 일정부분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만약 '3당 합당'을 안 했으면 이런 개혁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3당 합당'에 대해 우리(상도동계)가 비판을 많이 받지만, 결과적으로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성공했다. YS가 대통령이 되어서 민주화가 크게 진척됐다. 이런 점에서 3당 합당에 대한 비판들도 어느 정도 상쇄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고문은 '3당 합당' 당시 괴로웠던 심경도 술회했다.

그는 "내가 일생에서 몇 번 괴로운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그랬다"며 "'3당 합당'을 놓고 일주일 잠을 못 잤다. 민정당을 살인정권이라고 비판해왔고 그래서 국회의원이 됐는데 갑자기 민정당과 합친다는 건 너무나 힘든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서 고문은 이어 "내가 정치적으로 내 길을 가는 것을 생각해봤다. 하지만 그건 인간적 배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 들어가겠다'는 심경으로 YS를 따랐다"고 말했다.

그는 "YS가 아무런 말도 안 하다가 합당하기 보름 전에 차 안에서 갑자기 '서 실장, 3당 합당을 어떻게 생각해, 보수대통합을 어떻게 생각해'하고 처음 물어봤다"면서 당혹스러웠던 당시를 기억하기도 했다.

▲ 김영삼 전 대통령(오른쪽)과 서청원 새누리당 선대위 고문(왼쪽) ⓒ뉴시스
서 고문은 YS가 이끌었던 '민주산악회'에 대해선 "민주화의 본류이고 본산이었다. 그 어려울 때 민주화의 횃불을 지핀 게 민주산악회다. YS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서 고문은 사실상 자신이 중심에 있는 산악회 '청산회'에 대해 "민주산악회가 모델이 된 건 사실"이라면서 "내가 어려울 때 후배 몇명이 산행이나 하자면서 시작됐는데, 2007년 4월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면서 청산회가 크게 확장되었고 지금 회원 수가 7만 명 정도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박근혜는 부정부패는 안 할 사람이다. 그게 트레이드마크다. 그런 이미지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 고문은 지난 2007년 4월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기 직전에 YS를 만난 얘기도 털어놨다.  

그는 "내가 YS에게 무릎꿇고 '용서해주십시오. 박근혜가 우리 집에 와서 도와달라고 해서 약속했습니다. 제가 한 번도 각하 말씀을 거역한 적이 없는데, 여자와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이 부족했는지 모르지만 각하가 이명박 후보를 도와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술회했다.

서 고문은 이어 "그랬더니 (YS가) '왜이리 고집이 세'라고 했다"며 "그렇게 무릎꿇으며 말씀드리고 일어나니 YS가 문 앞까지 따라 나왔고, 좋게 헤어졌다"고 말했다.

2007년 4월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서는 17대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 때 YS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고 서 고문은 박 후보를 지지했다. 이로 인해 서 고문은 '배신자' 소리를 듣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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