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이어 식품도…정부 압박에 가격인상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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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이어 식품도…정부 압박에 가격인상 ‘보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3.03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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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고추장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최근 가격 인상을 계획 중이었던 업계가 윤석열 정부의 압박에 이를 철회했다. 관련 업계는 당분간 가격 인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대내외 경영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임시방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은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백지화했다. CJ제일제당은 3월부터 편의점 판매용 고추장과 조미료 제품 출고가를 최대 11% 올릴 예정이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해찬들태양초골드고추장(500g), CJ쇠고기다시다명품골드 가격도 올린다는 방침이었지만 전부 없던 일로 했다.

풀무원샘물도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당초 이달부터 생수 출고가를 5% 올린다는 계획이었으나 고물가 시대 부담을 완화하고자 가격을 동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주류업계도 가격 동결에 동참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가격 동결을 공식 발표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가격 인상 요인은 존재하고 있으나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결정한 조치”라고 밝혔다. 맥주 가격도 유지된다. 오비맥주도 오는 4월 주세가 인상되더라도 당분간 제품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업계 관계자를 불러 간담회를 여는 등 전방위로 가격 인상 철회를 압박해온 결과로 보인다. 실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 식품사 12곳의 대표들과 만나 상반기 가격 인상 자제를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주류업계의 소주 가격 인상 움직임이 감지되자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사실상 소주값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주 등 국민이 정말 가까이 즐기는 품목의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식품 이외 가격 인상은 지속되면서 일각에선 산업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부터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촉구해왔지만, 일부 외식업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을 올려왔다.

맘스터치는 오는 7일부터 전체 품목 78종 중 43종의 판매가를 올린다. 대표 품목인 버거류의 평균 인상률은 5.7%이며, 가격은 평균 300~400원 오른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난 2월 16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약 5.4% 올렸다. 메뉴별 가격은 최소 100원에서 최대 400원 인상됐다. 노브랜드 버거도 지난 2월 15일부터 주요 메뉴의 판매가격을 평균 4.8% 올렸다.

또한 업계가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일단 가격 인상을 철회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데다 추후 더 큰 폭의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현재도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원부자잿값이 상승했고, 인건비, 물류비 등도 모두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도 물가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23년 주요 기업 원자재·공급망 전망’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42.7%가 “올해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28.8%의 기업이 원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해 ‘원자재 구매·수입 관련 금융·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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